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의 슈퍼 파워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의 놀라운 복귀, 올해 1월 미국 하원의장으로 다시 선출된 낸시 펠로시에게 수여된 헤드라인이다::낸시 펠로시,여성,미국 하원의장,인터뷰,엘르,elle.co.kr:: | 낸시 펠로시,여성,미국 하원의장,인터뷰,엘르

올해 1월 낸시 펠로시는 미국 하원의회 의장석에 다시 섰다. 4년이라는 임기 상한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한 번 더 복귀한 것이다. 정치적으로 기민한 판단력 덕분에 일부의 비판을 잠재우고 그는 자리를 위한 표를 얻어낼 수 있었다. 전직 시장이었던 아버지 영향으로 일찌감치 정치계에 뛰어든 그는 이번 협상에서도 가장 큰 강점을 과시했다. 당을 통합시켜 목표를 달성해 내는 바로 그 능력 말이다. 볼티모어 출생인 펠로시는 2002년,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당을 이끄는 최초의 여성 지도자로 등극했고 2007년에는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서 한 번 더 역사를 썼다. 특히 기금 모금에 있어 전대미문의 귀재라는 평을 듣는 그가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을 위해 모은 정치자금은 무려 1억 달러(약 1137억 원)에 이른다. ‘캘리포니아 골드’란 명예는 절대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 116대 의회에는 인종과 계층, 성 정체성을 불문하고 무려 102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여성 하원의원들이 펠로시 의회에 합류했다. 상원의 25명까지 더하면, 여성 의원의 수는 535명 중 127명으로, 24%에 달한다. 결국 4분의 1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전례 없는 기록이다. 펠로시의 복귀를 두고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78세의 부유한 백인 여성이 과연 모든 미국인을 대표하는 최고의 목소리인가에 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 흰 옷을 입고 참석한 여성 의원들의 맨 앞에 선 펠로시의 모습은,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노련함과 존재의 의의를 다시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여성의 연대와 힘을 지지하는 서프러제트의 상징인 흰 옷을 입은 여성 의원 중에는 이제 막 서른 살이 된, 푸에르토리코 이민 가정 출신의 오카시오 코르테즈도 있었다. 1949년생인 펠로시는 이 신참 의원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미 전국구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어쩌면 정치 여정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4년, 이 노장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본격적으로 ‘한 방’을 날리기 전 낸시 펠로시를 마주했다. 여성이 연방 하원의회 의장이 되는 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한 적 있다. 어떤 의미였나 하원에는 2세기에 걸쳐 형성된 남성들만의 서열이 있다. 의장 후보로 지명됐을 때, 그 서열을 깨뜨려야 했다. 그 견고함은 유리 천장(Glass Ceiling)이라기보다 대리석 천장(Marble Ceiling)에 가까웠기에, 여자가 하원의장이 되는 것보다 차라리 대통령이 되는 게 쉬울 거라고 진심으로 믿었다. 미국 국민들 역시 여자 하원의장보다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1987년 샌프란시스코 연방 하원의원이던 샐라 버튼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당신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이 일을 두고 어떤 작가는 ‘여성이 정치계의 정점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다른 여성들의 헌신적인 후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썼다. 동의하나 절대적으로 동의하며 나 역시 항상 여성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건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한 여성의 성공은 다른 여성의 기회를 박탈해 얻은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모든 여성의 성공은 다른 여성들을 돕는다”고. 버튼의 격려 덕에 나는 후보로 나섰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으며, 지금 우리는 여자가 여자를 도운 결과가 어떻게 증폭되는지를 보고 있다. 꽤 아름다운 풍경 아닌가? 남자가 남자를 밀어주는 건 얼마나 흔한 일인가. 의회에서 일하며 여성들을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했나 여성들이 가진 능력이야말로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이라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려 한다. 당신의 능력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 결코 기죽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여성으로서 우리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도록 자랐지만 “이 일에는 내가 최고의 적임자야”라고 말해야 한다. 의회석에 앉은 435명이 그렇게 말하는데, 여자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양하고 새로운 계층으로 구성된 이번 의회에 낙관적인 전망이 팽배하다. 새롭게 유입된 이들과 동년배 의원 중 어느 쪽에 더 동질감을 느끼나 그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을 제정하는 의원들은 새로운 얼굴이 보이면, 그들 중에 미래의 지도자, 어쩌면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큰 인재라는 점에서 신임 의원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지금 의회에 축적된 엄청난 지식과 입법 기술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활력과 경험의 조화가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신나게 만들어줄 거다. 민주당의 기존 여성 의원들 또한 새롭게 합류한 여성 의원들을 포용하고 적극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장으로서 중심이 되어 처리를 하게 될 텐데 그 절차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지 탄핵은 미국에 슬픈 일이 될 거다. 큰 분열이 일어날 테니까. 그래서 특검을 보호하고 사실 관계에 따라 타당한 결론을 내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탄핵 국면이 왔을 때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되겠지만 전면에 나서서 부추기고 싶은 사안은 아니다. 지난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척 슈머 상원의원과 각을 세우며 접견했을 때 입었던 오렌지색 막스마라 코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재생산까지 들어갔다. 의도적인 선택인가 전혀! 코트가 필요한 날씨였기에 깨끗한 코트를 옷장에서 꺼내 입었을 뿐이다. 이제 모두 그 코트를 입고 싶어하는데 재미있는 건 넷이나 되는 내 딸(펠로시는 5남매의 어머니다) 중 누구도 그 코트를 원치 않는다는 거다. 내가 입는 옷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당신의 뒤를 이어 하원의장 직책을 이어받을 인재를 지명한다면 너무 많다. 아무도 내 존재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새로운 인물의 부상을 보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떻게 될까 다음 대통령이 누구일지를 묻는 질문이라면, 우리는 충분히 훌륭한 후보군을 갖추고 있다고 답하겠다. 누가 사람의 마음을 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대선에 아주 근사하고 다양한 후보들이 나설 거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길 거다. 그게 바로 내 좌우명이다. 이겨, 베이비(That’s My Motto. Win, 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