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민의 늪에서 빠져나와 여름을 즐길 때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다들 힘들 거야, 나만 이런 건 아니겠지’ 힘없이 맘 달래 보아도, 돌아오는 건 속수무책 자기 연민에 빠져드는 내 모습. 사방에 ‘헬프 미!’를 외쳐봤자 돌아오는 건 뻔하고 의례적인 위로의 말뿐. 이제 고민의 늪에서 빠져나와 여름을 즐길 때.::카운셀링,고민,해결,상담,조언,엘르걸,엣진,elle.co.kr:: | ::카운셀링,고민,해결,상담,조언

Q 졸업을 앞 둔 스물다섯 여자입니다. ‘스펙’도 ‘A급’이고, 부모님께서는 대기업 취직을 원하십니다. 그런데 저에겐 다른 꿈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는데,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탓에 중간에 그만두었거든요. 이제라도 제 꿈을 찾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돈 잘 버는’ 대기업에 취직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그러지 못하겠어요. 현실에 만족하고 집안 형편에 보탬이 되는 게 먼저일까요, 지금이라도 꿈을 찾아 다시 시작하는 게 후회 없을까요?A 잘난 사람으로서 한마디 드리겠습니다. 당연히 ‘돈 잘 버는’ 대기업에 취직해야죠. 스물다섯이니까 서서히 알게 되겠지만 돈 없인 예술도 없어요. 우선 취직을 해서 착실히 일하면서 하루빨리 적응하세요. 여유가 생길 거예요. 그림은 그때부터 그리세요. 대기업은 연차도 많고 여름에 휴가비도 나온답니다. 회사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꿈을 이룰 수 있어요. 그리고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시인 한 분은 마흔넷에 교수의 꿈을 품고 대학원에 들어가셨습니다. 저 역시… 밝히기 부끄러우나 직장 다니면서 다른 꿈을 이뤘답니다. 나중에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을까 걱정되죠? 머리가 조금 좋을 뿐인 저도 했잖아요. ‘스펙’을 ‘A’로 만든 실력과 의지면 충분합니다. ‘공부의 신’에 나온 황찬두처럼, 춤을 추기 위해 천하대 진학을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건 공부를 ‘헛’한 거예요. 걱정 말고 가세요. 이까짓 ‘허들’쯤 가뿐히 넘을 수 있어요. 내가 알아요.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으니까 믿으세요. 당신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나의 신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이우성· 피처 디렉터A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평생 품고 살아가듯이, 꿈 역시 마찬가지죠. 결국 돌고, 돌아 그 길로 되돌아가게 마련이에요. 루시드 폴을 예로 들게요. 맞아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오는 그 단아하고, 지적인 매력의 뮤지션 말입니다. 그분이 S대를 나온 수재였다죠. 그리고 스위스에 유학을 가 그 어려운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따왔다죠. 게다가 ‘스위스 화학회 고분자과학부문’ 최우수 논문상도 받았고요. 그러나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 음악만을 하며 살아가겠다”라고 밝혀, 김예슬의 대자보 선언과도 같은 충격을 주었죠. 그러나 루시드 폴이 바보여서 그 창창한 미래를 포기했을까요? 김예슬이 튀고 싶어서 학교를 관뒀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그 길이 더 나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의 공학도로 살아가는 것보다 자기 음악을 하고 사는 게 훨씬 더 행복한 삶이라는 확신 때문이지요. 인생, 단 한 번 살다 가는 겁니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살아 있는 당신을 위해 뭘 주저하시나요? 부모의 인생은 부모의 인생이고, 님의 인생은 님의 인생일 뿐입니다. ‘민들레 가족’의 송선미를 보세요. 부모가 원하는 수백억대의 재산가에다 치과의사인 남자랑 결혼했는데도, 알고 보니 ‘X사이코’라서 피눈물을 흘리잖아요. 송선미가 그러죠. ‘이게 다 엄마 말 잘 들은 탓’ 이라고요. 꿈을 스스로 져버리면 그게 다 한이 되는 거예요. 당장 붓을 드세요. 그리고 그림을 그리세요. 그게 바로 당신이니까요. 김윤경·독립 칼럼니스트, 저자A 지금 본인은 타이밍을 놓치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꿈을 영영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조급해하고 있군요. 대기업에 들어가 돈을 버는 인생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할 뿐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어서 불행할 거라는 어림짐작, 사실은 그만큼 불행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떤 이유일까요? 일단 따져 봅시다. 대기업에 취직이 가능할 만큼 스펙이 좋다는 건 그게 당신의 꿈이든 아니든 간에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능력이 어느 정도는 있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반면 경제적 이유로 포기한 그림은 어떤가요? 모든 걸 포기하면서 다시 시작할 만큼 확신이 서 있나요? 인생에서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능이 모자라다면 결국은 그게 그거. 게다가 본인도 지금 그 확신이 없어서 쌓아온 것을 놓지 못하잖아요. 인생에는 타이밍이 존재합니다. 그때가 아니면 시기를 놓쳐서 할 수 없는 것들. 지금은 취직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기업도 연령 제한 있거든요. 일단 그림은 ‘플랜 B’로 미뤄두세요. 꿈을 좇아 살라는 강박증을 굳이 좇지 않아도 당신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류한마담·칼럼니스트, 저자 Q 스물세 살 휴학생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두 번은 영어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요. 남는 시간은 도서관에서 영어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고요. 얼핏 보면 평범한 휴학 생활이죠. 그런데 요즘 영화에 빠졌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 하루 두세 편씩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더욱더 빠져들고요. 스트레스나 고민도, 혼자 조용히 영화를 보며 푸는 편입니다. 자꾸만 현실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영화에 빠지는 것 같아 고민이 돼요.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요?A 네. 두어도 괜찮아요. 영화, 보세요. 보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하세요.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빤한 얘기지만 자신을 믿으세요. 영화에 빠진 당신 자신에 대한 반성을 이미 시작했잖아요. 산과 바다와 물처럼 자정 능력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해진 거예요. 게다가 영어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있다면서요. 영화, 실컷 보세요. 스스로 알아서 조절하게 될 거예요. 다만 삶에서 균형 감각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해요. 운동을 하세요. 규칙적으로. 그리고 문득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면 찬물로 샤워를 해요.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뜨리며 소리를 지르면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나요(해보니까 정신 차리는 데 효과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일시적이에요. 당신의 고민도 마찬가지고요. 스물세 살은 귀여운 나이예요. 졸업하고 진짜 어른이 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궁극적으로 당신의 두려움은 이 지점에서 비롯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역시 뻔한 말을 해줄 수 있을 뿐이죠. 멀리 보고 많이 생각하라고. 막연하지만 목표를 세우라고. 왜 살고 무엇을 하고 살지. 사랑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크게 도움이 못 돼 미안합니다. 모두가 선후에 서서 고투하는 자들일 뿐이에요. 이우성· 피처 디렉터A 어머, 저와 똑같은 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네요. 저는 스무 살부터 영화 독이 올라서,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영화를 탐독했거든요. 님처럼 아르바이트 빡세게 하면서 말이에요. 새벽까지 비디오를 켜놓고, 맥주 캔 하나 까고는 영화를 보는 저에게 아버지는 “영화로 밥벌이하고 못 살면 사람도 아니다!”라고 비웃었고, 의 예술을 외설로 오독하는 어머니는 “넌 저질이야, 저질! 허구헌 날 음란물에 빠져서는 밤을 새우는 꼴이라니!”라며 남우세스러워하셨죠. 그러나 멸시받던 그 취미가 아마추어 영화 비평으로 이어졌고, 그걸 포트폴리오로 작성해 잡지사 기자가 됐으니, 아버지 말대로 밥벌이는 한 셈이지요. 또 서점에서 왕파리를 날렸지만 책도 한 권 썼고, 칼럼니스트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니, ‘고질’도 아니지만, 저질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괜찮습니다. 영화, 실컷 보세요. 그게 다 뼈가 되고 살이 될 겁니다. 상담의 대안으로 저를 들이대서 참말 죄송하고 면목 없지만, 님의 영화 마니아 기질이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예요. 다 써먹을 데가 있다고요. 근데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제 주변에 영화 마니아인 남자 후배를 소개해드릴까 하고요. 그들은 돈보다, 학벌보다, 외모보다 영화 취향이 관건이라고 하던데요? 스펙으로 취직하고, 외모로 연애할 것 같지만, 세상이 꼭 현실적인 잣대로 굴러가는 건 아니랍니다. 김윤경·독립 칼럼니스트, 저자A 고민을 보고 저의 스물셋 시절을 돌이켜보니, 댁보다 더 답이 안 나옵디다. 국내 통화료는 660원 나왔고요, 방 안에 틀어박혀 흘러간 영화를 보거나, 책이나 만화책을 읽거나 하며 하릴없이 놀기만 했어요. 아르바이트? 물론 안 했어요. 생산성과 현실은 제로이고 무언가를 보거나 소비만 하는 자신이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자책도 무척 많이 했지요.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무의미한 시간도 모이면 어떤 식으로든 의미 있는 시간이 되더군요. 주제 넘게 남의 인생에 감 놔라 배 놔라 글을 쓰기도 하고, 어쨌든 책과 관련된 일로 밥벌이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 와보니 자책할 그 시간에 만화책 한 권이라도 더 볼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영화를 보며 흘려보내는 이 순간이 본인에게는 무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자양분이 되어 본인의 인생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현실에 맞서 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접어두고 지금은 본인이 좋아하는 영화 실컷 보세요. 그런 순간도 다 한때이니까요.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지금 이 순간, 순간의 감정들을 차곡차곡 잘 쌓아두는 것뿐입니다. 류한마담·칼럼니스트, 저자 Q 2년간의 연애를 끝낸 지 1년째. 다른 남자들을 만나도 도무지 눈에 들어오질 않아요. 친구들과 주위 선후배들이 소개팅을 주선해주지만, ‘이 남잔 여자들이 좋아하겠다’ ‘정말 착하고 성격 좋네’ 싶다가도 막상 2%가 부족해서 그 이상 발전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남자친구를 많이 좋아했었고, 헤어지기도 그만큼 힘들었기 때문일까요? 단순히 마음이 지쳐 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러다 연애를 못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예요. 시간이 약인가요, 아니면 제 마음가짐이 잘못된 건가요? 연애 선배로서 충고좀 해주세요. A 아, 이건 완전 내 얘긴데. 나도 요즘 그게 고민이에요. 옛날엔 막연히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했어요. 거리를 5분 만 걸어도 헤어진 여자친구보다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를 열 명은 봤으니까. 이전의 애인이 못나서가 아니라 세상에 괜찮은 여자가 너무 많아서였죠(하지만 내가 눈이 높아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나를 안 좋아하더라고요. 결코 내가 못나서가 아니에요. 연애 ‘감각’이 떨어져서 그래요). 잘 아시겠지만 괜찮은 남자(물론 여자도), 한 번 걸려들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줄기차게 몰려와요. 그러니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예요, 라고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데 매번 그렇진 않더라고요. 나는 조급해요. 슬프고 답답해요. 그런데 누구를 사랑할 수가 없어요. 얼굴이 예쁘면 몸매가 마음에 안 들어요. 둘 다 괜찮은 여자는 클럽을 너무 사랑해 주말 밤마다 나를 집착하는 남자로 만들어요. 나는 1년은 고사하고 6개월도 안 됐는데도 이래요. 혼기도 차가는데 어쩌면 좋아요? 우리 같은 누군가가 또 있지 않을까요? 외모도 봐줄 만하고 마음도 한결같은 청춘이요. 그러니까 우리, 더 있어봐요. 우리 영화 속에선 우리가 주인공이잖아요. 주인공은 결국 가장 멋진 사람과 사랑하잖아요. 슬픈 영화는 생각하지 말아요. 결국 우리가 믿을 건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분명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자신이에요. 이우성· 피처 디렉터A 지금, 고작 1년 연애 휴가 낸 걸 가지고, 이 난리를 치시는 거예요? 3년, 아니 5년째 독수공방하는 ‘묵은지’들이 들으면 약 단단히 오를걸요? 하지만 님도 그 묵은지가 되지 말라는 법 없으니, 조언을 하지요. 만약 님이 옛 애인을 너무 좋아해서, 그 순정 때문에 연애가 불발이 되는 거라면, 이건 결코 1년이라는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이런 경우 더 ‘센’ 사랑이 와야 하는데, 그 센 사랑이라는 게 인생에서 많으면 한 번뿐이거든요. 다들 불같은 연애하고 사는 것 같지만 “너 진짜 사랑해봤어?”라고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게 로맨스의 현실입니다. 그러니 진짜 사랑을 경험한 님의 경우 어떤 괜찮은 남자가 나타나도 시덥지 않고, 1년이 지나도 그 남자 생각에 저릿저릿한 겁니다. 님이 추억을 먹고살 작정이 아니라면, 전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 바닥까지 가보는 질곡을 경험하든가, 아니면 초조해 하지 말고 연애 휴지기를 길게 잡으세요. 더 이상 곱씹을 추억이 없을 때, 그때 그와 닮은 누군가가 눈에 들어올 거예요. 아마 그 사람이 당신의 짝일 거예요. 다시 불같은 사랑을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김윤경·독립 칼럼니스트, 저자A 믿거나 말거나 연애에 대한 수많은 말 중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시간에 기대어 헤어짐을 극복하려면 만난 기간의 두 배 이상의 세월을 흘려보내야 한다’고요. 즉 2년 동안 연애했다면 완벽하게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4년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무서운 말인데, 4년이라니요. 그 시간이면 연애하고 결혼해서 연년생으로 애 둘도 낳겠습니다. 그래도 1년은 아직 옛 사랑을 완전하게 잊기에는 모자란 시간이기는 해요. 하지만 연애로 후달린 몸과 마음이 새 연애를 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갱생하는 것이 연애의 진리니까, 마음에 쏙 드는 사람 찾아 다시 연애하세요. 지쳤다고요? 그럴 사람이 없다고요? 남 탓, 자기 탓 하지 말고 주변에서 좋은 남자 물어다 주길 제비 새끼처럼 기다리지 말고, 직접 당신의 ‘한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게 다음 사랑을 빨리 만날 수 있는 확률 높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목마른 자가 우물 파야지, 누가 팝니까. 그러기 싫다고요? 그럼 그냥 성 세인트 수녀원에 입회 신청하고 나머지 3년이 지나가기를 기도하세요. 류한마담·칼럼니스트, 저자*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