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몸매를 가진 성숙한 리얼 우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이제 디자이너들은 모델들에게 살을 빼라고 강요하는 대신, 마음껏 먹으라고 다독이고 있다. 이쑤시개 같은 모델들이 점차 사라지고 건강한 혈색과 굴곡진 몸매를 가진 성숙한 리얼 우먼들이 런웨이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미란다 커,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데이지로,픽시 겔도프,시크한,엣지있는,화려한,파티,행사,모임,클럽,데이트,일상,외출,엘르,엘르걸,엣진,elle.co.kr:: | ::미란다 커,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데이지로,픽시 겔도프,시크한

all sizes, shapes and ages 2월 14일 오후 7시 56분경 뉴욕의 아모니 홀에는 쇼가 곧 시작되니 자리에 앉아달라는 굵은 음성이 울려 퍼졌고, 잠깐의 암전 후 고요해진 무대에 보테가 베네타 수트를 말끔히 차려입은(Wow! 드디어 우스꽝스러운 스커트를 입는 것을 포기했다!) 마크 제이콥스와 그의 파트너인 로버트 더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걸어나왔다. 사이좋은 그 듀오가 무대에 설치된 거대한 박스를 덮고 있는 갈색 천을 걷어 내자 6열 횡대로 서 있는 56명 모델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의 사운드트랙이 쇼장 안에 흘러나오자 박스 안에 인형처럼 서 있던 제이콥스 걸들이 차례로 워킹을 시작했다. 프레야 베하, 카시아 스트러스 같은 노련한 모델들이 간간이 보였지만 대부분은 눈에 익지 않은 뉴커머들이었다. 그중에는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의 스타일리스트인 카미유 비덜트 워딩턴과 수잔 디킨, 그리고 뉴욕 스트리트에서 픽업한 두 명의 쿨 걸들이 섞여 있었다. “이번 컬렉션은 패션이 아닌,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것이 바로 쇼에 리얼 걸들을 등장시키는 이유입니다.” 마크 제이콥스는 쇼 시작 전 백스테이지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그가 고심한 다양한 여성상에 대한 캐스팅은 한 달 후 파리에서 열린 루이 비통 컬렉션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플레어 드레스를 입은 X라인의 레티시아 카스타를 시작으로 바 레파엘리, 노미 누아르, 엘 맥퍼슨같이 마르지 않은 몸매 때문에 오랫동안 패션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왕년의 모델들과 캐롤리나 쿠르코바, 아드리아나 리마, 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와 같이 출산과 동시에 돌아온 관능적인 마마 모델들, 커비한 라라 스톤과 캐서린 맥닐, 유일하게 루이 비통 쇼에만 선 스키니한 릴리 도날슨 등 다양한 연령대와 사이즈, 보디 셰이프를 가진 모델들을 한자리에 불러들였다. “디자이너들은 언제나 여성들을 위한 컬렉션을 만들었다고 말해요. 하지만 캣워크에는 스무 살 미만의 마르고 어린 모델들로 가득하죠.” 이어 마크 제이콥스는 “나는 좀 더 폭넓은 연령대와 다양한 보디 사이즈와 셰이프를 원했어요. 루이 비통의 스타일리스트인 케이티 그랜드와 나는 고저스한 여성들을 캐스팅하기 시작했죠. 근사한 메이크업을 하고, 드레스업하는 것을 즐기는 것에 대해 행복해하는 여성들 말이에요.” 며칠 뒤 마크는 이번 캐스팅에 대해 정확히 말해 나이와 사이즈에 포커스를 맞췄다기보다는 ‘비통스러운(Vuitton-Like)’ 아이코닉한 여성상에 대한 기준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캐스팅이 이쑤시개처럼 마른 모델 일색이던 런웨이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그는 로제 바딤 감독이 제작한 1956년도 영화 의 헤로인 브리짓 바르도에게서 영감을 받은 글래머러스 클래식 룩을 선보였다. 스쿱넥 코르셋 톱은 탐스럽게 익은 과일 같은 풍만한 가슴을 더욱 돋보이게 했고, 선드레스처럼 퍼지는 낭만적이고 볼류믹한 풀 스커트 실루엣은 살집이 풍성하게 오른 히프 라인을 연상케 했는데 비통 걸들은(깡마르고 어린 모델조차!) 브리짓 바르도와 도리스 데이의 그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았다. 특히 넘실거리는 볼륨감을 가진 육감적인 몸매와 블론드 헤어, 살짝 벌어진 치아까지 브리짓 바르도와 꼭 닮은 모델 라라 스톤은 마크가 말하고자 한 컬렉션 테마 그 자체였다. 00 사이즈로도 만족하지 못해 마이너스 사이즈까지 만들어내고, 과도한 다이어트로 모델이 사망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던 패션계에서 4사이즈를 입는 라라 스톤의 선전(수많은 캠페인을 휩쓸고 모델스닷컴 1위에 등극했다!)은 변화를 의미했다. “나는 운이 좋은 모델이에요. 이제는 그 어떤 디자이너도 내가 살을 빼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몇 년 전만 해도 쇼에 서거나 촬영하기에는 너무 뚱뚱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며 거부당해 일을 그만두려고 했다는 라라 스톤. 칼 라거펠트는 그녀에게 “굴곡진 몸매를 트렌드로 만들었고 그로 인해 새로운 페미니티를 발견하게 한다”고 극찬했다. 모델 코코 로샤 또한 자신은 살을 빼야 한다는 디자이너들의 요구에 더 이상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1 빅토리아 시크릿의 간판 스타 미란다 커와 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 womanly variety casting 스키니한 라인에 극도로 집착하던 패션 월드는 2010 F/W 패션 위크를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모델 캐스팅에 다양성이라는 옵션을 열어둔 것은 비단 마크 제이콥스뿐만이 아니다. 런던 패션 위크의 신진 디자이너인 마크 패스트는 14-16 사이즈를 입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두 명을 런웨이에 올렸고,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는 다양한 인종의 모델을 캐스팅했다. 총 43벌의 룩을 런웨이에 내보냈는데, 그중 16벌의 룩을 백인 모델이 아닌 흑인 모델과 아시안 모델에게 입혔다. “이것은 습관과도 같아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근사한 행동이라고 말하면 대중은 이것을 금세 받아들이죠.” 그런가 하면 ‘Bony Babes are Out-Curvy is in’같은 슬로건을 내걸며 커비 모델들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기 시작한 밀란 패션 위크(특히 프라다!)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였다. 매 시즌 파격적인 모델 라인업을 보여주는 미우치아 프라다는 너무 마른 모델들을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암고양이같이 요염하고 육감적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엔젤들(커비하다고는 하지만 사실 일반인보다는 턱없이 말랐다.)을 캣워크에 올렸다. 올랜도 블룸의 사랑스러운 연인 미란다 커(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발렌시아가 컬렉션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 다우첸 크루스, 이사벨라 폰타나는 섹시한 란제리 대신 둥글게 부푼 원피스와 케이블 니트 니삭스를 매치한 레트로 스타일의 프라다 걸이 되어 런웨이에 올랐다. 와의 인터뷰에서 미우치아 프라다는 “클래식하고 노멀한 옷들이죠. 내가 1990년대에 보여주었던 실루엣이에요. 이번 모델 캐스팅은 여성스러운 디자인에 대한 투영과도 같아요”라고 말했다. 히스토리컬한 이탈리아 브랜드에 입성한 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는 무대를 나는 듯한 30초간의 런웨이 워킹이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실시간으로 트위팅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CFDA는 모델들의 체중, 나이 논란과 샘플 사이즈를 포함한 패션 인더스트리의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논의 중에 있어요. 프라다 쇼에 서서 너무 행복하고, 건강한 룩킹을 가진 모델들이 런웨이에 서게 된 것이 기분 좋아요. 보시다시피 패션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다우첸은 프라다 백스테이지에서 몹시 흥분돼 신나게 인터뷰했다. 란제리 천사들은 자일스 디컨의 쇼에서도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냈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 알렉산드라 앰브로시오, 캐롤리나 쿠르코바와 함께 1990년대를 풍미하던 슈퍼모델 카르멘 카스와 안젤라 린드발까지 가세해 모델들의 평균연령을 높였다. 이렇게 통통하고 생기 넘치는 여성이 이슈가 된 것은 런웨이뿐만이 아니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가장 많은 모습을 드러낸 섭외 1순위 셀렙은 새로운 미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풍만한 몸매의 소유자, 베스 디토였으니까. 또한 지금 세계에서 가장 핫한 소녀들로 추앙받고 있는 데이지 로와 픽시 겔도프(이 런던 쿨걸들은 마크 제이콥스 사단이 되어 루이 비통 프런트 로에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전형적인 말라깽이들이 아니지 않나! 1 최근 신설된 이탈리아 블랙 페이지. health matters: weight and wellness 지난달 말, 위에서 다우첸이 언급한 건강한 패션 월드를 위한 패널 포럼이 열렸는데, 이를 위해 각 분야의 대표인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와 미국 편집장 안나 윈투어,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보스턴에 모였다. 이 토론회에서 코어스는 모델들의 나이 제한을 열여섯 살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어린 모델들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식이 장애를 가진 마른 모델들은 쇼장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런가 하면 나탈리아는 모델 일을 하며 아주 마른 몸매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위의 압박과 스트레스 때문에 거식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안나 윈투어는 “와 독자들 모두 건강한 소녀들이 책에 실리길 바라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에게 옷을 입히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요. 그 이유는 디자이너들이 0 혹은 00 사이즈 쇼 피스 샘플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라고 이야기하며 디자이너들이 제작하는 샘플 사이즈 또한 스키니한 몸매에 초점이 맞춰진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패션 인더스트리는 어린 소녀들이 아닌 성인 여성들에게 이목을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의 옷을 살 능력이 있는 플러스 사이즈의 여성들 말이죠. 정상적인 체중을 가진 모델들을 고용하면서 디자이너들의 샘플 사이즈가 현실에 맞춰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이클 코어스의 말처럼 패션계는 기괴할 만큼 비정상적인 트렌드에서 벗어나 점차 정상 궤도로 진입해가고 있는 듯하다. 패션 저널리스트 사이트 ‘더 이미지스트’에서는 획일화된 모습의 젓가락 같은 모델들이 캠페인을 장식하거나 런웨이에 서는 시대는 끝났다고 외치는 패션 하우스가 모델 메이커들에게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울트라 인디비주얼 걸’이라고 코멘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선보일 2010 F/W 지방시 캠페인과 이탈리아 홈페이지에 신설된 보그 블랙, 보그 커비 페이지가 이러한 현상에 힌트가 되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패션을 이끄는 미우치아 여사와 Mr. 제이콥스가 패션계를 활활 타오르게 할 혁명의 불꽃을 당겼으니 다른 디자인 하우스들은 자연스레 대세에 순응하는 열차에 살포시 몸을 실을 것이다. 이제 리얼 셰이프와 사이즈를 가진 리얼 우먼들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 1 루이 비통 프런트를 차지한 데이지로&픽시 겔도프.2 원숙미를 보여준 루이 비통의 로지 언팅턴 휘틀리&엘 맥퍼슨 &제스카 스탬.3 마크 제이콥스 스타일리스트 카미유 비덜트 워딩턴.4 2010 F/W 루이 비통 캐스팅보드.*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5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