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과 톰보이의 편안함을 가진 키이라 나이틀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오드리 헵번의 우아함과 톰보이의 편안함을 가진 키이라 나이틀리. 얼마 전 연극 무대에 데뷔한 그녀에겐 더 이상 연기력이라는 이슈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 듯 했다. 누가 이 여인을 과소 평가하는가. :: 마크제이콥스,샤넬, 베라왕,엠프리오 아르마니,패션,인터뷰,열정적인,화려한,엘르,엣진,elle.co.kr :: | :: 마크제이콥스,샤넬,베라왕,엠프리오 아르마니,패션

1 어깨의 체인 장식과 시퀸 벨트가 인상적인 튤 드레스는 1995달러, 레이어드한 튤 스커트는 695달러, 모두 Vera Wang“뭐 좀 드시겠어요?” 마커스(Marcus)가 큼지막한 손으로 악수를 건네며 묻더니 콜라를 가지러 느릿느릿 바(Bar)로 걸어갔다. 마커스는 지난 3년 반 동안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손대려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녀를 지켜온 보디가드다. 키이라를 만나기 전에는 주드 로를 위해 일했다던 그는 크리스마스 때 먹는 햄만한 두께의 목에 삭발까지 한 모습이었지만 흔히 생각하는 ‘조폭’ 스타일은 아니었다. 인터뷰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그가 보낸 이메일에 ‘1725년에 지어졌고 낮에는 굉장히 조용한 퍼브인데다 찰스 디킨슨의 작품에도 여러 번 실린 곳이죠.’라고 쓴 설명을 읽었을 때 나는 단번에 그가 힘만 쓸 줄 아는 보디가드는 아니란 걸 알아챘다.마커스와 함께 그가 추천한 런던 펍 더 부트(The Boot)에 앉아 키이라를 기다리고 있을때, 그가 키이라에 대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죠. 그런데도 영국 사람들은 그녀를 헐뜯지 못해 안달이이에요. 얼마 전에는 키이라가 어떤 팬과 마주친 적 있었는데 ‘네 까짓 게 뭐라고! 넌 네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라고 소리쳤죠. 파파라치가 지독하게 따라다니는 건 두말할 것도 없고요.” 그게 키이라의 연극 데뷔작인 리허설 장소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갈 때도 항상 마커스가 그녀 옆에 붙어 있는 이유였다. 2 시퀸 장식 패턴이 섬세한 홀터 네크라인 드레스는 가격 미정, 시어 저지 레깅스는 495달러, 모두 Marc Jacobs.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 시계는 가격 미정, De Beears. 펌프스는 가격 미정, Antonio Berardi.나른한 오후를 보내던 바텐더에게 곧 있으면 키이라 나이틀리가 이곳에 올 거라고 말해주자 “여신이 우리 펍에 온다니 저 지금 긴장했어요!”라며 자신을 꼬집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올림푸스 성전에서 날아온 그 여신님께서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고 날아왔다. 아니, 사실 그녀는 펍 문을 열고 헐렁한 블랙 베레, 데님 팬츠에 라이더 부츠를 신은 채 들어왔다. 샤넬의 코코 마드모아젤로 추정되는 황홀한 향에 쌓여 걸어오는 그녀에게 향기가 좋다고 말하자 “정말요? 확실해요?”라고 말하며 겨드랑이에 코를 대고 킁킁대기 시작했다. “아침 내내 땀을 흘렸거든요. 제 옆에 계시지 않고 그쪽에 떨어져 있어 다행인데요?” 냄새를 핑계로 칭찬을 피하는 건 키이라다웠다. 몇 년 전 그녀와 인터뷰했을 때도 그녀는 병적으로 자신의 외모나 실력에 대한 칭찬을 인정하지 않으려 들었다. 오히려 그녀는 여드름을 짜고 싶은 충동에 대해 줄줄이 늘어놓거다 엉덩이가 좀 크다고 고백하거나 자신의 작품은 도저히 민망해서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털어놓을 뿐이었다. 그녀가 오스카 후보에 오르고 그녀의 실력을 비난하기 바빴던 사람들을 단번에 잠재운 때도 키이라는 똑같은 모습이었다. 긴 적갈색 헤어 때문에 가려지긴 했지만 키이라는 굉장히 예쁜 얼굴을 갖고 있었다. “그냥 아무도 머리를 자르라 한 적 없어서 계속 기르고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보통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건 작품 때문일 경우가 많죠.” 17세 때 출연했던 때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해온 키이라는 2008년 한동안은 홍보 인터뷰에 쫓기지 않는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도 했다(사실 그녀가 남자 친구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거부했지만 그 해의 많은 부분은 을 촬영하면서 만난 미남 배우 루퍼트 프렌드와 보냈다). 지난해에는 곧 출시될 예정인 두 편의 영화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나는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의 작품을 영화화한 이고 또 하나는 의 시나리오 작가 윌리엄 모나한(William Monahan)의 감독 데뷔작인 다. 3 사틴 소재 드레스는 850달러, Emporio Armani. 깃털과 겹겹의 튤로 장식된 저지 드레스는 1450달러, Vera Wang.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 시계는 가격 미정, De Beers. 튤 펌프스는 가격 미정, Chanel.키이라는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빠질 수 없는 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소문에 의하면 조니 뎁은 기록적인 계약금인 3천만달러를 받고 다시 잭 스패로를 맡을 거라고 하지만 그녀에 따르면 제리 브룩하이머나 그 누구도 속편에 대해 언급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럼 다시는 엘리자베스 스완을 만나볼 수 없는 거냐고 묻자 키이라는 “그 캐릭터를 다시 맡는 건 상상할 수도 없어요.”라고 답했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리메이크 영화 에 관한 궁금증도 물어봤다. 지난해에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가 영국인 여배우(키이라 나이틀리라고 밝혀짐)와 미국인 여배우(스칼렛 요한슨을 두고 말했다고 알려짐)를 각각 비교하며 엘리자 두리틀(Eliza Doolittle) 배역에 가장 완벽한 배우를 찾았다고 밝힌 바 있었지만 키이라는 영화 제작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 진행이 이뤄질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4 실크 소재의 태피터 드레스, 겉에 두른 튤 랩은 모두 가격 미정, Chanel.그녀는 지난 3월 한 달동안 각본가 마틴 크림프(Martin Crimp)가 몰리에르의 17세기 코미디 를 번역, 각색해 선보인 연극에 출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극의 배경은 영국이지만 키이라는 유일한 미국인 역할을 맡았다. 어리고 아름답지만 망가지고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남녀 모두)와 잠자리를 갖는 여배우, 제니퍼 역이었다. “제니퍼는 말도 안 되는 못된 여자들의 특성을 모아 놓은 역이에요. 자신감이 넘치지만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면이 있죠. 그녀는 너무 어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사람들에게 이용당해요.” 너무 예의가 바른 탓인지 그녀는 제니퍼 연기에 본보기로 삼았을 실제 할리우드 말괄량이들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5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시폰 소재의 리본 벨트 드레스는 2500달러, Bottega Veneta.과 에 대한 극찬을 받은 후에도 명성이 실력을 앞지르는 게 두렵냐고 묻자 키이라는 “몰라요.”라고 지친 듯 말했다.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제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연기를 못한다’는 이슈는 정리된 셈 아니냐는 말에 그녀는 “사람들은 아직도 같은 얘길해요. 영국 프레스와 인터뷰를 할 때면 꼭 나오는 질문이 있죠. ‘사람들이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라고 수군거릴 때 기분이 어떤가?’라는 거요.”누군가 아직도 키이라의 연기력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늘어놓는다면 그건 그녀를 잘못 알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 그녀가 스스로 아직 연기력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하는 건 정말 겸손한 애티튜드에서 나오는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세계적으로 전폭적인 사랑을 받을 만한 영화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사고 있는 존재임은 확실하다. 배우로서 그녀의 성장은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클래식한 분위기로 압도했던 케이트 윈슬렛이나 케이트 블란쳇에 견줄 만하니 말이다. 끊임없는 가십과 연기력 논란 앞에 키이라는 항상 묵묵하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나가고 있다. 이런 그녀의 침묵이 머지않아 그녀에게 의구심을 품었던 이들을 침묵하게 만들 거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5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