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수트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이탈리아의 가장 혁명적인 발명품 중 하나인 점프수트가 올해도 100주년을 맞았다. | 점프 수트,트렌드,아카이브

  1975년 이탈리아의 배우이자 가수인 라펠라 카라(Raffella Carra`)가 점프수트를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1970년대 미국의 TV 시리즈 <미녀 삼총사> 주인공들.   1996년 F/W 구찌(Gucci).   원형과 흡사한 디자인의 점프수트를 입은 스트리트 피플.   1975년 헤링본 소재의 오버올을 입은 로렌 허튼.   1979년 스웨덴의 팝 그룹 아바(Abba)의 모습.   스트라이프 패턴의 점프수트를 입은 60년대 모델들의 모습.   점프수트는 과거부터 실용적이고 평등하며 혁신적인 아이템이었다. 조종사, 카레이서, 스키 애호가를 위한 유니폼이자 성별, 나이, 국적, 이념과 관계없이 꾸준히 사랑받아 온 점프수트의 역사는 100년 전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1919년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역 출신의 타얏(Thayaht)은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 사진작가, 조각가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당대의 혁신적 예술 운동에 참여했다. 그는 호화로운 파리 여행을 마친 직후 민주적이고 평등함을 상징하는 의상에 대해 상상했고 그 결과 점프수트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타얏이 처음으로 만든 점프수트는 6개의 단추가 있는 긴 상의와 바지가 연결된 여성복이었다. 그는 점프수트가 만들기도 입기도 쉬운 반부르주아적 의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전 시기 여성들의 의복과 비교했을 때 해방적인 동시에 혁명적이었다. 그는 점프수트에 ‘Tuta’ 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점프수트의 모양을 연상시키는 알파벳 ‘T’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런 연유로 이탈리아에서는 디자인을 막론하고 상하의가 붙은 의상은 전부 ‘투타’로 부른다. 이탈리아 중부에 있는 프라토의 섬유 뮤지엄 큐레이터인 다니엘라 델리노센티(Daniela Degl’lnnocenti)는 타얏과 점프수트에 얽힌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경제공황 시기에 타얏이 개발한 점프수트 패턴은 라는 이탈리아 신문에 게재돼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어 입을 수 있었다고 한다. 생산공장이 없던 시기에 블루나 카키 컬러의 면 소재의 천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이었다고. 타얏은 얼마 후 마들렌 비오네(Madeleine Vionnet)의 파리 아틀리에에서 일하게 됐고, 비오네를 위해 보다 여성적인 디자인의 패턴을 개발해 냈다는 후문이다. 이후로 점프수트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 유행의 중심에 섰다. 1930년대 후반에는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녹색 실크 소재의 점프수트를 선보이며 코코 샤넬의 아성에 도전했고, 40~50년대 할리우드 스타 캐서린 헵번과 리타 헤이워드가 몸매가 부각되는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점프수트를 착용하면서 크게 히트했다. 70~80년대에는 디스코와 에어로빅 스타일의 유행으로 점프수트는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선을 보였다. 바야흐로 2019년, 런웨이에는 한층 파격적인 스타일과 소재, 패턴의 점프수트가 즐비하다. 스텔라 매카트니와 에르메스의 나데주 시뷸스키가 재해석한 중성적인 작업복 스타일의 점프수트부터 이브닝 웨어로도 손색없는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가죽 점프수트, 페미닌하면서도 실용적인 이자벨 마랑의 점프수트, 에스닉한 패턴과 실크 소재를 곁들인 구찌의 점프수트 등 선택의 범위도 넓다. 동시에 흥미로운 건 점프수트처럼 연출한 스타일링이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컬렉션에서 선보인 점프수트는 하나의 피스를 입은 듯하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컬러와 패턴의 블루종 재킷과 팬츠를 매치한 룩으로, 함께 입거나 따로 입어 다양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에서 응용해 볼 만하다. 런웨이를 벗어나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로마 현대미술관에서 5월 5일까지 개최되는 <강철 점프수트 Le Tute E L’acciaio> 전시. 유럽에서 가장 큰 철강 공장 (L’ìlva Di Taranto)의 사회적 논란을 다룬 예술가 안토니오 프래도시오(Antonio Fraddosio)의 대형 작품 열 점을 소개한다. 무대와 영화관에서도 점프수트가 발견된다. 올해 베스트 뮤지컬 상을 받았고 연달아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플래시 댄스>에서는 주인공인 발레리아 벨라우디(Valeria Belleudi)가 용접공 스타일의 점프수트를 입고 등장한다. 이달 국내에도 개봉한 조던 필 감독의 영화 <어스 Us>에서 주인공을 위협하는 복제인간이자 도플갱어, 사회 취약층으로 그려진 괴한들의 의상은 짙은 오렌지 빛깔의 점프수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점프수트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치지만 미학적으로는 무척 ‘쿨’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점프수트는 이번 시즌 패션과 문화, 예술, 일상을 아우른다. 게다가 점프수트는 해변과 이브닝 파티에 두루 어울리는 활용도 높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바캉스 시즌을 앞둔 지금 점프수트가 주는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디자이너가 제안한 다양한 선택지 중에 골라볼 것. SALVATORE FERRAGAMOSTELLA MCARTNEYACNE STUDIOSALBERTA FERRETTIEMPORIO ARMANIHERME`SPHILOSOPHY DI LORENZO SERAF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