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의 각진 형태는 사다리꼴 모양의 부지에 완벽한 디자인 해결책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방에서 산과 바다를 향한 시야를 확보했다.

거실에 걸린 그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예술가 안제이 우르반스키 (Andrzej Urbanski)의 작품. 디젤 리빙과 모로소가 협업한 ‘어셈블리’ 핑크 벨벳 체어가 공간에 강렬한 컬러감을 더한다. ‘토레이’ 커피 테이블은 루카 니체토가 디자인한 것으로 Cassina. 러그는 Kartell. 테이블 위의 조각품은 로던 케인 하트(Rodan Kane Hart)의 작품이다.
“우리는 특별하고 기상천외하고 아주 섬세한 건축물을 창조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옷을 만들 때처럼요.” 열정이 넘치는 이 까다로운 의뢰인들을 만족시킬 파트너는 많지 않았다. 선택된 곳은 바로 ‘아워스 클리어 아키텍츠(Hours Clear Architects)’. 건축가 아네미에 반 던 헤이버르와 크리스티안 반 아스베겐이 듀오의 도전적인 여정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 타고난 재능을 지녔어요. 처음 가져온 스케치는 마치 제임스 본드 영화에 나오는 악당의 은신처 같았죠.” 아네미에가 회고하듯 말한다. “그러나 이런 아이코닉한 작품을 만들 기회가 자주 오는 건 아니에요.”

패션 듀오, 맬컴 크루크와 크리스티안 가브리엘 뒤 투아.

TV 룸에 놓인 ‘젠더’ 체어는 Cassina. 러그는 Mae Rugs.

아담한 다이닝 공간에 놓인 ‘LC7’ 체어는 Cassina.

밖에서 올려다본 이 집의 전경.
각진 콘크리트 건물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맬컴과 크리스티안은 모든 디자인적 요소에 식물과 초록 공간을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기술자들이 경악할 소리였죠. 화분과 옥상 정원, 자연풀장이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요.” 친환경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 또한 필수조건이었다. 설계 단계에서 겨울에는 열 손실을 줄이고 여름에는 그늘이 지도록 고려하는 것은 물론, 수영장의 중수 재사용 탱크, 자동 LED 조명, 가압 온수 시스템이 결합한 고효율의 히트 펌프 등을 설치했다.
컬러와 패턴, 색다른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탁월한 두 사람은 인테리어 과정에서도 제약 없이 아이디어를 밀어붙였다. “특정한 계획을 갖고 꾸민 건 아니에요. 가구 한 점, 작품 하나마다 우리가 좋아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기에 여기 존재하는 거지요.” 그 결과는 눈앞에 펼쳐진 이 대범하고 우아한 공간이 직접 설명해 주고 있다.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지는 2층 침실. 침대와 리넨, 우주인 모양 램프, 블랙 스탠드는 모두 Weylandts. 러그는 Mae Rugs. 협탁은 앤티크 숍에서 구입했다. 파올로 비니(Paolo Bini)의 ‘풍경이 보이는 곳’이란 뜻을 지닌 작품이 침대 머리맡에 걸려 있다.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타원형 욕조는 Still Bathrooms.

욕실 거울 앞에 놓인 ‘지그재그’ 체어는 Cassina.

피에르 폴랑의 대표작인 ‘리본’ 체어와 카르텔의 ‘미스 레스’ 체어가 자리한 방.

친환경 설비를 접목해 만든 수영장. 초록색 ‘허스크 XL’ 체어는 Moro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