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 메이크업이 뭐길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속눈썹을 아찔하게 올려주는 마스카라부터 에스테틱에서 관리받은 것처럼 묵은 각질을 말끔하게 밀어낼 클렌징 툴에 이르기까지 ‘터보 액션’을 탑재한 것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진동에 관한 소란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뉴트로지나,랑콤,에스티 로더,엘르,엣진,elle.co.kr:: | ::뉴트로지나,랑콤,에스티 로더,엘르,엣진

1 뉴트로지나 웨이브 파워 클렌저, 1만5천원대. 2 랑콤 오실라씨옹 파워 부스터 마스카라, 4만5천원. 3 랑콤 오실라씨옹 파우더 파운데이션, 국내 미출시 제품. 4 에스티 로더 터보래쉬 올 이펙트 모션 마스카라, 4만2천원. 솔직히 고백하면 오늘 사용해본 바이브레이터는 모두 다섯 개다. 속으로 킥킥거리며 야릇한 상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분명히 해둘 게 있다면 상상 속의 그 ‘바이브레이터’가 아니라는 것. 전기 자극과 미세한 진동을 이용해 피부 표면의 각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거나 속눈썹을 올릴 때 지그재그로 손을 움직여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마스카라 액이 균일하게 발리도록 돕는 뷰티 바이브레이터라는 얘기다. 위아래로 칫솔질하는 대신 갖다 대기만 하면 미세한 진동이 치아 사이사이의 이물질까지 떨어내는 전동 칫솔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마스카라 브러시부터 파운데이션 퍼프, 클렌징 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진동 기능이 추가되는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진동 툴이라는 것이 확실히 신선하고, 사용하는 재미는 있지만 과연 모터를 달지 않은 일반 제품에 비해 그 효과가 얼마나 남다르냐는 것.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이 진동과학 속에는 ‘진동이 인체에 주는 이익’이 바탕으로 돼 있다. 1960년대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진동판에서의 저항운동이 우주 공간에서의 신체적 감퇴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또 진동 훈련이 일반운동에 비해 근육 강화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밝혀졌는데 이러한 사실은 안티에이징의 기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다. “진동 상태에 있으면 우리 몸의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에 산소와 영양분들이 신체 조직과 뼈에 골고루 전달됩니다.” EFTI(Equinox Fitness Training Institute)의 제라린 쿠퍼스미스(Geralyn Coopersmith)의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 몸이 50Hz의 진동에 있을 땐 골밀도가 꾸준히 상승하며, 30분간의 진공운동만으로도 나이가 들어 이미 소멸되고 없는 성장호르몬 생성이 촉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성장호르몬은 근육을 늘려주고 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지닌다!). 직접 진동 효과를 체험하기 위해 뉴욕의 스테이션 피트니스클럽에서 파워 플레이트(Power Plate, 마돈나와 셰어가 애용하는 진동 기구이기도 하다) 운동을 해본 결과, 좋은 에너지가 몸 전체를 감싸는 느낌이었다. 내 경우엔 몇 시간 동안 마치 비디오 게임 속에서 마법 아이템을 먹은 듯 에너지가 충만했다. 하지만 올림픽 선수들이 그 효과를 입증한 진동 기구에서 뛰는 것과 모터가 달린 파우더 퍼프를 이용한 메이크업은 또 다른 문제다. 진동 툴이 과연 우리 몸처럼 얼굴에도 좋은 생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진동 메이크업이 뭐길래화장품에 관한 한, 2008년 랑콤 오실라씨옹 마스카라와 에스티 로더의 터보래시를 필두로 ‘진동’은 이미 트렌드가 돼버렸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마스카라 브러시의 효과는 단순 명료하다. 브러시 모가 수평으로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속눈썹 측면과 끝의 짧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코팅한다는 것. 게다가 이런 진동이 속눈썹 뿌리를 자극해 속눈썹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고! 오실라씨옹 파워 부스터 래시 프라이머를 테스트하던 중, 랑콤에서는 마스카라의 진동이 속눈썹에 영양을 공급하고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랑콤 신제품 개발부의 그레이스마리 파팔레오(Gracemarie Papaleo)에 따르면 “의약품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속눈썹 성장 촉진을 합법적으로 주장하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안과의사들의 연구 결과 불과 일주일 사용만으로도 속눈썹 밀도에 차이가 있다는 걸 발견해냈어요. 한 달 이상을 장기적으로 사용한 여성의 81%는 길이가 한층 길어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고요.” 진동 기능에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은 꾸준한 테스트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오실라씨옹 파우더 파운데이션(국내 미출시) 역시 진동 파우더 퍼프를 탑재해 미네랄 파우더를 얼굴 전체에 고르고 균일하게 발라준다. “미세한 진동이 피부를 마사지해 불필요한 각질을 제거하는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죠.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미세 주름이 완화되고 피부 결이 드라마틱하게 살아납니다.” 파팔레오의 설명이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게 마련. 뉴욕의 피부과전문의 앤 차파스(Anne Chapas)는 “진동 파우더 퍼프만으로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진동은 확실히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좀 더 많은 혈액을 피부에 전달하죠. 얼핏 피부를 젊게 만들어주는 듯하지만 진동으로 이뤄진 안티에이징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에요.” 진동, 그것은 진리그렇다면 진동이 피부 깊숙이 리바이털라이징 효과를 전달하는 것은 그저 무의미한 것일까? “꼭 (진동을 포함해) 피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건 어떤 것이든 피부 표면의 혈액 순환을 도울 수 있어요. 이런 간단한 과정만으로도 세럼이나 모이스처라이저의 효과를 극대화하죠.” 차파스의 설명이다. 로션이나 세럼 등으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진동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도와 흡수력을 향상시키면 장기적인 안티에이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클렌징 툴의 경우엔 보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자랑한다. 세안 브러시와 비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각질 제거를 위해 세안 브러시로 피부를 직접 문지르면 힘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에 자극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뉴트로지나 웨이브와 같은 모터 클렌징 툴은 1초당 몇 백 번의 미세한 진동을 일으켜 피부를 후벼파는 자극 없이 겉표면의 더러움과 각질을 부드럽게 털어낸다.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 없이 각질을 제거하려면 1초당 1백 회 이상 움직여야 해요. 초인적인 슈퍼우먼이 아니라면 손가락으로는 초당 25회 이상의 마사지나 진동을 일으킬 순 없죠.” 면역학자인 로브 애크리지(Robb Akridge) 박사의 말이다. 물론 깨끗하게 클렌징할수록 우리 피부는 그 다음에 흡수되는 영양분들을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연구결과, 진동 클렌징 후 비타민 C 크림의 흡수율이 61%나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뷰티 세계에 ‘진동’ 기능이 점차 늘어감에 따라 그 정확한 효능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저 마스카라 브러시에 기능성을 첨가하는 것이든 아님 노화에 따른 주름과 피부 처짐을 완화시키는 최첨단 툴이든지, 이제 진동 기능은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서는 시점에 이르렀다. 나 역시 바이브레이터들을 불과 몇 주만 사용했지만 고르고 투명한 생기가 만들어진 듯했다. 여기서 좀 더 오버하자면 휴대전화를 진동 모드에 놓은 채 얼굴에 대거나, 작동 중인 세탁기 앞에서 팔다리 리프팅을 하는 등 온갖 아이디어들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 진동이나 다 젊음과 탄력을 가져다준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또 다른 요소들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것. 난 휴대가 간편한 아주 작은 엔진에 풍부한 영양분이 함유된 모터 툴을 원할 뿐이니까!*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6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