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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부들. 중심을 잡느라 온몸이 떨렸다. 분명 1주일에 두 번씩 배우는 요가 동작과 똑같은데 한강에 띄운 보드 위에서 하는 서프 요가(Sup Yoga)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난해 이맘때쯤 요가 데이 행사차 강원도 정선의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야외 수영장에서 보드 요가를 경험해 봤지만, 바람 따라 흔들리는 한강의 물살은 수영장과 달랐다. 그놈의 물살이 보드 위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는 내 사지를 얄밉게 흔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드도 당시 사용했던 직사각형의 크고 안정적인 보드가 아닌, 앞뒤가 유선형으로 날렵한 스탠드업 패들보드였다. 빠지고 싶지 않았다. 프리다이빙, 스쿠버다이빙, 서핑까지 물에서 노는 건 다 좋아하지만 여긴 세부도, 발리도 아닌, 서울의 불투명한 한강이지 않나! 다행히 서프 요가 체험을 위해 방문한 섭코리아가 뚝섬 상류, 수자원보호구역 바로 아래에 위치해 예상보다 깨끗했지만 누런 한강물에 몸을 담그고 싶지 않은 맘은 여전했다(풍향이 바뀌는 6월 중순에는 파랗게 맑아진다고!). 그렇게 보드 위에서 업독, 다운독, 전사 자세, 활 자세, 쟁기 자세 등 이미 아는 요가 동작과 보드 위에서 하기 좋게 살짝 변형된 동작들을 취하기 시작했고 송글송글 피부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러던 와중에 풍덩! 적당히 하면 몸을 적시지 않았을 것을, 땅에서 하던 요가 동작만큼 해보려고 욕심을 내다 순간 중심이 무너지고 말았다. 다행히 수심은 가슴 높이. 발바닥에 기분 나쁜 돌덩이(?)가 닿는 게 느껴졌고 물총물고기마냥 순식간에 점프해 다시 보드 위에 올랐다. “물 위에서 하는 서프 요가는 밸런스를 잡으며 해야 하기 때문에 땅에서 하는 요가보다 효과가 두세 배는 커요. 특히 정렬을 똑바로 잡지 않으면 물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내 몸을 더욱 유심히 관찰하게 되죠.” 섭코리아 김승희 강사가 설명했다. 안 그래도 평소 요가 수업 때 꼬리뼈를 천장 쪽으로 더욱 끌어올리라는 둥, 좌우 골반이 틀어지지 않게 맞추라는 둥 종종 신체 정렬에 대한 지적을 받곤 했는데 땅과의 수직 항력, 다시 말해 땅의 힘에 기댈 수 없는 서프 요가 특성상 자연스럽게 정렬을 맞추게 됐다. 더욱이 땅바닥에서 요가 동작을 하면 발목이나 손목 등에 힘을 주거나 지나치게 무게를 기대게 돼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데, 물이 부하를 조절해 줘 무리가 덜하고,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서프를 재활운동으로 활용한다고도 했다. 요가를 제대로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요가 동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며 자꾸만 잡생각이 나 마음을 비우기 어려웠는데, 서프 요가는 중심을 잡느라 딴생각할 틈은커녕 집중력이 대폭발! 마지막으로 시체처럼 휴식을 취하는 송장 자세 시간. 햇살이 내리쬐는 보드 위에 누워 눈을 감고 일렁이는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볼을 간질이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크게 호흡을 반복했다. 보드 위 방수 기능의 블루투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 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물 위에서 아등바등하느라 힘드셨죠? 여러분은 오늘 두려움을 마주했고, 내려놓는 법을 배우셨어요. 삶이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살다 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시련에 부딪혔을 때 어느 정도 내려놓는 게 포기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나마스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결 가뿐해진 몸과 마음에 기분 좋은 하품이 새어 나왔다. 이 여름이 가기 전, 아무래도 다시 한 번 한강을 찾게 될 것 같다. <엘르> 뷰티 에디터 천나리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찾아서, 서프 요가
」문의www.supkorea.org | 가격 1회 2시간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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