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는 착한 디자인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좋은 디자인을 논함에 있어서, ‘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평가기준이 되었다. 디자이너의 환경적 책임에 대한 고민, 기발한 재치와 아이디어가 공존하는 지구를 지키는 착한 디자인들.::T.O.M.T,D-vision,에코 브릿지,LAB,에코파티 메아리,DBA,마리커 스탑스,MALAFOR,가르텐쿨투르,60BAG,페이퍼 블록,알랜 베르토,살로네 사텔리테, 에이미 헌팅,오세환,엘르,엣진,elle.co.kr:: | ::T.O.M.T,D-vision,에코 브릿지,LAB,에코파티 메아리

book pot 이북과 아이패드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종이 책의 운명은 실로 위태로워졌다. 책장에서조차 쫓겨난 낡은 책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가르텐쿨투르(Gartenkultur)에서 오래된 종이 책을 화분으로 재활용하는 재미있는 작업을 선보였다. 책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흙을 담아 화초를 심는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책에서 자라는 식물’이란 컨셉트가 큰 즐거움을 줄뿐더러 꽤 근사한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한다. “사실 책의 종이도 나무로 만들어진 거잖아요. 우리의 영혼을 성장시켜줬던 책들이 식물들의 집이 되어주는 거지요.“ 두툼한 문학 서적부터 알록달록한 표지의 만화책까지 어떤 책이든 변신이 가능하다. 책이 물에 젖지 않도록 특별 처리도 거친다. 스튜디오 온라인 갤러리에서 서점처럼 다양한 ‘책 화분’을 구경해보길. www.gartenkultur.it 60bag 매년 전 세계에서 5000억 내지 1조에 이르는 비닐봉지가 소비된다는 걸 아는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닐봉지를 대체할 에코 백들이 쏟아져나왔는데, 그중에서 ‘가장 진보한’ 제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60백’일 것이다. 폴란드 디자이너 카타르지나(Katarrzyna)와 레미기우시(Remigiusz)가 개발한 60백은 신소재 아마-비스코스(Flax-Viscose)로 제작되어 폐기 후 두 달 만에 자연 생분해된다. 게다가 이 신소재는 아마 섬유를 만들고 남은 폐기물로 만들기 때문에 60백 제작 과정에서 유발되는 에너지 소비는 그만큼 줄어든다. 평소에는 편리하고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고(디자인 또한 시크하다. 홈페이지에 가면 60백을 든 멋진 스트리트 피플의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버리면 60일 만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쇼핑백. 올해 그린닷 어워드에서 수상했으며,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의 제품 주문이 가능하다. www.60bag.com paper block 홍대 상상마당 1층 디자인 숍에서 발견한 ‘페이퍼 블록’ 시리즈. 종이를 재활용해 만든 조명과 화병으로, 실용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오브제의 느낌을 준다. 이를 만든 디자이너 박송희는 본래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아트 주얼리 및 오너먼트 디자이너. 주변에서 쉽게 구하고 버려지는 종이에 관심 갖게 된 그녀는 제본을 통해 입체적인 종이 블록을 만들고 이를 디자인으로 발전시킨다. 쓰다 남은 종이를 제본해 조명의 몸통을 장식하고, 다양한 색감의 잡지를 재활용해 화병을 제작하는 식. ‘Monologue’라는 재활용 종이를 활용한 장신구도 선보였다. “일부러 환경을 고려한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사용하던 사물이나 재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흘러넘치는 디자인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디자인에 충실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pick up wood 벨기에 브뤼셀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알랜 베르토(Alain Berteau). 심플한 형태, 혁신적인 아이디어, 친환경적인 노력을 기반으로 한 가구와 소품을 선보인다. 세련된 의자와 테이블, 조명이 주를 이루는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불쑥 눈에 띄는 이 작품. 브뤼셀에 있는 한 재활용 자선 재단과의 프로젝트에서 그는 숲에서 주운 나뭇가지로 만든 ‘자연 그대로의’ 옷걸이를 선보였다. 여기에는 때론 디자인이 물건이 아닌, 행동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그의 신념이 담겨 있다. “옷걸이를 만들기 위해 꼭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할까요? 이렇게 숲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주워다 만들 수도 있는걸요. 재활용 그 이상의 친환경적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www.alainberteau.com from tomato box to table 매년 봄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열리는 신인 디자이너들의 전시,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 올해의 주제는 ‘그린 디자인’으로, 세계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갖가지 그린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그중 호평 받았던 독일 디자이너 폴프럼 베렌트(Wolfram Behrend)의 종이 박스 테이블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하드보드지 박스를 자르고 조립해 사이드 테이블로 탈바꿈시킨 솜씨가 돋보인다. 플라스틱 가구만큼 튼튼하진 못하더라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기에는 제법 근사하다. 무엇보다 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끊임없이 재활용의 가치를 환기시켜줄 수 있다. “내가 사용한 종이 박스들은 스페인에서 토마토를 담아 이곳 독일로 왔답니다. 의무를 다하고 버려질 운명이었지만 나를 만나 새로운 삶을 얻게 된 거죠.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무언가를 버리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길 바랍니다.” www.formentwick block shelf 스웨덴에서 열린 ‘Green Furniture Award 2010’에서 수상한 나무 선반.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 에이미 헌팅(Amy Hunting)의 작품이다. 덴마크 디자인 스쿨에서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영국의 유명 가구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프린랜스 디자이너로 독립했다. “이번 작품은 먼저 작업하고 싶은 두 가지 재료, 나무와 로프를 선택한 다음 디자인을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한정된 재료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수많은 실험을 거쳐 ‘블록 선반’이 탄생했지요.” 최소한의 재료로 만든 가장 단순한 형태의 디자인. 제품에 사용된 나무 조각들은 런던에 있는 한 목재 수입사의 쓰레기통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또한 소비자 스스로 나무 조각을 쌓아 선반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 ‘재활용의 가치’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디자인을 할 때 환경적인 요소를 많이 고려해요. 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포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해요.” www.greenfurniture.se wasted bottle project 빈 병을 재활용해 만든 초와 촛대, 꽃병들. 언뜻 보면 재활용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세련된 아름다움을 지녔다. 이는 계원 디자인 예술대학 가구 디자인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디자이너 오세환의 작품. 지난해 네 명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재활용을 주제로 진행한 전시회 ‘Greening Spot’에서 처음 선보였다. “집에 와인 병과 요구르트 병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이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어보기로 했죠. 대부분의 재활용 디자인이 상품이라기보다 일종의 아이디어 같은 느낌이 드는데, 좀 더 디자인적으로 질적인 향상을 꾀하고 싶었어요.” 오세환은 지구를 살리는 데 앞장서서 움직여야 할 사람들이 바로 디자이너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디자이너가 만든 물건들이 생산되어 나오고 이를 소비자가 사용하고 버리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그린 디자인의 개념을 제품에 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상품의 패키지 하나를 만들더라도 과연 과대 포장이 아닌지, 소비자들이 쉽게 분리해서 버릴 수 있는지, 내가 선택한 재료보다 더 친환경적인 재료는 없는지 생각해야죠. 이런 생각들이 하나 둘 모인다면 지구는 지금보다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거예요.” www.sehwanoh.com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6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