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와 자유분방함이 교차하는 드리스 반 노튼의 디자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벨기에 패션계의 수장, 드리스 반 노튼은 앤트워프 항구에 위치한 빛바랜 창고에 꿈의 공장을 차렸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화된 경관과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이곳은 절제와 자유분방함이 교차하는 그의 디자인을 꼭 닮았다.:: 인테리어, 가구, 드리스 반 노튼, 엘르, elle.co.kr:: | :: 인테리어,가구,드리스 반 노튼,엘르,elle.co.kr::

그의 미니멀한 쇼룸은 앤트워프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한다. 금사 수놓은 코트 등 옷걸이에 걸린 의상들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그의 기록이다. 항구 둑길에 1904년 건축된 갓프리드(Gidfried) 창고가 드리스 반 노튼의 미니멀한 작업실로 탈바꿈했다.패션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의 할아버지는 엉뚱한 재단사였다. 낡은 옷들을 뒤집어 손님들에게 권했던 그의 옷은 겉뿐 아니라 안감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당시로선 획기적이었던 그의 패션 감각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된 손자에게까지 이어졌다. 최근 드리스 반 노튼은 앤트워프 항구에 버려진 5층짜리 창고를 사들여 디자인 작업실 겸 쇼룸으로 바꾸는 작업을 단행했다. 넓고 탁 트인 공간과 그동안 컬렉팅한 벤치, 안락의자 등 가구들이 어우러져 완성된 ‘드림 팩토리’에서 주인을 만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섬유업에 종사했는데 이것이 당신의 디자인과 심미안에 영향을 끼쳤나?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물론 과거에서 영감을 얻지만 현대의 기술력으로 잘 만들어진 것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나는 아름답기만 하다면 잘못 만들어진 것도 찬미한다. 아름다움을 보는 시각이 선친보다 열려 있는거겠지. 작업실 곳곳에 놓인 가구들이 범상치 않은데 어디서 구한 건가? 골동품 가게, 생투앙 벼룩시장, 경매장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비싼 물건만 고집하지 않지만 물건이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면 지갑 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사무실의 장식들은 전부 운 좋게 산 것들이다. 예를 들면, 오래된 재판소가 문을 닫으면서 당시 사용하던 서랍장, 테이블, 의자들을 헐값에 처분할 때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지. 지금 그들은 그것들을 저렴하게 판 걸 후회한다. 좋아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은? 나폴레옹 3세 스타일의 목제품과 50~60년대 스타일의 가구를 좋아한다. 공간의 유동성과 자유로움을 유지하기 위해 가구를 최소화한다. 190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최초의 건물인데,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 좋아 낡은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놔두었다. 그 시절의 건축가들은 콘크리트 공법에 익숙치 않아 필요한 양보다 5배나 많은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때 4명이 굴착기로 포석을 3주 동안 때려야 했다. 당신의 공간은 간결하지만 수도원처럼 엄숙하다. 당신의 성격과 일치하는지. 나는 어린 시절부터 예수회 수도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내 작업과 공간에는 엄격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난 제약을 즐기는 디자이너는 아니다. 앤트워프 왕립예술아카데미에 다닐 때 한 여자 선생은 “여성에게서 가장 못생긴 곳인 무릎을 드러내는 스커트나 원피스는 옷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70년대에도 엄청 보수적인 견해였고 크나 큰 제약이었지만 우리는 창조적인 디자인을 해냈다. 금기에 대항하려는 욕망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1956년에 만들어진 ‘튤립’ 테이블은 놀(Knoll)의 에로 사리넨 작품이다. “50~60년대의 의자들을 매우 좋아한다. 축에서 벗어난 골격과 3개의 다리가 유머러스하다. 이 의자들을 보면 끊임없이 찾으려 하고, 항상 다른 것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욕구가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내가 옷뿐 아니라 가구에서 추구하는 지점이다.” 드리스 반 노튼의 집무실 입구, 앤트워프에서 수집한 낡은 체스터필드 의자가 진회색의 벽에 기대 있다. 매트한 그레이의 간결함, 레드의 활력 등 대담성은 그의 미니멀한 공간에 에너지를 더한다 . 왜 런던이나 파리 같은 패션의 심장부가 아닌 앤트워프에 거주하는지? 한적하고 평온하니까. 번쩍거리고 화려한 옷에는 관심 없는 디자이너인 내게 영감을 준다. 채소 밭을 직접 가꿔 요리하는 등 흙을 가까이하는 행위는 에너지를 더해주고 근원적인 가치를 일깨운다. 당신의 컬렉션을 보면 에스닉 스타일과 애니멀 프린트가 눈에 띈다. 혹시 기차역 가까이 있는 앤트워프 동물원에서 영향을 받았나? 이 도시는 언제나 세계와 식민지들에게 개방돼 있었다. 앤트워프는 동물원을 끊임없이드나들며 작품활동을 했던 유명한 동물조각가 렘브란트 부가티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아마 그것이 나의 디자인에 깊이 영향을 미쳤겠지. 드리스 반 노튼의 스타일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재료들, 직물, 컬러 그 다음은 재단, 즉 선들의 긴장을 즐긴다. 사람들은 내 컬렉션이 엄격하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나는 항상 삶의 기쁨을 표현하려고 노력해왔다. 나는 슬픈 미니멀리스트가 아니다. 게다가 금기를 지향한다. “자홍색은 남성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서둘러 이 색으로 작업하는 반항아이기도 하다. 가구들을 컬렉팅하는 이유는? 나의 테이스트와 최대한 부합하는 미래의 쇼룸을 대비한 것이다. 어디에 사무실을 열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내 스타일의 가구들을 모아 두는 거다. 파리에 있는 쇼룸을 예로 들면, 오래된 서점의 기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더하는데 그동안 모아온 가구들의 역할이 컸다. 지붕 위에 증축한 공간에 올라가봤는데 전망이 기가 막히더라.쇼룸과 디자인 공간을 보다 쾌적하게 배치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는데 이 도시의 가장 아름다움 풍경을 얻었다. 이곳을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얻어낸 최고의 선물이다. 늘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입는가? 그렇다. 늘 똑같다. 베이지 색 바지와 블루마린 색상의 카디건. 모든 직물, 색 그리고 다양한 무늬들로 재주를 부리기 위한 나만의 유니폼이다.하하.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6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