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a Callas 1959마리아 칼라스가 아이들와일드(Idlewild) 공항의 활주로를 걷고 있다. 그녀는 아메리칸 오페라 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빈첸초 벨리니의 오페라 <해적 Il Pirata>을 공연하기 위해 지금 막 미국 땅을 밟은 참이다. 절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그녀에게 열광했다. 이 사진이 촬영된 1959년은 마리아 칼라스라는 꽃이 그야말로 활짝 피어난 시기. 만개한 꽃과 함께 위풍당당 걷고 있는 작은 친구는 토이(Toy)라는 이름의 반려견이다. 마리아 칼라스는 특히 푸들을 사랑했다. 토이뿐 아니라 티(Tea), 픽시(Pixie), 제다(Djeddas) 등 여러 마리의 푸들과 함께 살았고, 유럽 전역과 미국을 오가는 순회 일정에도 늘 동행했다.Marilyn Monroe 1957“개는 절대로 나를 물지 않아요. 사람들이 물죠(Dogs never bite me. Just humans)”라는 말을 남긴 마릴린 먼로.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녀의 곁에는 늘 반려견이 있었다. 그녀가 롱 아일랜드의 집 마당에서 휴고라는 이름의 바셋 하운드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흰색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영화 <7년 만의 외출>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지하철 환풍구 위에 서서 흩날리는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던 그 유명한 장면. 하지만 그 속에서 관능적인 모습보다 더 빛나는 건 사진 속의 그녀다. 헝클어진 머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충실한 친구 곁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맨 얼굴의 그녀.Grace Kelly 19621956년 4월 18일, 그레이스 켈리가 배를 타고 모나코에 도착했다. 뱃머리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품에 안겨 있었던 건 검은색 푸들, 올리버였다. 올리버는 영화 <나는 결백하다>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캐리 그랜트와 그의 아내가 준비한 결혼 축하 선물이었다. 고국을 떠나는 그녀를 위한 이별 선물이기도 했다. 이후 올리버는 그레이스 켈리의 가장 좋은 친구, 타국에서 외로움을 달래주는 벗이 되었다. 1962년 가을, 페이즐리 패턴의 재킷 앙상블에 미드 힐을 신은 우아한 옷차림의 모습이 포착됐다. 장남 앨버트와 차녀 캐롤라인과 함께 유치원에 도착한 그녀. 그 곁은 어김없이 올리버가 지키고 있었다.Audrey Hepburn 1961“그녀가 가장 행복해 했던 순간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우상시하는 유명인으로서가 아니었어요. 집에서 화장도 하지 않은 채 개와 꽃에 둘러싸여 깔깔대거나 영화를 보러 갈 때였죠.” 오드리 헵번의 가까운 친구였던 도리스 브리너(배우 율 브리너의 아내)의 말처럼, 그녀 곁에는 언제나 반려견이 있었다. 두 마리의 코커스패니얼과 한 마리의 요크셔테리어를 키웠고, 그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여러 마리의 잭 러셀 테리어와 함께 살았다. 그녀는 반려견을 위한 사료와 간식을 직접 만들었고, 그들을 데리고 영화 촬영장을 찾곤 했다. 또 자신의 반려견에게 다소 엉뚱한 이름을 지어주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사진 속 요크셔테리어의 이름은 미스터 페이머스(Mr. Famous). 우리말로는 ‘유명해 씨’쯤 되려나?Alain Delon 1976‘알랭 들롱 같다’는 말이 ‘잘생겼다’는 말을 대신해 사용되던 때가 있었다. 알랭 들롱이 ‘아랑 드롱’으로 발음되던 시절. 기품 있고 선량한 외모라기보다 어딘가 차갑고 퇴폐적인 매력을 가진 이 남자는 주로 하류 인생을 연기하며 전에 없던 캐릭터를 창조했고, 20세기를 대표하는 옴므파탈이 됐다. 1976년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 날, 알랭 들롱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의 41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날. 자기 몸집만 한 대형견을 어깨에 올리고 말갛게 웃는 얼굴은 스릴러영화에서 보여주던 날선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의 반려견의 이름은 마뉘(Manu). 1967년 영화 <대모험>에서 알랭 들롱이 맡았던 배역의 이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