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바꾸는 유쾌한 비명, 예예예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비겁하다 욕하지 마라. 치졸하다 폄하하지 마라. 예스맨이라고 해서 입 발린 소리만 하는 아첨꾼인 건 아니다. 못 믿겠다면 직장생활을 바꾸는 유쾌한 비명을 질러보자. 예예예스! :: 칼럼,대화,노하우,엘르,엣진,elle.co.kr :: | :: 칼럼,대화,노하우,엘르,엣진

“나는 예스맨이 아니다.” 지난해 말 정운찬 국무총리의 ‘예스맨’ 발언이 화제가 됐다.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산다는 그의 발언은 정치적 논란을 낳았다. 생각만 해도 울화통 터지는 정치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의 말을 되짚어보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예스맨에 대한 부정적 함의를 곱씹게 된다. 핥고 빠는 데 능숙한 아부꾼은 예스맨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그려지는 이미지다(영화 에 출연했던 짐 캐리의 얼굴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예스맨은 눈을 막고 귀를 멀게 한다’ ‘예스는 먹기 좋은 독약’이라는 시쳇말도 있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예스맨은 위험한 부류란 인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내심 알고 있다. 어느 조직에서든 예스를 외치기는 쉽지만 입밖으로 노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는 진리를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일하다 보면 생각과 의견이 충돌하게 된다. 그 때마다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이견을 조율하는 일은 어렵다. 때로는 의가 상하고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상대가 상사라면? 말을 안 해도 시츄에이션이 딱 그려진다. 회사는 학교나 동호회가 아니다. 인정에 기대 싫은 건 싫다고 앙탈을 부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의 반 타의 반 상사의 말이라면 바람에 눕는 풀마냥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오래전 황희 정승이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구나”라고 했다지만 회사 분위기는 상사의 말이 맞다고 몰아간다. 조직의 성격과 환경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예스맨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에도 토를 달 수 없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예스맨을 무조건 나쁘다며 매도하고 혐오하는 건 제 얼굴에 침 뱉기인 셈이다. 오히려 ‘주홍 글씨’처럼 찍힌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면 직장에서 예스를 입에 달고 사는 건 지능적인 처세술일 수 있다. 아니, 인간관계 특히 상사와의 교류를 원활하게 해주고 궁합을 맞춰주는 성공 비법이자 필살기다.예스맨, 절대 밉지 않아‘우리 회사는 예스맨형 인재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입사 시즌 때마다 기업들은 줏대 없이 상사에게 무한 충성을 바치고 따라만 하는 지원자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선포한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세계적인 인사관리 전문가 신시아 사피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에서 권력자들은 순종하지 않는 자에게 냉정하다고 기술한다. 그녀는 또 상사에게 맞서는 것은 백전백패의 게임이라고 말한다. 상사는 회사의 편이라는 인정을 받고 그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상사의 눈에 비친 부하의 모습이 곧 회사가 보는 것의 전부란 얘기다. 20년 이상 다국적 기업에서 일했던 한 실무자도 “남들보다 빨리 성공하고 싶다면 예스맨이 돼야 합니다. 상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직원에게 믿음이 가게 돼요. 본인의 자존심과 상관없이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직장인의 운명이에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이는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아요. I CAN`T, NO, I DON`T AGREE 등의 직접적인 표현은 피해 말해요.”라며 상사의 지시에 가타부타 말할 경우 화살은 부하 직원에게 날아온다고 한다. 물론 모든 회사들이 예스맨으로 도배돼 있는 건 아니다. 서울커리어개발연구소 박현준 소장의 말이다. “조직 문화와 부서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서열과 위계질서가 분명한 조직들이 예스맨 집단에 가까워요. 경영자 가까이에 있는 부서들도 그럴 수 있고요.” 하지만 그 역시 조직 분위기에 상관없이 실무자나 임원진들은 태도를 보고 사람을 판단해 성격이나 의견 차이가 있어도 눈 밖에 나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입사할 때는 소신을 지키겠다며 내 생각과 다른 상사의 지시는 무조건 따지고 봤는데 후배들이 들어온 뒤에는 변하게 됐어요. 오만한 실력파보다 일은 미숙해도 불평 없이 내 말을 따르는 친구들에게 애정이 더 가더라고요. 그 마음을 알게 되니까 윗사람에게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됐고요.” 제약회사 근무 2년차인 김성아(30)의 말처럼 입사할 때 예스맨이 되지 말자고 다짐해도 어느 순간 “예! 예!”를 연신 토하게 된다. 실제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열 명 중 일곱이 사내에 예스맨이 있다고 답했다니 사무실은 이미 예스맨들의 홈그라운드가 된 셈이다.돌려 말하기의 미학‘그래서 뭐야? 상사에게 무조건 굽신거리고 딸랑거리는 워낭소리가 되란 말야?’ 여기까지 읽고 에디터의 이름을 확인하며 비분강개하고 있을 독자들도 있겠다. 진정하고 그 전에 예스맨이 상사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간신배라는 쉰내 나고 먼지 퀴퀴한 편견부터 걷어내자. 예스맨을 ‘아첨꾼’이라고 쓰인 푸대에만 담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무슨 일이든 긍정적인 태도와 마인드를 갖는 것도 예스맨의 또 다른 모습이다. 영화 에서 짐 캐리가 연기했던 캐릭터가 딱 그랬다. 예스맨을 아부하는 직원이 아니라 매사에 긍정적인 직원으로 보자는 얘기다. 이런 타입의 예스맨은 상사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타진한다. 입 발린 소리가 아닌 입바른 소리도 할 수 있으며 예스란 태도로 노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그 방법들은 바다를 가르는 모세의 기적처럼 어려운 게 아니다. 화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정경진 헌국커뮤니케이션코치협회 회장은 상사의 지시에 동조하지 못해 내뱉은 부정적인 뉘앙스의 대답들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준다. 읽기만 해도 이마에 핏대가 서는 ‘이미 해봤거든요’ ‘원래 이건 안 되거든요’ ‘어차피 안 돼요’ 등의 무성의한 말들이 예가 될 수 있다. 그런 답변들을 긍정의 표현을 빌려 “알겠습니다. 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또 어떨까요? 전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요.”란 식으로 돌려 말하라고 한다. 명령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의 표현으로 전환시키는 거다. 덧붙여 그녀는 “예스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게 만드는 말이에요. ‘맞다’ ‘아니다’의 이분법적 표현이 아니라 맞장구 의미기도 하거든요.”라며 논쟁을 하더라도 예스를 사용해 상사의 권위를 지켜주라고 말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 공격당하거나 비난받기 싫어 하는 법이다. 특히 상사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은 직장인으로서 금기다. 갑을 관계라 할 수 있는 부하 직원이 사태의 시시비비를 떠나 대든다면 기분은 갑절로 상하고 체면은 버려진 휴지마냥 구겨지게 된다. 상사를 적으로 삼는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잘못된 지시사항을 상사에게 인지시켜주는 것도 부하 직원이 해야 할 역할이지만 이를 얼마나 부드럽고 정중하게 전달할지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스”라고 몸으로 말하라말만 잘한다고 긍정적인 예스맨이 되는 건 아니다. 실력도 겸비해야 한다. 듣는 사람의 기분에 맞춰 반대 의견과 대안을 내놓았다면 그에 따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상사와 뜻이 맞아 긍정의 대답을 했더라도 긍정의 결과가 뒤따라야 한다.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란 얘기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라고 알겠다는 사인을 보낸 뒤 나 몰라라 하면 상사의 말만 따라하는 ‘앵무새’ 예스맨으로 전락할 뿐이다. “대안이 없는 무조건적인 부정은 위험한 발상이에요. 한다고 해놓고 책임지지 않는 건 처음부터 안 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그런 사람 때문에 함께 일하는 주위 사람들이 피곤해질 수도 있고요.” 이미지 컨설팅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의 말대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장 동료, 부하 직원에게 돌아가게 된다. “위에 잘 보이려고 자기한테 맡겨달라며 잔뜩 일 가져와서는 팀원들에게 지시만 하고 정작 자신은 손도 대지 않는 팀장이 있어요. 꼴불견에 밉상이죠. 우리가 날밤 새워가며 해주니까 회사에 붙어 있는 거지, 안 그랬으면 큰일 치렀을 거예요.” 인터넷 쇼핑몰 업체에서 근무하는 조미선(29)은 손바닥을 비비며 ‘예예예예’ 아첨하는 상사 때문에 야근을 하느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처럼 양치기 소년을 쏙 빼닮은 예스맨은 동화의 결말처럼 상사의 신뢰와 부하 직원의 존경을 동시에 잃을 수 있다. 이에 반해 만인에게 사랑받는 예스맨은 세상을 둥글게 사는 사람이다. 주변에 폐를 끼치는 일은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말에 책임질 줄 아는 참모는 부하 직원에게 존경을 받기도 한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박성현(32)의 상사가 그렇다. “일을 많이 가져오는 예스맨 과장이 있는데 그만큼 일을 잘해요. 매번 결과가 좋으니까 우리 팀이 인정도 많이 받고 사내에서 실세란 생각이 들어요.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도 많이 맡으니까 경험도 쌓이고 경력에도 득이 돼요.” 그는 직장생활에서 상사한테 잘 보여 인정받는 것보다 부하 직원에게 인정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공자는 예순을 두고 이순이라 했다. 귀가 순해지는 나이로 어떤 말도 순화시켜 받아들이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한 경지가 머리가 희끗희끗해지고 보청기를 낄 나이에 찾아온다고 하니 그에 비해 혈기왕성하고 팔팔한 청춘들이 득실거리는 직장에서는 듣기 좋은 소리가 환영받는 게 당연할 법하다. 겉으로 ‘나는 예스맨이 아니다’ ‘예스맨은 공공의 적이다’라고 말하지만 알게 모르게 예스맨 부하에게 마음이 열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쁘게 말도 잘하고 할 일도 척척 해내 직장 상사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예스맨은 주위의 가십 거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르면 무식하다고 욕하고 잘하면 여우 같다며 뒷담화를 하는 게 우리 사회의 생얼이니 말이다. 그래도 그들의 도마 위에서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모터를 단 것처럼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알랑거리는 놈으로 요리돼도 어쩔소냐 싶다. 어차피 직장생활에서는 위에 잘 보여서라도 살아남는 게 강한 놈이다.ABSOLUTELY “NO”명랑하게 ‘노’라고 말해도 흠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안 돼요’ ‘싫어요’ 를 외치기 전에 거절의 기술이 필요하다.1 휴일에 상사한테 전화가 와요 휴일 날 대충 골라 받으라고 해서 휴대폰이다. 한 번 정도는 무시해도 괜찮다. 약속 하나 없을 것 같은 싱글 상사의 전화라면 더더욱. 회사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일이라면 다시 한 번 걸려올 테니 그때 받아도 흠이 안 된다. 어차피 급한 건 회사 쪽이다. 단 사무실 번호로 걸려왔다면 빛의 속도로 재까닥 받을 것. 딱 봐도 비상사태다.2 외부 미팅 나갈 때 태클 걸어요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꼭 나갈 때마다 붙잡거나 일을 시키는 상사가 있다. 규모가 크든 작든 비즈니스 미팅은 회사를 대표해서 나가는 자리다. 약속 시간에 늦는다는 건 회사 이름에 먹칠하는 꼴이다. 그때만큼은 당당하게 사정을 설명해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붙잡는다면 꼴통 상사다.3 부장님이 시킨 일 과장님이 하지 말라고 해요 무로 칼을 썰지 못하는 것처럼 과장은 부장을 이기지 못한다. 과장의 지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고 치자. 결과가 어쨌든 중간 사정을 모르는 부장의 심기는 환태평양지진대처럼 뒤틀려 있을 테고 불똥은 죄다 당신에게 날아올 거다. 그 순간 고개 돌린 과장의 비겁함을 보기 싫다면 손을 떼라는 이유부터 꼼꼼히 따지고 보자.4 비호감 선배가 친구 소개시켜 달래요 사적인 생활과 공적인 생활을 엄밀히 구분하는 건 직장인 생존 철칙 중 기본사항. 소개팅 결과가 좋지 않으면 늘 욕 먹는 건 주선자다. 친구와 선배 양쪽 모두 잃을 수도 있다. 행여 잘 되더라도 두 사람에게 좋은 일이지, 당신이 득 볼 건 없다. 잘돼야 본전인 셈. 눈치코치 가출한 선배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보겠다며 시간을 벌자.*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5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