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E WALES BONNERHER HOME, HACKNEY해크니에 있는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의 집은 너무 고요해서 귓속말을 해야 할 것 같은 곳이다. “제 안식처예요.” 목재 마루를 조용히 가로지르며 다가온 그녀가 말을 건넸다. 화이트 벽면의 미니멀한 공간에는 인도의 시타르 레코드와 아드리언 케네디의 <People Who Led to My Plays>, 벤 오크리의 <Starbook>을 포함한 책 더미가 정갈하게 쌓여 있다. 런던 남부에서 자란 그녀는 18개월 전에 동부로 이사온 후로 스트랜드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밤낮 없이 긴 시간을 보내거나 쇼디치 스튜어트 홀 도서관에 앉아 독서에 열중하지만 가장 편안한 공간은 집이라고 말한다. “집에서 책에 둘러싸여 있을 때가 가장 좋아요. 모든 경험이 흡수되는 시간이죠.” 웨일스 보너는 2014년에 남성복 레이블을 론칭하고, 2016년 LVMH 프라이즈를 수상했으며, 그녀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담긴 디자인으로 FKA 트위그스와 켈시 루를 포함한 여러 뮤지션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받은 디자이너다. 그녀는 자메이카 감성 아래 미국의 역사와 음악, 비평 이론 등을 토대로 감도 높은 테일러링과 유연한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지난 1월에는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디자인 전시도 열었다. “이스마엘 리드와 벤 오크리가 전시회를 위한 글을 써주었어요. 흥분되는 일이었죠.” 물론 그녀가 집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책벌레처럼 책만 읽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는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작가 등 많은 사람을 초대해 내내 고요했던 집을 북적거리게 만든다. “저는 사람들에게 이끌려요. 음악과 좋은 음식과 대화도 마찬가지죠. 이 모든 것이 저를 풍부하게 채워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