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고 싶은 풍경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편안한 자세로 바라본 풍경이 오래 남는다. 의자에 파묻혀 앉는 순간의 모습을 포착했다::풍경, 의자, 자세, 모습, 깊은못, 라스트페이지, 을지로, 한남동, 사운즈 한남, 갤러리, 카페 세줄, 라이프, 라이프 스타일, 엘르, elle.co.kr:: | 풍경,의자,자세,모습,깊은못

깊은못 @deepmot을지로 뉴트로 카페의 선봉장에 선 깊은못은 태생부터 사색을 위한 공간이다. 과거를 그대로 재활용한 공간의 모퉁이마다 놓인 의자들은 일반 가정집에 있던 것들을 공수해 온 것. 맨 위층, 테이블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협소한 공간에도 어김없이 이관호 대표 집에서 업어온 안락의자가 지붕 아래 흔들거린다. 공예 작업실을 운영하던 권가인 대표가 여행을 다니며 모은 소품과 친구들이 만든 도자기를 소중히 진열한 자개장도 근사한 눈요깃거리. 시 짓기 모임을 하던 중 떠올린 깊은못이라는 이름처럼 두 대표가 손님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다. 가장 안락한 자리에 앉아 깊숙한 생각을 들춰내는 것.라스트페이지 @thelastpage.hannam한남동을 북적이게 만든 장본인 사운즈 한남. 그 꼭대기 층에 책의 마지막 장처럼 최후의 안식처가 될 라운지 바 라스트페이지가 있다. 끝없이 상승해 있는 박공지붕과 무게감 있는 암막 커튼을 따라 한 바퀴를 훅 훑고 나면 이제는 자리를 잡아야 할 때. 몸의 굴곡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곡선형 의자도 좋고, 좀 더 흐트러진 자세로 삼사오오 기댈 수 있는 가죽 소파도 좋다. 어디에 앉든, 천장부터 바닥까지 빈틈없이 설치된 달리의 하이엔드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이 온몸을 기분 좋게 휘감아줄 테니까. 시인 존 키츠가 행복의 조건으로 꼽은 책과 와인, 음악에 라스트페이지는 커다란 식물까지 더했다. 테이블마다 놓인 화분들이 낮에는 생기를 더하고 밤에는 정취를 더한다.카페 세줄 @cafe_sejul무려 20년째 평창동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갤러리 세줄. 바로 위층에 들어선 카페 세줄은 자연스럽게 갤러리 속의 갤러리가 됐다. 작가와 관객, 작품이 공간을 만들어간다는 이름을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으니까. 매달 조금씩 달라지는 공간에서 현재 감상할 수 있는 건 최정윤 작가의 설치 미술과 문평 작가의 작품 두 점이다. 거기에 통창을 프레임 삼아 감상할 수 있는 북한산과 도봉산의 겨울 정취까지도. 이쯤 되면 작품 사이에 놓인 빨갛고 노란 소파까지 전시물인지 묻게 되는 건 방문객의 잘못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