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인의 여행 전문가의 여행의 기술 55가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한번의 여행이 완성되는 건 한 편의 영화가 성공하는 것만큼 힘들다. 사람, 날씨, 교통, 음식, 잠자리, 안전사고,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변수는 너무많다. 다행히 '기술'은 그 변수를 어느 정도 통제해주며 때로 행운까지 이끌어낸다. 14인의 여행 전문가와 애호가를 닦달해 뽑아낸 여행의 기술 55가지.::여행, 여행팁, 레스토랑, 해외여행, 엘르, 루엘, elle.co.kr:: | ::여행,여행팁,레스토랑,해외여행,엘르

16 관광지 아닌 곳으로 발길 옮기기관광지는 연극 무대다. 대부분의 것들이 거짓으로 꾸며져 있고, 위장되고, 포장되어 있다. 그곳에선 현지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없으니 관광지가 아닌 곳을 다녀봐야 한다. 나의 경험. 우연히 메구로 지역의 구석구석을 배회하다 들어간 실내 포장마차의 사람들은 나를 관광객이 아닌 현지 외국인 정도로 보았다. 관광객이 쉽게 올 수 있는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끌시끌한 그곳에서 나는 일본인들의 친절함을 몸소 체험했다. 영어가 되지 않는 주인에게 주문을 도와주거나, 생맥주 한 잔을 대접하는 사람, 안주를 사주는 사람,&nbsp 그들은 내가 관광객이라 하자 놀라는 눈치였다. 그때 영어를 사용하며 반갑게 대화를 나눈 사람이 키플링 부사장이었다. 그는 내가 이곳까지 흘러 들어온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며 긴 시간 대화를 나누었고, 결국 내 술값도 지불했다. 결코 관광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는 여행자인 나도 그 곳 사람도 진심으로 대한다. 17 미용실의 묘미장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그 나라의 미용실에 가본다. 아무렇게나 차려놓은 간이 미용실도 좋고(벼룩시장에 미용실이 서는 경우가 있는데, 가격이 경쟁력이다), 여력이 되면 폴 미첼이나 세바스찬 같은 고급 제품을 취급하는 헤어 살롱에 가본다. 그들과 함께 수다를 떨며, 현지인들과 얘기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곳의 최신 트렌드를 좇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미용사가 ‘바리캉(bariquant)’의 호수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1번이 가장 짧고 위로 올라갈 수록 길게 머리를 쳐준다. 아, 가기 전에 ‘구레나룻 정리’와 ‘숱 치기’ 정도의 짧은 영어 표현은 알아가자. 특히 흑인 거주 지역에 갈 땐, 레게 펌은 어떨지. 단, 머리가 빠질 정도의 고통은 감수해야 한다. 18 사전 가이드북을 포기하는 용기 가이드북은 가이드라인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여행자의 눈을 가리기도 한다. 나는 현지에 가기 전까지 정보 수집 노력을 하지 않는 편이다.&nbsp 새 소식을 알고 싶으면 현지의 지역 신문이나 무가지를 보면 어느 레스토랑이 새로 오픈했는지, 어느 클럽에 어떤 DJ 가 오는지 금방 알 수 있다. 현지에서 발행되는 뉴스나 지도 정보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무료 비치 되어 있으니 잘 찾아볼 것. 관광객으로서가 아니라 여행자로서 느끼고 싶다면 현지 정보는 현지에서 구하는 것이 가장 좋다.&nbsp&nbsp 19 거점 도시를 만든다여행 갈 때 짐 많은 걸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다. 짐을 적게 가져간다는 뜻이 아니라 집채만 한 트렁크를 질질 끌고 돌아다닐 일을 만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중요한 게 ‘거점’이다. 유레일 패스로 기차 여행을 할 때, 몇 개의 도시를 방문하든 내가 묵을 도시는 2~3개 이내여야 한다. 프랑스 남부 10개 도시를 여행하더라도 아비뇽이나 몽펠리에쯤의 한 곳에서만 묵는다는 뜻이다. 한 도시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덤으로 장기 투숙 할인 혜택을 받고 횟수에 제한 없는 열차 패스로 다른 도시들을 하루에 다녀온다. 도시 간 거리가 300km는 되지 않냐고? 고속철도 덕에 체감 거리는 100km도 안 된다. 덕분에 아침에 크로스백 하나만 메고 테제베에 올라 니스나 칸, 마르세유나 리옹을 여행한 뒤 밤 풍경을 보며 숙소로 돌아오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여행하면 더 많이 걸을 수 있고 악명 높은 유럽의 기차에서 짐 분실 걱정이 없어져 심신이 편안하다. 무엇보다 내가 관광객이라는 걸 만방에 티 내지 않아도 되니, 한마디로 좀 더 ‘폼 나는 여행’이 가능해진다. 20 좋은 자리 주세요대부분의 경우 공항에 가서 좌석을 지정받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히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선점할 수도 있다. 티켓 예약 후 항공사에 전화 걸어 자리를 배정받는 거다. 외국 항공기도 마찬가지. 경유국에서 트랜스퍼를 할 때도 전화 한 통화면 좌석 지정이 가능하다. 외국 항공사 한국 지사에 전화 걸어 자리를 요청한다. 경유 시간이 짧을 때는 되도록 앞자리를 요청한다. 21 느리게 걷기 걸어 다니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보인다. 딱히 목적지도 없고 몇 시에 누굴 만나야 할 약속도 없는 무작정 걷기를 위한 걷기는 여행지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걷다가 지치면 아무 데나 들어가서 그 지역 맥주도 마시고, 빨래가 주렁주렁 걸린 오래된 아파트의 창문을 카메라에 담고, 동네 미용실 들어가서 안마도 받는 거다. 나는 때때로 무작정 걷는 것을 목적으로 여행을 한다. 걷기 좋은 곳들은 상하이의 프렌치컨세션(올드타운) , 푸켓타운의 소이로마네(Soi Romane) , 디북스트리트 등이다. 파리도 걷기 좋은 도시 중 하나다. 아니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충분히 작은 도시다. &lt파리 걷기 여행&gt 이란 책을 보면 상세한 방법과 지도가 나온다.&nbsp 22 같은 셰프 다른 레스토랑 세계적인 유명 레스토랑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이상 예약이 밀려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식 여행을 할 경우 예약을 일찍 하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리 삶이 한 달 후도 내다보기 바쁘지 않은가? 그럴 땐 같은 셰프의 다른 레스토랑을 찾는 거다. 스타 셰프들은 세컨드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경우가 많다. 고든 램지의 경우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 고든 램지’를 연 이후 영국에 10여 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구르메 푸드 스토어 등을 낸, 가히 영국의 레스토랑 비즈니스의 대부라 할 수 있는데 ‘페트뤼스’나 ‘고든 램지 앳 클라리지스’가 파인 다이닝의 클래식한 분위기라면 ‘요크 &amp 알바니’ 그리고 여기에서 같이하는 구르메 푸드스토어인 ‘논나스’는 좀 더 쉽게 고든램지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 그 밖에 ‘무라노’, ‘사보이 그릴’이 있고 히드로 공항의 ‘플레인 푸드’라는 공항 레스토랑까지 그 영역을 확대했다. 피에르 가니에르의 경우 파리의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 이후 생선 요리를 선보이는 시크하고&nbsp 컨템포러리한 레스토랑 ‘가야 피에르 가니에르’를 열었다. 그리고 런던의 ‘스케치’라는 복합 레스토랑에도 참여했다. 그중 ‘렉처 룸 &amp 라이브러리’에서 선보이는 피에르 가르니에의 양고기 요리는 정말이지 세계 최정상이다. 피에르 가르니에의 경우 캐주얼한 세컨드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경우보다 전 세계에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이는 데 더 능하다. 파리뿐만 아니라 런던의 스케치,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 연 ‘피에르’, 도쿄의 ‘피에르 가니에르 아 도쿄’ 그리고 서울에 이르기까지 그의 레스토랑을 경험하는 것도 재미있는 도전이다. 또 다른 예로 프랑스의 셰프 기 사부아는 ‘레스토랑 기 사부아’에서도 경험할 수 있지만 그가 메뉴를 개발한 현대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의 ‘아틀리에 메트르 알버트’에서 그의 흥미로운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토마스 켈러의 레스토랑 그룹으로 ‘더 프렌치 런드리’, ‘퍼 세’, ‘부숑’, ‘부숑 베이커리’ 그리고 ‘애드 혹’이 있다. 이 경우 조금 저렴한 가격에 같은 기본을 가진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예약도 조금 쉬울 수 있다.23 콘돔을 챙겨라. 사이즈가 다르다. 쩝. 24 보딩패스 분실 시 마일리지 적립하기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의 항공동맹체다. 알다시피 외국 항공사를 이용할 때도 자국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단 얘기. 간혹 보딩패스 분실로 마일리지 적립을 포기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외국 항공사 한국 지사에 전화를 걸어 ‘온보드 체크(On-Board check)’를 요청하는 것. 외국 항공사의 보딩패스 분실 시 국내 항공사가 마일리지를 적립해주지 않는 건 승객의 외국 항공기 탑승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보드 체크를 전달받아 국내 항공사에 보내면 적립할 수 있다. 하지만 분실 이전에 보딩 티켓을 잘 간수하는 것이 서로에게 편하다. 25 기기는 미니멈, 배터리와 저장장치는 맥시멈카메라, 캠코더, 노트북 등은 경이적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작아지고 있다. 여행자들은 더 많은 전자제품을 휴대하고 여행을 즐기게 된 것에 감사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크기 축소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이 감사해야 할 한 가지가 더 있다. 저장매체와 배터리 기술의 발달이다. 요즘은 테라바이크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휴대하는 것은 물론 손톱만 한 크기의 마이크로 SDHC 메모리에 32GB의 용량을 담는 것도 가능해졌다. 배터리 기술의 발달도 놀라워 휴대용 기기들의 전원 관리가 한결 편해졌으며 성능 좋은 보조 배터리도 많이 개발돼 전원을 아껴 쓰는 일은 극히 드물어졌다. 여행자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공식은 ‘기기의 크기는 가장 작은 것으로, 배터리와 저장장치의 용량은 크고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가끔 중요한 시기에 배터리가 방전되어 중요한 추억을 남기지 못했다거나, 메모리 용량 때문에 미니홈피용 사이즈로 사진을 찍어 나중에 후회했다거나, 무조건 저렴한 메모리를 사용했다가 메모리가 고장 나 추억을 몽땅 날려먹었다는 눈물겨운 경험담을 듣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nbsp26 기내식, 꼭 먹어야 돼?음식을 계속 먹고 궁금해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기내식은 유혹의 대상이다. 대부분 실망스럽긴 하나, 눈에 뜨이는 메뉴가 있거나 식전 와인이나 샴페인 리스트가 매력적이면(가격 대비 효과가 좋을 때) 거부하기 어렵다. 심지어 루트를 정할 때, 기내식 평가 사이트들을 보면서 같은 루트라도 기내식이 나은 쪽을 택하려고 눈에 불을 켠 적도 있었다. 기내식 평가 사이트(www.airlinemeals.net)의 리뷰는 레스토랑 리뷰 수준으로 날카롭고 정확하다. 각 메뉴의 사진도 모두 나와 있다. 그러나 20대가 아닌 이상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해 꾸역꾸역 먹고 영화를 보고 뭉게다 보면 속은 점점 불편해지고 혹시 그런 상황에서 잠이 들었다 깨면 손발은 퉁퉁 부어 있다. 나 같은 호기심 충족을 위한 빈번식가(자주 여러 가지를 먹음)가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들은 시차 적응이나 비행기에서 몸의 컨디션을 망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자들에게 기내식은 피해야 할 적이다. 신체 리듬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행기에서의 시간에 맞추는 기내식을 모두 먹을 게 아니라 자신의 식사 리듬과 도착지의 시간에 맞춰 먹는 것이 훨씬 좋다.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 값 아깝다고 기내식 다 먹은 다음 속이 부대낀다고 힘들어하지 말자. 차라리 와인 한두 잔, 간단한 치즈 플레이트 등을 요청해서 먹고 잠을 자자. 생과일이 있다면 한두 조각 먹어도 좋다. 그러나 짠 음식, 탄수화물, 탄산 음료, 주스 등을 본전 생각에 마구 먹으면 정말 신체 리듬은 엉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