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얌전히 안긴 귀염둥이 스파이크.
Nathalie Letee
화려한 컬러, 사랑스러운 모티프로 가득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온갖 브랜드로부터 러브 콜을 받는 나탈리 레테. 그녀를 꼭 닮은 딸 앙젤이 나란히 섰다. 한 가지 비밀은 일러스트레이션 속에 자주 등장하는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훨씬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큰딸 앙젤과 함께.
이동용 전용 손수레는 물론 침대까지 갖고 있는 스파이크.
다양한 동물 모티프로 가득한 나탈리 레테의 작업실.
반려견 스파이크의 소개를 부탁한다 스파이크는 올해 아홉 살 된 중년 강아지다. 귀여워 보이지만 턱 밑에 난 흰 수염에서 연륜이 보인다. 딸 앙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게 외롭다고 해서 스파이크를 데려왔다. 스파이크는 작지만 낯선 사람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할 때는 또 확실하다.
스파이크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강아지들은 짧고 모음이 많은 소리를 잘 알아듣는다는 말을 들었다. ‘뾰족하다’는 의미의 ‘스파이크(Spike)’는 날렵한 그의 얼굴과 닮았지 않나? 완벽한 이름이다.
스파이크와의 시간 중 가장 행복할 때 주말마다 기차를 타고 시골 별장에 갈 때 항상 스파이크가 함께한다. 안고 가는 게 만만치 않아 화려한 꽃무늬가 그려진 짐수레에 넣는데 그 뚜껑 아래로 얌전하게 튀어나온 스파이크의 얼굴을 볼 때마다 정말 귀엽고 재밌다. 만날 같은 상황, 같은 얼굴인데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즐거움과 특별함 스파이크이기 때문에 특별한 점은 있다. 우선 스파이크는 특별한 향이 나는 곳에 구르는 걸 좋아하는데, 아침마다 내가 사용하는 장미수 향도 그중 하나다. 닦고 난 화장 솜을 던져주면 한참 솜을 붙들고 굴러다닌다. 화가인 남편 작업실의 유화 냄새를 맡고 물감 위로 굴러 온통 물감투성이가 된 적도 있다! 다리가 짧은 스파이크는 계단을 오르는 게 좋지 않아 못하게 해도 항상 내가 계단을 오를 때면 따라 다닌다. 정말 못 말리는 성격이다.
당신의 일러스트레이션에는 다양한 종이 등장한다. 동물이 매력적인 피사체라고 느끼는 지점 동물, 꽃, 오래된 장난감은 내 중요한 작업 주제다. 특히 동물은 제각기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항상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업물을 보면 동물이 등장하는 동화나 옛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는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좋아해온 이야기는 밤비다. 사슴이라는 존재가 아름답기도 하고, 밤비가 숲속의 왕자로 성장하는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사슴은 야생에서 살 때 가장 행복한 동물이기에 반려동물이 될 수는 없겠지만 내 회사 이름이 ‘밤비’라는 것만 봐도 밤비에 대한 내 사랑을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아, 우리 할머니 성함도 밤비다.
사람들이 종종 하는 오해 작업실 이웃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고, 내 그림에도 고양이가 자주 등장해 사람들은 내가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나는 ‘강아지 파’다.
동물과 가까이 사는 삶은 우리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현실에서도, 상상에서도 항상 동물과 함께였기 때문에 동물 없는 삶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 스파이크와 살게 된 이후 외식이라고는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예전에 자주 갔던 중국 레스토랑에 방문했더니 반려동물은 출입이 안 된다더라. 우리는 스파이크가 강아지라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던 거다!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곳만 가게 된 게 변화라면 변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