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사유 궁전의 조각이 서울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사진가 로버트 폴리도리는 30년 넘도록 베르사유 궁전의 조각을 담았다. 그 조각들이 서울에 도착했다.::베르사유 궁전, 조각, 사진, 건축, 로버트 폴리도리, 사진가, 박여숙화랑, Versailles, 컬쳐, 엘르, elle.co.kr:: | 베르사유 궁전,조각,사진,건축,로버트 폴리도리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뉴올리언스의 풍경, 쓸쓸한 체르노빌의 교실, 흐릿한 색채의 아바나…. 로버트 폴리도리의 작업에서  베르사유 궁은 전혀 다른 피사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1980년대 초반부터 담아온 궁의 복원 과정을 보면, 그가 한결같이 포착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마침 박여숙 화랑에서 3월 5일부터 19일까지 <Versailles> 전시가 열린다. ‘화려함’ ‘낭만’. 많은 한국인이 베르사유 궁을 떠올리는 감정이다. 당신은 이 장소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나 미국인들은 ‘장엄한’ ‘명망 있는’이라는 표현을 곧잘 사용한다. 나 역시 이런 단어에 공감하지만 내 작업의 주제는 ‘박물관을 통해 역사를 다시 바라보는 것’에 가깝다. 프랑스혁명 전까지 베르사유에는 네 명의 왕이 살았고, 1837년에는 프랑스 역사박물관이 됐다. 복원은 매년 500만 명이 찾는 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작업으로, 새로운 큐레이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에 임하곤 한다. 넓은 관점에서 역사와 기억을 재현하는 이 과정이 내 작업에 증거로 남아 있는 셈이다.사진보다 유화에 가까운 느낌도 든다. 의도한 것인가 그렇다. 촬영할 때 원근을 조절할 수 있는 대형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도 18세기 화가들의 작품과 닮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한국 매체는 당신을 ‘건축 사진의 대가’로 소개한다 ‘대가’라는 표현을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건축 사진가’라고 불리기에 나는 역사가 없는 건물, 그 자체에는 매료되지 않는다. 그건 내 작업을 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거주지(Habitat) 사진가’로 알려지길 원한다. 라틴어로 ‘Habitare’는 ‘~에 거주하거나 살다’는 뜻이기도 하다.베르사유 궁을 배경으로 누군가를 찍는다면 어떤 피사체를 고르겠는가 작업 중인 큐레이터나 관광객으로 가득한 풍경을 찍고 싶다. 사실 시도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한 번에 워낙 많은 이들이 방을 채우다 보니 방 구조를 드러내려면 가설물을 설치해 그 위에 올라가 군중 위에서 촬영해야 하더라. 게다가 최근  프랑스에서 촬영하는 건 무엇이든 반드시 개인의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는 법이 생겼다. 60~100명에 이르는 이들에게 하나하나 동의서를 받을 수는 없지 않을까.Cabinet inte′rieur de Madame Victoire, 2007Chambre de la Dauphine,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