해지지 않는 아름다움, 빈티지 아트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빈티지 아티스트 벨과 누보의 작업실은 기상천외한 오브제로 가득하다. 고전적인 디자인과 정교한 손맛, 옛 정취가 느껴지지만, 바로 지금, 이곳에서 생산된 작품들이다. 빈티지가 단지 오래된 물건을 뜻한다는 건 우매한 착각이다.::빈티지, 오래된 물건, 아트룸, 공방, 엘르, 엘라서울, elle.co.kr:: | ::빈티지,오래된 물건,아트룸,공방,엘르

창고나 다락이 있는 집에서 살아본 이들은 알 것이다. 세월의 더께가 쌓인 채 고요히 잠들어 있는, 이력과 용도조차 불분명하지만 예스런 멋을 가진 불요불급한 사물들이 주는 안온한 설렘을. 빈티지 아티스트 벨과 누보의 아틀리에는 패션 피플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할 법한 지하창고다. 흑백 기록사진에서 본 듯한 빈티지 웨딩 드레스, 아르누보 스타일의 레이스로 전면을 휘감은 화이트 펌프스, 천국과 지옥에서 자란 공작새의 깃털을 뽑아 만든 듯한 멋드러진 투구들, 패브릭과 주얼리, 철사까지 전혀 예상 못한 소재들이 믹스된 재미있는 아이 웨어들. 가로수길의 ‘벨 앤 누보’를 찾는 손님들은 작업실 곳곳을 채운 빈티지 아이템들의 기발함에 한 번 놀라고, 그것들이 실은 세계 각국을 돌며 수집한 옛날 작가들의 아트워크가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생산되는 작품이라는 데 또 한 번 놀란다. “어릴 때부터 빈티지를 좋아했어요. 구제와 빈티지의 개념조차 희미하던 시절이죠. 동대문 시장의 구제들 사이에서 빈티지를 찾던 그 시절이 지금 작업의 바탕이 됐어요. 빈티지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불행하게도 생명력을 잃어버린 물건들이 있어요. 너무 좋은 물건이지만 색이 벗겨져 보기에 안 좋다거나, 그럼 리폼을 하는 거죠.” 벨 에포크의 ‘벨’과 아르누보의 ‘누보’를 합해 ‘벨 앤 누보’. 예술사에서 가장 짧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시대들이다. 벨 앤 누보는 그대로, 이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듀오 아티스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패션을 전공한 벨은 파인아트를, 회화를 전공한 누보는 패션을 동경했다. 재작년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만난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란 걸 첫 눈에 알아보았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빈티지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있었다. 그들이 의기투합해 첫 작업실을 낸 것은 2년 전. “그때만 해도 빈티지 아트는 시기상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빈티지숍으로 다가갈 생각을 한 거죠. 처음엔 압구정에 조그만 작업실을 만들어놓고 가로수길 벼룩시장에 물건을 내다팔며 홍보를 했어요.” 그들의 이름은 패션계에서 빠르게 회자되었다. 독특한 오브제를 찾는 에디터와 스타일리스트, 사진가들은 이제 벨앤누보 없이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한다. 퍼포먼스로 승부하는 가요계의 레이디 가가들도 그들의 고정고객이다. 벨 앤 누보는 현재 가로수길 이면 지하의 본점 외에 이웃 블록의 분점도 준비 중이다. 모두 그들 자신의 작업물을 전시하는 갤러리와 쇼룸, 작업실이 결합된 공간이다. 그들에게 빈티지는 시간이 아닌 철학의 문제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