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휴식이 공존하는 하루짜리 시티 바캉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비단 저 멀리 어디론가 떠나야만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쇼핑과 휴식이 함께하는, 도심 한복판에서의 휴가. 전혀 다른 지역과 성향의 두 가지 코스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자라, 아메리칸 어패럴, H&M, 비키니, 웨지힐, 해어밴드, 이안, 명동, 쇼핑, 엘르, 엣진, elle.co.kr:: | ::자라,아메리칸 어패럴,H&M,비키니,웨지힐

11 SPOTS IN ONE DAY걷는 데 자신 있는 이들은 주목.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문화 욕구도 채우고, 술도 마시고. 명동에서 통의동을 거쳐 사간동에 이르는 하루짜리 시티 바캉스. flashObject2('winTop','/elle/svc/elle_admin/etc/Sub_Video_Player.swf', '100%', '320', 'flvpath=rtmp://movie.atzine.com/vod/REPOSITORY/2010/06/22/MOV/SRC/01AST022010062234124011979.FLV',','transparent'); AM 10:20 오전의 명동은 그나마 한산하기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첫 목적지는 눈스퀘어의 H&M 매장. 가장 자주 가는 쇼핑 스폿이다. 이유? 가격이 저렴해서. 디자인도 좋다. 적당히 트렌디하고, 핏도 잘 맞는다. 품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5년째 입고 있는 코트도 있으니 경우에 따라 다른 셈. 오늘의 목표는 비키니다. ‘샤방샤방’한 디테일과 두터운 ‘뽕’이 질색인 내게 와이어조차 들어 있지 않은 심플한 H&M의 비키니 톱은 예전부터 탐나던 아이템이었다. 수십 종류의 비키니를 둘러보고 결정했다. 블랙 반두 비키니 톱과 브리프! AM 11:30 다음은 자라. 자라는 명동에만 세 곳의 매장이 있다. 자주 찾는 곳은 엠플라자 매장. 종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둘러보고 나니, 손엔 어느새 옷걸이 일곱 개, 슈즈 두 켤레가 쥐어져 있다. 피팅 룸에서 정신없이 입어보다 이번 달에 지출 금액을 떠올리며 필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한다. 낙점된 것은 우드 웨지힐. 여덟 번째 자라 슈즈다. 자라 슈즈를 종종 구입하는데 과감한 디자인이 좋아서다. PM 12:00 바닐라코 매장을 찾았다. 이유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미영이 나의 아이라인을 보고 추천한 ‘아이 러브 젤 아이라이너’를 테스팅해보기 위해서. 사용해보니 텍스쳐가 부드러워 정교하게 그리기 쉽고, 진하게 발리는 것이 딱 내 취향이다. 지금 쓰고 있는 제품이 떨어지면 구입할 계획. 돌아나와 발걸음을 옮기다 아메리칸 어패럴 매장으로 빨려들 듯 들어선다. 곧 있을 온갖 록 페스티벌을 대비해 선글라스와 헤어밴드 쇼핑에 열을 올렸다. 복고적인 선글라스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볼 것. 결국 난 컬러만 다른 헤어밴드를 세 개나 사버리고 말았다. 맞은편에 있는 셀렉트숍 에이랜드도 보고 싶었으나 북적거리는 사람들에 치여 A.P.C., 프리마돈나, 칩 먼데이에 뭐가 나왔나만 슬쩍 보고 나와 버렸다. PM 1:00 출출해져서 두리번거리다 노란색 차양이 눈에 띄는 카페를 발견했다. 이름은 ‘로프트’. 토끼 로고도 귀엽고,창틀도 예쁘길래 들어섰다. 명동에 없던 모던하고 편안한 카페. 문을 연 지 채 반 년도 되지 않았단다. 아메리카노와 와플을 주문했다. 순간 ‘된장녀’가 된 듯한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사실 난 41년 된 따로집의 쇠고기국밥이 먹고 싶은데!’ 허나 막상 나온 와플을 입에 넣으니 자꾸만 살살 녹아서 생크림과 과일이 잔뜩 올라간 지름 20cm가량의 와플을 다 먹어치우고 말았다. PM 2:00 배를 채우고 나니 여유가 생겨 유니클로로 향했다. 둘러보는 순서는 늘 같다. 질 샌더가 참여한 +J섹션, 남자 섹션, 마지막으로 여자 섹션. 베이식한 남자 양말과 티셔츠를 자주 구입하기 때문에 남자 섹션을 먼저 본다. 의 메텔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보자 마자 소매를 돌돌 말아올리고 데님 쇼츠랑 매치하면 딱이겠다 싶었지만 이미 오늘 쓴 금액을 생각하며 간신히 참았다. 사람이 많아진 명동을 떠나기 위해 서울중앙우체국 쪽으로 총총히 걸어나와 택시를 잡아 타고 말했다. “경복궁역 쪽으로 가주세요.” PM 3:00 갤러리로 변신한 보안여관에서 윈도 전시가 진행된다고 해서 근처에서 내렸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입구가 활짝 열려 있는 것 아닌가! 슬쩍 들어가보니 전시 규모가 커질 예정이라 오프닝을 연기하고 설치 중이라 했다. 양해를 구하고 구경을 감행했다. 아티스트 최문희의 풀과 나무로 섬세하게 작업된 작품들이 낡고 거친 공간과 어우러져 ‘어른을 꿈꾸게 하는 동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이 공간이 오래도록 보존되기를 기도하며, 5월 19일 오프닝 이후에 다시 올 것을 약속하곤 문을 나섰다. PM 3:30 총총히 걸어 영추문 길로 들어서 마뉴엘 에 기욤 숍을 찾았다. 디자이너 황혜정이 보여주는 감성이 좋아서 눈여겨봐 온 숍. 브랜드는 2006년부터 시작됐고, 통의동 숍은 1년 반 정도 됐다. 그녀가 보여주는 디자인은 심플하고 모던하며, 톤다운된 컬러들은 세련되고 달콤하다. 역시 사고 싶은 것 투성이다. 인디언 핑크 가죽 쇼츠에 감탄사를 내질렀고, 점프수트는 단번에 수첩 속 위시 리스트 상위권에 올랐다. 곧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곤 또다시 옷들을 만지작거리다 밖으로 나섰다. 그리곤 길을 건넜다. 맞은편 가가린을 향해. PM 4:00 가가린은 내가 통의동을 찾는 결정적인 이유다. 헌 책방이자 위탁 책방인 가가린에 있으면 시간과 공간이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 작은 공간을 꽉 채운 책과 소품 하나하나에는 그들을 거쳤던 이들의 숨소리가 묻어 있다. 게다가 위탁자가 제시하는 가격이기 때문에 때론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에 ‘올레!’ 소리가 절로 나는 책을 건지기도 한다. 한참을 정신없이 펼쳐 보고, 읽어 보고, 즐거워하다가 모마에서 출간된 컨템퍼러리 아트 관련 책과 사진 잡지 을 구입했다. PM 5:00 근처 통인시장에 있는 중독성 초절정 ‘기름 떡볶이’를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후에 있을 약속을 생각하며 꾹 참았다. 천천히 걸어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봄의 끝자락에 이르른 정독 도서관 정원은 아스라할 만큼 푸르렀다. 벤치에 앉아 가가린에서 구입한 책들을 꺼내 훑어보면서 멍하니 노래를 들었다. 온갖 기억들이 다가왔다 사라지고, 또 한 번의 봄날이 지나는 걸 느꼈다. PM 6:00 아트선재센터 앞에서 친구를 만나 지난 달 에 소개된 ‘사간동 9번지’로 향했다. 맛난 음식에 가볍게 술을 곁들이기로 했다. 조금 더 길어지길 바랐던 간만의 ‘노는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다.TODAY'S SHOPPING ITEM 1 H&M 비키니 톱과 브리프 2만원2 자라의 우드 웨지힐 샌들 19만9천원3 아메리칸 어패럴 헤어밴드 각 6천원, 총 1만8천원4 1만5천원TOTAL 260,000*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6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