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시인이 있는 공간은 어떨까? 조용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는 매력적인 서점 세 곳::서점, 시, 책, 책방, 다시 서점, 아침달, 위트앤시니컬, 컬쳐, 엘르, elle.co.kr:: | 서점,시,책,책방,다시 서점

아침달 achimdal.books아침달 서점 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 기품 있는 책장과 아름답게 스미는 햇살, 책방지기로 자리를 지키는 송승언 시인. 동명의 출판사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시인이 맡은 바는 다음과 같다. 시를 쓰거나, 유쾌한 냉소를 담아 트윗을 날리거나, 홍보나 행사 기획을 도맡거나. 조도를 한껏 낮춘 채 진행되는 낭독회와 개인의 확고한 음악적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음악감상회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시인의 바람대로라면 앞으로는 ‘보드게임 같이하기’ 같이 소소하고 재미난 소규모 모임도 생길 예정. 즐기는 삶을 꿈꾸면서도 그가 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품위로, 송승언표 큐레이션으로 꾸려지는 아침달의 서고는 누구의 서가에 꽂혀 있어도 결코 부끄럽지 않은 책들로 채워진다. 일상을 시처럼 만들어줄 아침달 시집, 베른하르트의 글처럼 변치 않는 클래식, 젊은 소설가들의 의미 있는 외침이 담긴 ‘테이크아웃’ 시리즈 같은 것 말이다.주소 마포구 성미산로 153-16시인의 추천김소연 <i에게> 어떤 한 시절과 결별하는 아픔과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쓸쓸함이 담긴 김소연의 시집. 새로운 해를 시작하며 조금 외롭거나 마음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감상할 것. 그럴 때 비로소 뭔가 채워질 수 있을 테니까.위트앤 시니컬 @witncynical꽤 오랫동안 신촌에 머물렀던 유희경 시인의 위트앤시니컬이 12월, 혜화동 로터리로 이사했다. 그것도 65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동양서림의 나선 계단 위로. 이 동화적인 곳으로 장소를 옮겨오면서 신촌 시대를 함께했던 카페 파스텔과 편집 숍 프렌테는 물러나고 비로소 시로만 채워진 작은 세계가 완성됐다. 국내 출판사의 시인선과 세계 시인선 등 순수예술에 가까운 시는 기본, ‘진짜’ 사유를 펼치는 소설과 서평집도 모두 남머루 목수가 만든 책장에 씩씩하게 꽂혀 있다. 이곳이 시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숨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는 시인의 말마따나 꾸준히 시로 사람을 불러모으는 위트앤시니컬은 겨울바람 앞에서도 쉬이 온기를 잃는 법이 없다. 이훤, 나희덕 시인과 한강 작가가 벌써 다녀간 낭독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계속해서 찾아올 계획. 티켓 매진 행렬과 함께 최근 맥주 협찬까지 들어온다니 대학로 시대의 조짐이 좋다.주소 종로구 창경궁로 271-1시인의 추천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발저의 소설에는 시 같은 구석이 있다. 문장이 짧고, 이야기는 사소한 관찰로부터 움튼다는 점에서. 번역을 맡은 배수아 작가의 솜씨도 훌륭하다.다시 서점 @dasibookshop3년 넘게 한남동을 지키고 있는 시집 전문 책방. 한가운데가 뻥 뚫린 파란 벽, 밤이 되면 바(bar) ‘초능력’으로 탈바꿈하는 곳으로 유명한 다시서점은 또 한 번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시집으로 가득하던 책장을 좀 더 다양한 목소리의 독립출판물로 채운 것이 그 시작. 앞으로 책의 규모는 훨씬 줄이되 색깔 분명한 큐레이션에 집중한다는 것이 김경헌 작가의 신년 목표다. 이를테면 지적 대화의 일상화에 도움을 줄 개론서를 조금씩 들여놓는다던가. 물론 여러가지 변화 속에서도 두 가지는 유지할 생각이다. 시를 사랑하는 마음과 내 이야기를 쓰겠다는 의지. 온라인 몰을 운영하며 두 번째 지점(신방화점)까지 오픈하는 동안 김경헌 작가의 집필 목록에는 여섯 권의 시집에 이어 필명으로 낸 에세이 세 권이 추가됐다. 독자로든 서점 손님으로든 그의 부지런함은 언제나 달갑다. 주소 용산구 이태원로 42길 34시인의 추천고영민 <공손한 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 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읽자마자 장면이 그려지는 서정시를 좋아한다. 특히, 소박하고 따뜻한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