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 WAVES486(사랑해) 삐삐를 치고, PC 통신으로 모니터 속의 타인에게 접속하던 ‘X세대’ 시절. 90년대는 세기말을 목전에 두고 패션과 거리, 음악 등이 한데 믹스되어 자유분방한 문화 현상을 만들어 냈다. 90년대를 호령한 힙합 뮤직의 영향으로 힙합계의 거물인 제이지와 퍼프 대디 등이 즐겨 입던 스타일은 거리를 서서히 잠식하면서 패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엑스 라지 사이즈의 옷으로 잔뜩 덩치를 키우더니 허리 밑으로 낮게 내려 입는, 일명 ‘똥싼바지’는 속옷의 밴드가 ‘반드시’ 보이도록 연출했다. 거리를 쓸고 다니는 헐렁헐렁한 옷차림에 힙합의 과시적인 풍조가 더해져 브랜드 로고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패션 열풍도 불었다. 전형적인 미학을 깨는 거침없고 반항적인 에너지의 발산은 ‘멋’이 돼 박수를 받았다. 거리에서 하이패션 영역으로 진입한 스트리트 열풍은 바로 이 시절을 떠올리게 해 90년대를 만끽한 세대에게는 젊은 시절의 회상을,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전 세계에 틴팝 열풍을 일으킨 TLC와 스파이스 걸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애용하던 ‘배꼽티’와 반항적인 데님 역시 X세대의 패션을 정의하는 스타일. 90년대 시절 옹알이를 하던 세대들은 보지도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데스티니스 차일드처럼 오버올 단추를 풀어 내려 입던 멋쟁이 언니 오빠들이 지금 ‘쿨’하다고 정의하는 것들을 가지고 논 주역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