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수영복 트렌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캘리포니아의 햇살과 자유분방한 젊음의 기운으로 ‘힙스터’ 반열에 올라선 이번 시즌 수영복에 대하여. | 수영복,프린트 수영복,스윔웨어,트렌드,여름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름을 느낄 테지만 나는 내리쬐는 햇살에 지상의 열기가 뜨거워질 때 계절의 변화를 감지한다. 여름의 중심에서 지난달, 미뤄오던 서핑에 도전했다. 첫날은 룩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넘어갔으나 ‘장비 발’을 핑계로 오랜만에 수영복 ‘디깅’에 들어갔다. 비슷한 단어와 문맥으로 새 시즌의 디자인들을 이야기하는 기사 사이에서 이번 시즌 스윔웨어의 연결 고리를 찾았다. 다양한 워터 스포츠와 수중 액티비티, 스트리트 패션에서 영감을 받아 에너제틱하고 건강한 매력을 발산하는 수영복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것!   마린 룩 같은 클래식한 비치웨어는 트렌드 뒤편으로 밀려나고 레터링, 스트라이프 등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디자인은 Z세대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90년대 ‘뉴트로’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뿐만 아니라 힙합 문화를 즐기며, 스트리트 문화를 선호하는 이들의 전폭적 지지 속에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맥시멀리즘과 클린 룩을 선호하는 디자이너들의 각축전으로 상반된 매력이 혼재했다면, 이번에는 디자이너들이 스윔웨어에 역동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매 시즌 거듭되는 트렌드의 홍수 속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던 스트리트 무드가 이번에는 수영복과 만나 활기찬 서머 신을 만든 것.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장한 버질 아블로는 나이키와 협업 컬렉션으로 주목받았는데 패션 신을 장악한 스트리트 무드에 쿠튀르적 터치를 더해 글래머러스한 스포티즘을 완성했다. 90년대 거리를 휩쓸던 하이틴 스타들의 스트리트 패션에서 힌트를 얻은 디자인도 눈에 띈다. 그래피티와 레터링 패턴을 이용한 모스키노 수영복은 레이디 가가의 ‘Telephone’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비욘세가, 레트로 무드를 접목시킨 아쉬쉬의 홀터넥 글리터 수영복은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다이앤과 90년대 케이트 모스의 모습이 떠오른다. 또, 희대의 히트곡 ‘No Scrubs’를 부르며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TLC의 개성 강한 스타일과 닮은 애슐리 윌리엄스의 프린트 수영복은 핫 핑크 빈티지 카디건과 매치해 재기발랄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 밖에 이치 아더의 원 숄더 스윔수트는 강렬한 핑크 컬러가 잔상을 남기며 스페인 이비사 섬의 풀 파티나 해변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소녀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자유분방한 서머 신을 만든 활기찬 분위기는 스포츠웨어에 원초적으로 접근한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통해 더욱 높아졌다. 그중 캘리포니아의 거친 파도가 떠오르는 캘빈 클라인 205W39NYC 수영복이 가장 대표적이다. 러버 소재 수트에 쇼트 핀(일명 오리발)이나 수영모자로 완성한 스윔웨어는 당장 깊은 심해로 뛰어들어도 될 만큼 다이버를 연상케 하는 룩. 당장 햇빛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 해변으로 달려나갈 것 같은 에트로 컬렉션은 또 어떤가. 수영복뿐 아니라 서핑보드까지 통일시켜 럭셔리한 바캉스 룩을 선보이며 트로피컬 무드를 장식했다. 푸른 바다에서 스노클링이나 프리 다이빙을 즐기기 좋은 휠라의 원 숄더 다이빙 수트나 스포트막스의 카디건을 응용한 수영복은 멋과 실용을 갖춘 워크 웨어 스타일로 도회적 매력까지 겸비했다. 더불어 신생 스윔웨어 브랜드들도 젊고 활기찬 분위기를 전달했다. 다양한 체형의 소녀들이 건강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우키오(Ookioh)는 애시드 컬러의 비비드한 컬러와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부담없는 컨셉트가 매력적이다. 이스탄불 브랜드 오이(OYE)도 원피스 수영복위에 컷아웃과 레이스업 디테일로 활동성 높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여름을 위한 수영복을 나열하다 보니 내 수영복까지 고민하게 됐다. 그동안 좁은 어깨와 넓은 골반, 나약한 체형 등을 이유로 튜브 톱 디자인을 선호해 왔고, 그로 인해 비슷한 수영복들만 쌓여갔다. 그러다 문득 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 주 빌보드 힙합·R&B 차트를 석권한 카디 B가 떠올랐다. 임신 중 제작한 앨범 로 그래미상 올해의 앨범에 선정되고, 20년 만에 빌보드를 석권한 여성 래퍼. 자신의 어떤 스타일과 노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범함과 무대 위의 에너지 넘치는 당당함을 보고 있자니 ‘나도 입을 수 있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Y프로젝트 역시 서머 룩의 대안이 되었다. 데님 비키니에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겹쳐 입은 자신감과 감각적인 스타일은 내가 생각했던 모범 답안과 흡사했다.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찬 이번 시즌, 강렬한 햇살과 시원한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지는 해변으로 떠날 예정이다. 최근 패션계에 불고 있는 긍정의 힘, ‘보디 포지티브’ 속에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수영복이 유혹의 손짓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에너제틱한 서머 신으로 반짝이는 생기와 용기가 담긴 아름다운 여름을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