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의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한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손에 안을 날이 올 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칸 영화제에는 전세계 6천여 편의 작품 중 단 스물 몇 편만이 경쟁 부분에 선정된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분에 출전된 작품은 총 21편. 그 중 칸 영화제 시작 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가 있었으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 브래드 피트, 샤론 테이트, 다코타 패닝 등 할리우드 톱스타 출연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그러나 칸 영화제 심사위원은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주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주었다.     「 장르의 혼합 」 심사 총평에서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는 “기생충은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소리 높여 이야기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말이죠.” 라 말했다. 너무나도 한국적인 스토리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빈부격차는 전세계 공통의 문제다. 봉준호 감독은 이 문제를 여러 장르를 결합한 스토리와 장면으로 풀어냈다.     <기생충> 영화 초반은 코미디 요소로 시작한다. 그러나 영화가 절정에 다다르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호러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로빈 캉필로 감독은 <기생충>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기생충 시사 직후 모든 심사위원들이 작품에 매료됐고, 이 작품을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단 1분도 주저하지 않았다. 탁월한 미장센, 배우들의 연기, 주제의식 등 기생충은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 자리에서 조르주 클루조와 샤브롤 감독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기생충>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히치콕 감독 영화의 경지에 오른 작품이다. 장르 영화도 정치 영화도 아니면서 사회적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 어떤 순간도 관객들의 감정선을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무거운 주제 속에 유머를 넣었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충격적 사건으로 이야기를 극대화시켰고, 관객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 상영 당시 관객이 중간에 단 한 명도 나가지 않았다.(칸 영화제 상영회에는 기자와 평론가들이 영화 중간에 나가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그리고 상영회 직후 세계 여러 매체를 통해 <기생충>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 치밀한 디테일 」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와 콘티 작업을 직접하기로 유명하고,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아 ‘봉테일’ 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상상초월의 꼼꼼함을 지녔다.   영화 속 송강호 가족의 반지하 집은 세트로, 영화 촬영 전 이미 봉준호 감독의 머릿속에 있던 배우들의 연기 동선을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다. 심지어 촬영 장소 로케이션 서치 중 촬영팀은 서울 어떤 골목에 갔다가 우연히 철거 중인 동네를 발견했고, 철거 중인 집의 창문이나 문틀 등 여러 요소를 구할 수 있었고 덕분에 현실감 백프로인 세트를 완성했다.     「 외국인도 이해할 수 있는 번역 」 영화에서도 언어는 중요하다. 언어에서 비롯된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영화 평론가들은 <기생충>의 번역 또한 황금종려상 수상의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서울대 문서위조학과는 옥스퍼드대학 문서위조학과로, 짜파구리는 라면과 우동을 뜻하는 람동, 대만 카스텔라는 타이완 케이크샵으로! 이렇게 센스 넘치는 번역을 한 번역가는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이다. 그는 한국에 산 지 22년, 영화 번역 경력은 15년 차인 미국인이다. 그는 <플란다스의 개>의 번역 감수를 시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번역했다.   서울대와 짜파구리, 반지하 등 한국 사회와 정서를 잘 이해하고 번역했다는 호평에 대해 달시 파켓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에서 20년 정도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번역하면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다른이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혼자 하는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호평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