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가 활보하는 촬영 현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드라마 ‘나쁜 남자’는 김남길의 철저한 계획 하에 이뤄지는 한편의 복수극이다. 으레 그렇듯 원수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한 스토리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이 얘기는 김남길이 적극적으로 주도해서 이끄는 한편의 모노 드라마다. ::드라마, 나쁜 남자, 이형민 프로듀서, 김남길, 한가인, 김재욱, 정소민, 오연수, 건욱, 재인, 태성, 테라, 엘르, 엣진, elle.co.kr:: | ::드라마,나쁜 남자,이형민 프로듀서,김남길,한가인

“홍태성 어딨어?”“같이 안 왔는데.”“뭐야. 홍태성이랑 같이 오는 거 아니었어?”“같이 온다고 얘기 한 적 없는데.”“내가 홍태성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유리 가면이 필요하니까.”“핑계까지 댈 필요 없잖아.”일본에 있는 태성(김재욱)의 귀국 유무를 두고 한창 건욱(김남길)과 재인(한가인)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이곳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적한 고급 주택가 발코니. 드라마 의 촬영 현장이다. 월드컵 중계로 아직 6, 7회분의 드라마가 방송하기 직전이지만 현장공개가 있던 날 진행된 촬영은 건욱과 재인이 일본 출장을 다녀온 후를 건너뛴 시점인 8회 분의 내용이다. 홍여사의 심부름으로 ‘유리가면’을 사려고 일본에 간 재인, 태성을 데려오라는 명목으로 일본을 방문한 건욱, 우연히 만난 재인에게 흑심을 품고 접근하는 태성. 세 남녀는 각기 다른 속내를 품은 채 일본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서울에서 해후한다. 이날은 태성의 장난으로 유리가면을 못 가져온 재인이 홍회장의 저택을 방문했다 건욱과 마주치는 장면의 촬영분이 진행됐다. 그 동안 건욱이 홍회장 가와 어떤 인연을 맺고 있는지 감을 잡지 못했던 재인이었지만, 건욱과 그를 둘러싼 홍회장가의 사람들과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막연하게나마 인지하게 되는 중요한 장면이다. 본채와 별채로 이뤄진 드라마 속 홍회장의 저택은 유일하게 지정해 놓은 세트로 사용하는 건물이다. (나쁜 남자 촬영은 주로 제주도와 일본을 오가며 촬영하고 있다) 건욱이 홍회장을 방문할 때나 태라를 교묘하게 자극시키려는 목적으로 모네를 방문할 때 주로 이곳을 활용한다. 촬영 틈틈이 세트장 세팅으로 스탭들이 분주할 때면 김남길은 아무렇게나 벽에 기대 앉아 창 밖을 응시하곤 했다. 무표정했던 얼굴에는 간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슬며시 미소가 스며들기도 하고 다시 예의 무심한 얼굴로 되돌아가곤 했다. 거실에는 촬영 순서를 기다리는 홍회장 내외, 소파 위에 얼굴을 절반쯤 묻고 있는 한가인이 있었다. 다시 촬영이 시작되자 김남길은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위치를 잡고 한가인도 익숙한 태도로 김남길과 대사를 맞춰본다. 친한 오누이처럼 속닥속닥 소근거리며 수다를 떨기도 하는 김남길과 한가인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질투가 났다. 드라마에서는 어찌됐든 촬영장에서 만나 본 건욱과 재인과 이미 ‘연인’이었다. (왼쪽부터) 촬영 전 세팅 준비하는 스탭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한가인. 메이크업 수정 할 때도 우아하게! 한가인의 입가엔 연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왼쪽부터) ‘여신’은 멍 때리는 표정도 아름답다. 촬영 대기 전, 벽에 아무렇게 기댄 채 편안해 보이는 김남길. 나 신재인머리 좋고 얼굴 예쁘고 꿀리는 것하나 없는 명문대 졸업생지금은 프리랜서로 갤러리 큐레이터 일을 도와 주고 있다 잘 나가는 재벌 2세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약속했는데….그 자식이랑 헤어지고 난 뒤로 내 목표는 잘나가는 재벌 2세 만나 팔자 펴는 거다그래서 순진한 척 일부로 접근했다홍회장의 숨겨둔 아들 홍태성!이 남자 정도면 볼 것 없는 나 같은 여자도한번쯤 대시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알고보니이 남자 홍태성이 아니라 심건욱이란다 홍태성인줄 알고 접근했었는데나도 모르는 새이 남자에게 내 마음이 자꾸만 기운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랐다그게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아버지 홍회장이 정해준 검사 남편 만나지금까지 살았던 것처럼아쉬움 없이 사는 게 그저 전부라고 생각했다그런데어느 날 완전한 내 인생에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 이 남자불쑥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머리로는 알겠다나는 가정이 있는 아내고 엄마다흔들려서는 안 된다그렇지만 나도 모르게그에게 빠져든다난생 처음이다이토록 가슴이 떨리는 순간을 느껴본 것이! 이제는 알겠다왜 엄마와 언니가 그렇게 이 남자를 만나는 것에 반대했는지내 마음을 헤집어 놓을 땐 언제고 이제와 오리발을 내민다알고 보니복수를 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내게 접근을 한 거란다 내가 그렇게 쉬워 보여?난 정말 건욱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다이제껏 내가 원했던 걸 가지지 못한 적은 없었다이번에도 그렇게 만들 거다반드시 건욱을 내 남자로 만들 테다그리고 그가 나에게 한 것처럼 그대로돌려 줄 거다 영문도 모르는 채 홍회장 집에서 파양 되던 날복수를 결심했다나의 인생을 멋대로 휘둘러 놓은 그 사람들의 인생도 가만 두지 않을 거라고의도적으로 두 자매에게 접근했다두 자매 모두 나의 매력에 빠졌는지 어쨌는지너무 쉽게 내게 마음을 열었다이제 내가 그들을 망가뜨릴 차례다그런데저 여자, 재인이라는 여자가 마음에 걸린다왜 저 여자 앞에만 서면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