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와인이 생각날 때 이색 와인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부담 없는 와인바가 대세다. 지갑이 좀 얇아도 호기롭게 “한 병 더!”를 외칠 수 있는 곳. 라벨 읽는 법쯤 몰라도 민망하지 않게 주문할 수 있는 곳. 새로운 컨셉트로 나름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색 와인바를 찾았다. 책과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와인을 아예 커피처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곳도 생겼다. 참 좋은 세상이다. |

1. 와인공장 클래식카 로버 미니를 개조한 카운터가 유쾌하기 그지없다. 8평 남짓한 협소한 공간이지만 와인공장은 그 점을 역이용해 ‘와인 테이크아웃’이라는 이색적인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그리고 직접 담근 상그리아를 플라스틱 잔에 담아 판매하는 것. 마치 유럽처럼 와인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한다. 양이 적다고 투덜대는 사람도 있지만 막상 마셔보면 딱 적당한 양이라는 걸 알게 된다고. 물론 원한다면 안에서 병으로 마시는 것도 가능하다. 의외로 와인 리스트가 꽤 풍성한데, 와인의 등급, 품종, 알콜도수, 생산지 등이 상세하게 표기되어 있어 주문하기 편하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주인과의 수다도 놓칠 수 없는 재미. 9천원짜리 치즈과일꼬치 하나만 주문해도 치즈 한 종류를 무한 리필 해주는 인심 좋은 청년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와인은 옆집 술탄케밥의 케밥과 함께 먹어야 제 맛.Add 용산구 이태원동 127-28 / 이태원역 3번 출구 훼미리마트 골목 ‘술탄케밥’ 옆 Open 오후 5시~밤 12시 (금,토는 새벽 2시까지) Cost 치즈과일꼬치 9천원, 과일퐁듀 1만5천원 P 주차불가 Tel 749-0427 1 보르도의 세미용으로 만든 화이트와인. 한잔에 6천원 2. 타인의 취향와인바 이름에 아네스 자우이의 영화 제목이라니, 간판부터 지적인 아우라가 폴폴 전해지는 듯하다. 올해 초 성곡미술관 앞에 문을 연 이곳은 몇 달 사이에 예술가들로 북적대는 현대판 살롱이 됐다. 누군가가 술에 취해 피아노를 두들기면 옆 테이블에 있던 성악가가 노래로 슬쩍 화답하는 식이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하나 더. 바로 테라스에서 홀로 와인을 홀짝이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다. 타인의 취향은 프로젝터를 통해 맞은편 건물 벽에 예술영화나 고전영화 따위를 틀어준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그 나름대로 무성영화 같은 낭만이 있어 추운 날씨에도 굳이 테라스를 고집하게 만든다. 195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한옥을 그대로 쓰고 있는 이곳은 ‘비움’을 모토로 꾸며졌다. 주인이 손수 제작한 테이블과 의자 외에는 이렇다 할 물건이 없어 아직 공사 중인 곳으로 오인하는 손님도 많다고. 싸구려 미송 합판으로 기워내듯 메운 지붕이며, 지금은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원시적인 알전구며, 그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두었을 따름인데 그게 또 그런대로 멋스럽다. 흔히들 즐겨 마시는 프랑스 와인보다 스페인, 남아공, 아르헨티나 와인이 많으며, 와인과 어울리는 이탤리언 메뉴가 알차게 준비되어 있다. Add 종로구 신문로 2가 1-248 / 성곡미술관 정문 맞은편 Open 오후 4시~새벽 2시 Cost 마레 토마토 파스타 2만원, 관자와 아스파라거스 2만8천원 P 일반주차 Tel 720-01721 장밋빛이 감도는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 베르미글리오. 5만5천원2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리는 관자와 아스파라거스. 2만8천원 3. D 수줍거나 머뭇거리거나 가슴떨리거나 오픈한지 4년이 다 되어가지만 위치가 워낙 외진 데다 이렇다 할 간판도 없어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홍대의 숨은 아지트다. 단골들 사이에서는 길고 긴 이름대신 알파벳 ‘D’로 불리는 비밀스런 공간. 가파른 벽을 따라 더듬더듬 지하로 내려가면 고대도시 폼페이를 닮은 아름다운 폐허가 모습을 드러낸다. 야트막한 성벽이 구불구불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파티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수십 개의 촛불만이 어두컴컴한 공간을 밝히고 있어 은밀함을 더한다. 이처럼 간질간질한 분위기 덕에 D는 언제나 연인들의 천국. 그들의 뜨거운 애정행각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면 아예 입구 왼편 오픈석에 자리 잡는 편이 속 편하다. 와인 리스트는 20대 손님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3~6만원대의 저렴한 와인들로 짜여 졌으며 프랑스, 스페인, 칠레,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인을 골고루 섞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벽 곳곳에는 손님들이 남기고 간 코르크마개가 주렁주렁 걸려있는데 5개를 모으면 10퍼센트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로신앤컴퍼니라는 음반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최신 트렌드의 일렉트로닉 음악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돋운다.Add 마포구 서교동 361-8 지하 1층 / 삼거리포차 골목 왼편에 위치 Open 오후 6시~새벽 2시 (주말은 새벽 3시 30분까지) Cost 카프레제 샐러드 1만7천원, 치즈갤러리 2만5천원 P 일반주차 Tel 3141-8833 1 향긋한 발사믹 드레싱이 어우러진 카프레제. 1만7천원2 황금빛을 띄는 독일산 아이스와인. 니흐트골드 베른아우스레제. 6만 4천원3 긴 피니쉬가 특징인 쇼칼란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5만5천원 4. Rabat 이국적인 풍미의 오리엔탈 퓨전요리를 맛볼 수 있는 모로코풍 와인레스토랑 라바트. 아랍과 유럽의 정취가 오묘하게 섞여든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모든 공간이 독립된 밀실로 나뉘어 있는데다 좌식 형태로 되어있어 아늑하고 편안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메뉴가 너무 많아 고민스럽다면 모로코식 닭찜 요리인 ‘허니치킨따진’을 주문해볼 것. 달착지근한 맛이 풀바디의 레드 와인과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150여종의 와인이 구비되어 있는데 칠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신세계 와인이 특히 풍성한 편이다. Add 강남구 신사동 663-24 석전빌딩 지하 1층/ 디자이너스클럽 맞은편 골목 커피빈 옆에 위치 Open 오후 6시~새벽 2시 (주말은 새벽 4시까지)-확인! Cost 비프탁틴 2만8천원, 허니치킨따진 2만8천원 P 밸릿파킹 Tel 546-3665 1 바질드레싱에 볶아 담백한 새우요리. 1만8천원2 까사 실바 그란 리세르바 카베르네 소비뇽. 7만원3 까시제로 델 디아블로 까르메네르. 4만5천원 5. Tasting Room 하우스 와인 한잔으로는 약간 부족한, 하지만 한 병을 시키자니 어쩐지 부담스러운 상황. 아마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일일 테다. ‘맛보는 공간’을 지향하는 테이스팅 룸은 여섯 개의 와인 카라페 메뉴를 마련해두고 있어 부담 없이 와인을 주문할 수 있다. 반병 정도의 와인이 투명한 카라페에 담겨 나오는데 2~3명이 식사에 곁들이기에 딱 적당한 양이다. 한편 일반 와인의 경우 극소량으로 생산되는 부티크 와인을 제공하는데 라벨부터 코르크까지 세세하게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전설 속의 영웅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블랙 바트 쉬라’와 그의 신부를 모티브로 한 ‘블랙 바트 브라이드’가 그 예. 코르크에 그들을 상징하는 수갑과 반지가 각각 새겨져 있어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프랑스 와인을 과감히 제외시키고 그 자리를 실험적인 미국 와인으로 채운 점이 재미있다. Add 강남구 청담동 117-12 / 청담사거리에서 갤러리아백화점 방향으로 가다 첫 번째 골목에서 우회전, ‘청담 안’ 맞은편 Open 오전 11시~밤 12시 (일요일은 오전 10시~오후 4시) Cost 토마토 누룽지 리조토 2만7천원, 블랙 바트 쉬라 10만1천원 P 밸릿파킹 Tel 512-2977 1 나무 도마를 한가득 채운 치즈 플레이트. 3만8천원2 테이스팅룸에서만 볼 수 있는 와인 카라페. 6. Book Nook후미진 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들어서는 순간 밝고 코지한 실내가 기분을 상큼하게 전환시키는 북누크. 여느 북 카페와 달리 ‘와인과 독서의 마리아주’를 시도했다는 점이 신선하다. 고전, 칙릿, 추리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보기 좋게 정돈되어 있는데 전부 영어로 된 외서라 장식용으로도 손색없다. 소설 뿐 아니라 따끈따끈한 신상 잡지도 매달 업데이트 된다고. 같은 유명 와인 잡지부터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다루는 요리 잡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낮에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로, 밤에는 취중독서(?)를 즐길 수 있는 와인바로 변신하는데 분위기가 편안해서인지 낮에도 와인 손님이 꽤 있는 편이다. 총 64가지의 국가별 와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4~8만원대의 중저가 와인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홍대 피플의 취향과 입맛을 고려해 엄선한 리스트라고 하니 믿고 주문해 볼 것. 오픈한지 얼마 안 된 이곳은 앞으로 다양한 전시와 문화 이벤트가 펼쳐지는 대안공간으로 뻗어나갈 예정이다. Add 마포구 서교동 362-12 2층 / 홍대 앞 놀이터 왼쪽 골목 ‘클럽 명월관’ 건물 2층 Open 오전 11시~새벽 2시 Cost 엘자 말벡 4만5천원, 롱고 동고 5만5천원 P 일반주차 Tel 323-33571 가벼우면서도 진솔한 맛. 롱고 동고. 5만5천원2 산도가 높아 새콤달콤한 토스카나 로쏘. 5만원3 사진만 구경해도 눈이 심심치 않은 와인 잡지.*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11월호 NO.21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