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OR 이건희(패션 에디터) ‘뉴트로’ 열풍이 몇 시즌째 계속되고 있어요. 복고풍 의상과 액세서리가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올여름 최고의 유행으로 자리 잡은 ‘타이다이’ 스타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정혜림(아트 디자이너) 마치 옷에 잉크를 쏟은 것 같네요. 타이다이 스타일이 정확히 뭔가요? 김미강(패션 에디터) 타이다이는 홀치기염색을 뜻해요. 원단을 실로 묶어 염색해 독특한 문양을 만들어내는 거죠. 빛이 바랜 듯한 오묘한 색상이 특징이에요. 60년대 히피들이 즐겨 입기 시작하면서 유행이 됐죠. 장효선(디지털 에디터) 학교 다닐 때 즐겨 듣던 데칼코마니 수업이 떠오르네요. 그러고 보니 엄마 옷장에서 비슷한 아이템을 본 것 같아요. 이건희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니까요. 게다가 타이다이는 불규칙한 염색법으로 저마다 패턴이 달라요. 각자의 개성이 중요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보다 좋은 ‘인싸템’도 없죠. 정혜림 음… 솔직히 저는 이게 왜 유행인지 모르겠어요. 제 눈에만 이상해 보이나요? 유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촌스러운 것 같아요. 김미강 저도 어느 정도 혜림 씨 의견에 동의해요. 실제로 이번 시즌 스트리트 패션 사진 속에서 수많은 패피가 타이다이 룩에 도전했지만, 막상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장효선 평소 올 블랙 스타일을 즐겨 입는 제게도 타이다이 스타일은 조금 부담스러운 존재예요. 이건희 티셔츠처럼 기본 아이템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심플한 팬츠와 함께 매치한 지지 하디드의 룩을 참고하면 좋을 듯해요. 포인트 아이템으로 연출하는 거죠. ‘쿨’해 보이지 않나요? 김미강 확실히 시선이 가긴 하네요. 관건은 컬러 선택인 것 같아요. 저처럼 피부가 하얀 사람들은 핑크나 옐로, 레드 컬러가 섞여 있는 웜 톤 계열이 어울려요. 장효선 평소 블랙이나 모노톤 계열의 옷을 즐겨 입는다면 특유의 채도가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그런 이들은 샤를리즈 테론처럼 톤다운된 타이다이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건희 메가트렌드인 만큼 정말 많은 디자이너가 런웨이에 타이다이 디테일을 녹여냈어요. 옷뿐 아니라 백, 슈즈, 모자 등 카테고리를 구분할 것 없이 어디에서든 쉽게 타이다이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죠. 또 다른 매력은 어떤 소재와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사실이에요. ‘카멜레온’  같은 매력이죠. 장효선 셀린이나 스텔라 매카트니처럼 데님 소재를 선택한다면 보다 완벽한 레트로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어요. 김미강 새틴은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인상을 연출하기 좋아요. 여기에 홀치기염색이 더해지면 근사한 칵테일 드레스가 된다는 사실! 프라다의 타이다이 드레스는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정혜림 확실히 대화를 나누다 보니 타이다이 스타일의 문턱이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네요.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네요. 이건희 물론이죠! 중요한 건 자신감인 것 같아요. 어떤 옷을 입느냐보다 그 옷을 입는 사람의 애티튜드가 중요하죠. 그런데 아무리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라도 네트 룩은 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J.W. ANDERSON 장효선 공감해요. SNS와 스트리트 신에서 주목받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옷 같아요. 정혜림 옷 맞나요? 그물 아니죠? 이게 정말 유행이 맞긴 한 건가요? 이런 옷은 메트 갈라나 핼러윈데이 파티에서 말고는 본 적 없어요. 김미강 다들 너무 부정적인 거 아닌가요? 물론 J. W. 앤더슨이나 생 로랑의 런웨이에 등장한 전라가 드러나는 네트 룩은 일상에서 입기 쉽지 않죠. 하지만 레이스나 시스루를 생각해 보세요. 살이 비치는 건 매한가지예요. 이건희 네트를 시스루나 레이스와 같은 선상에 둔다면 또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네요. 하지만 스타일링할 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건 사실이에요. 정혜림 체형을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 같아요. 잘못하면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보일 수 있을 테니까요. 팔다리가 가는 사람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장효선 단품으로 입기보다 다른 아이템과 레이어드하는 게 상대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낮아요. 골반을 덮는 니트를 이너 웨어로 스타일링한 3.1 필립 림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네요. 아무래도 소재 특성상 옷이 몸에 감기다 보니 상대적으로 스키니한 체형에 잘 어울리긴 해요. 김미강 역으로 생각해 보면 몸매의 굴곡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는 말이네요. 상체가 큰 편이라면 소니아 리키엘처럼 굵직한 짜임과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선택하면 돼요. 체형 커버와 동시에 은근하게 보이는 속살이 섹시한 분위기를 더해줄 테니까요. 이건희 공감해요. 대놓고 드러내는 노출은 눈살을 찌푸리게 해요. 그보다 은근히 드러내는 게 훨씬 섹시하고 ‘쿨’해 보여요. 정혜림 골반이 있고 허벅지가 굵은 체형은 아래로 내려올수록 폭이 좁아지는 스커트를 선택해 잘록한 허리 라인이 두드러지게 연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비욘세나 킴 카다시언처럼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어필하는 거죠. 대신 발목을 덮는 기장은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 미디 길이를 선택하는 거예요. 이건희 이너 웨어로는 어떤 아이템이 적합할까요? 장효선 이미 그물만으로도 충분히 ‘센언니’처럼 보일 수 있으니 이너 웨어는 누디한 컬러의 슬립 드레스나 쇼츠처럼 심플하고 디테일이 없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좋겠어요. 김미강 여전히 네트 룩이 부담스럽다면 백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로에베부터 알투자라, 샤넬 등 정말 많은 브랜드에서 네트 백을 선보인 만큼 선택의 폭도 넓으니까요. 이건희 대신 가방 안에 넣고 다닐 소지품에 신경 써야겠어요. 훤히 들여다보이는 가방 안이 엉망진창이라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테니까요. 정혜림 여름이니 평소보다 컬러플한 아이템을 넣고 다니는 건 어떨까요? 네온사인 컬러의 지갑이나 화사한 컬러의 노트, 스마트폰 케이스 같은 아이템요! 이건희 오늘 나눈 대화 중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인 것 같네요. 다들 여전히 타이다이나 네트 룩 트렌드가 받아들이기 힘든 유행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미강 저는 여름이 가기 전 타이다이 스타일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졌어요. 장효선 저도요. 네트 룩은 아무래도 좀 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정혜림 전 아직 둘 다 선택하기 힘들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고르라면 타이다이 룩을 선택할게요. 이건희 오, 만장일치로 타이다이가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네요. 그럼 다들 내년에는 네트 룩에 도전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