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링 디테일의 후디드 점퍼는 가격 미정, Valentino. 실버 포켓이 달린 슬리브리스 톱은 15만9천원, 0608Wear. 드롭형 이어링은 가격 미정, Chrome Hearts. 팬츠와 장갑, 부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지난여름, 우원재의 이름은 <쇼미더머니 6>의 시작과 동시에 알려졌다. “우리 엄만 말했잖아. 행복 딴 거 없다, 아들. 아 엄마, 지옥도 딴 거 없습니다. 구태여 설명함은 알약 두 봉지가 전부지.” “그것도 무슨 환자에 정신병자라니 이거 미치겠군.” 래핑과 토로, 어느 쪽에 가까웠을까.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이 나오는 관례처럼 되어버린 이 대형 TV 쇼에서 우원재는 거의 유일한 발견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바닥까지 쏟아낼 듯 할 말 가득해 보였던 스물두 살의 우원재는 그 이후로 말을 아꼈다. 한 식구가 된 AOMG의 그레이, 로꼬와 함께한 ‘시차(We are)’는 거리에서 가장 많이 들린 노래 중 하나였지만, 단 두 곡이 수록됐던 싱글 <불안>, 음원 테이프와 포스터 세트로 공개된 <Stretch>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우원재의 이름으로 나온 곡은 한 손으로 충분히 꼽을 정도다. 비니를 벗고, 머리를 자르고, 예능에 나와 밝게 웃기도 하는 그를 보면서 ‘그 나이에 걸맞은 성장과 변화를 겪어가고 있는가 보다’라고 어림짐작할 무렵, 우원재는 이제 정리된 일곱 개의 트랙이 담긴 앨범으로 자신을 설명하고자 한다. 일 년여 만의 침묵을 깨는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았을 때, 우원재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안녕하세요. 제 소개를 하면 되나요?”였다. 굳이 자신을 요약할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됐다는 걸 아직 모르는 것처럼. 며칠 전에 <쇼미더머니 777>이 끝났어요. 프로그램은 봤나요 보긴 했는데 1년 전에 제가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 일 같아요. 그때 무대를 다시 보기도 하나요 아니요, 방송 중일 때도 잘 못 봤어요. 무대 위에서 그러고 있는 스스로가 너무 딱하기도 하고. 가장 숨겨야 하는 부분을 열심히 다 보여준 무대다 보니 부끄럽더라고요. 당시에는 그만큼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겠죠. 그렇게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해요 그때의 영상을 다시 보지 않는 건 지금의 제가 변했고, 그렇게 다 털어놓은 걸 후회해서가 아니에요. 그 당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떤 감정이었는지 너무 잘 알아요. 다만 분명 저인데, ‘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애처로워 보이는 거죠. 사람들이 당신에게 ‘<쇼미더머니 6>의 최대 수혜자’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출연 전과 후를 비교해 상대적인 증가량에 대한 표현이겠죠. 행주 형과 넉살 형처럼 이미 음악을 열심히 하고 있던 다른 형들과 달리 전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제가 생각해도 전 지름길을 걸었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수혜자 맞죠. 96년생이에요. 남들보다 빨리 지난 1년간 강도 높은 사회생활을 한 소감은 어때요 결과적으로 느낀 건 많이 차갑다는 거예요. ‘얄짤’ 없구나. 작업하면서 만나는 좋은 형이나 누나들과 친해지는 건 쉬워요. 제 진심을 보여주면 되니까요. 그것까지는 할 수 있는데 현실적인 문제가 개입하면 저는 좀 힘들어요. 이상적인 건 존재할 수 없는 거니까,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사람들이 이기적으로 변하는 게 밉지는 않아요. 이해는 하는데, 그냥 좀 차갑고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해는 하는군요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할까 싶긴 해요. 그래도 전 아티스트니까 덜한 편이죠. 이번 앨범에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이면에 대한 것을 많이 담았어요. 포켓 디테일의 항공 점퍼는 79만9천원, Myar by Eli’den Men. 재킷 포켓에 끼운 베레는 15만원, Engineered Garments by 8Division. 브이넥 니트와 팬츠,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화이트 무통 재킷과 팬츠는 가격 미정, 모두 Bottega Veneta. 드롭형 이어링과 허리에 묶은 네크리스는 가격 미정, 모두 Chrome Hearts. 뒷면에 OFF 레터링 프린트가 들어간 티셔츠는 37만원, Off-White™.최근 행보는 새로운 모습을 열심히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여요. 첫 번째 정규 앨범은 어떤 이야기가 될까요 그냥 저를 가두지 않으려고요. 특별히 변신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힘들어도 행복한 날과 고마운 날은 있는데, ‘우원재는 우울해, 어두운 걸 잘해’라는 평에 갇혀 밝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지 않는 게 멋없더라고요. ‘척’하는 거잖아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는 앨범은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했는데 ‘아, 난 뻔한 건 안 해’ 하는 것도 결국 멋없긴 마찬가지더라고요. 기분 좋게 작업했는데, 들었을 때도 새로운 음악만 남았어요. AOMG의 일원이 된 걸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겠죠. ‘셀럽’으로서 누리게 된 것들 중 음악적 작업 환경이 나아진 걸 제외하고 어떤 게 제일 재밌나요  옷이요. 패션을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갈망이 어릴 때부터 있었어요. 당장 음악을 열심히 할 시간도 모자란데, 좀 막막한 바람이었죠. 지금은 스타일리스트 요한 형이 ‘인강’ 선생님처럼 요약 정리를 해줘요. 스타일도 문화에서 비롯된 거니까 영국의 훌리건 문화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사람들은 어떤 스타일을 입는다는 식으로 알려주는데 재미있어요. 여러 요청과 제안 속에서 일을 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단순해요. 느낌이 가는 대로,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해요. 좀 더 정확하게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을 것 같으면 해요. 그게 행복이든 돈이든. 오늘 인터뷰는 어떤 걸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나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생각이었죠. <엘르>는 팔로어도 많고 유명하니까 앨범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사진도 멋지게 나올 것 같고. 그렇게 명확하게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예요 당연히 회사에 결정을 넘길 때도 있어요. 제 딴에는 어른이라고 하지만 아직 잘 모르는 게 많으니까요. 지난해 12월에 카세트테이프로 발매한 <Stretch>의 음원을 올린 유튜브 계정 이름이 ‘따봉충’이던데 DJ 말립 형이 올렸을 거예요. 저희 둘은 복잡하게 생각하고 일을 벌이는 게 아닌데, 사람들은 저희 둘이 진지하게 어떤 비판적 의도를 갖고 했을 거라고 여기더라고요. 저도 그중 한 명이네요. 그럼 카세트테이프로 500장 한정 발매하고, 유튜브에 10분이 넘는 뮤직비디오를 올리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만든 것에도 의도가 없나요 혼자만의 이유인데, 방송을 통해 지름길을 탄 입장에서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이 문화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수많은 프로듀서와 DJ, 래퍼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문화를 알리고, TV를 통해 힙합을 접한 분들에게 서브컬처로서 힙합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달까요. 방송, 음원, 뮤직비디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나름 중요한 시기에 그런 앨범을 낸 가장 큰 이유는 그거예요. 내가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는 걸 알리고 싶다. 그런데 이렇게 구구절절 쓰는 순간 구려지니까(웃음). 멋이 중요하군요(웃음). 사람들과 상황을 많이 이해하려는 것처럼 보여요.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사람들이 당신에게 답이나 공감을 기대하는 편인가요 고향 친구들은 저를 만나면 고민거리를 꼭 이야기하죠. 다 비슷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준비가 덜 된 채로 어른이 돼버렸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감정이죠. 저도 진짜 평범한 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되게 슬프고 힘들었던 게 딱 스무 살 때부터였어요. 왜 하루, 1년 차이로 갑자기 어른이라고 할까. 그동안은 교복 입고 유형 문제집을 풀었는데 갑자기 주체적으로 살라고 하는 게 뜬금없는 거예요.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지금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가사나 표현을 받아들이고 영향을 받죠 그래서 조심스러워요. 자기 객관화도 많이 하려고 하고, 죄책감도 곧잘 갖는 편이라서요. 누군가 제 말을 믿고 어떤 결정을 했는데 그게 그 사람 인생에 도움이 안 될 수 있잖아요. 그걸 알게 되면 너무 괴로울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쓴 가사를 좋아해 주는 게 언제나 가장 뿌듯하고, 힘이 돼요. 레터링 디테일의 후디드 점퍼는 가격 미정, Valentino. 실버 포켓이 달린 슬리브리스 톱은 15만9천원, 0608Wear. 드롭형 이어링은 가격 미정, Chrome Hearts.플리스 소재의 재킷은 94만8천원, South2 West8 by 8Division. 오리지널 밀리터리 점프수트는 32만원, Arc1hive. 그래픽 티셔츠, 레더 챕스,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스스로 위로를 받는 문장이 있다면요 원래 문장을 되새기는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는 말을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아, 너무 잘하고 있어서 이렇게 힘든가 보다’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려는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어요. 더 나아지기 위해 힘든 건 당연한 거니까. ‘우울을 전시한다’는 표현이 있더군요. 우울을 특별한 감수성처럼 과시한다는 맥락에서 하는 말이죠. 이런 평가에 대해 신경을 아예 안 쓰기는 힘들 것 같은데 그 전시가 ‘전시회’ 할 때 전시의 의미라면, 랩으로 우울함을 토로하는 것만 왜 유독 과시적이라고 생각하는지 좀 궁금하긴 해요. 어머니가 시집을 좋아하셔서 저도 많이 읽는데, 시는 훨씬 노골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이 많거든요. 어떤 발라드 가사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거부감을 가질까. 저는 ‘우울을 전시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좀 솔직해져야 할 것 같아요. 그냥 ‘난 우울한 건 꼴 보기 싫다. 그래서 쟤 싫어’라고 하면 돼요. 그럴싸한 표현으로 다른 사람이 예술을 하는 방식을 건드리지 말고요. 지금도 (우울증)약은 계속 먹고 있나요 네, 그렇죠. 고민이 많으면 도망가는 편이라고 했는데 제 유일한 단점이 카톡 연락이 잘 안 된다는 거예요. 유일한 단점인가요(웃음) 그런데 정말 거기에서 모든 게 시작해요. 모나게 굴거나 비뚤어진 편이 아니라 일상적인 관계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는데, 고민이 생기면 잠수를 타고 연락해도 안 받거든요. 사회적으로 절대 무시하면 안 되는 분들도 있는데 그 연락도 마찬가지예요. 후회도 돼고, 그것 때문에 잃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요. 나아질 것 같나요 요즘 나는 대체 왜 이럴까, 그 생각 중이에요. 노력해야 돼요. 멘탈이 더 안정돼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1년 반 전, 프로그램 지원 동기를 쓸 때 유명해지고 싶다고 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나요 충분히 이뤘어요. 지금 받는 환호가 정말 감사하고요. 그런데 옆에서 재범이 형, 기석이(사이먼 도미닉) 형이 공연하는 것을 보면 더 열심히 해서 더 큰 환호를 받고 싶다는 욕심이 자연스럽게 들어요.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하네요 정말 제 결핍을 채워주고, 위로해 주는 부분이 역할 분담되어 있는 것 같아요. AOMG에 들어오기 전에도 코드 쿤스트 형 집에서 살다시피 했거든요. 항상 제가 힘들 때 한 발 더 뻗을 수 있게 해준 사람이 정말 많아요. 그럼 앨범이 나온 날, 저녁에 음원이 공개되고 나면 뭘 하고 싶나요. 의미 있는 날인데 솔직히 말하면 댓글을 보고 있을 것 같아요. 저 댓글 진짜 많이  보거든요. 연말에는요 행사를 하겠죠. 그리고 형들하고 술 마시고 싶어요. 특히 기석이 형이랑. 그냥 특별한 건 이제 됐으니까 누구하고든 놀고 싶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