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크로퍼드가 지난 2010년 인터뷰에서 딸의 이름을 언급했을 때, 카이아는 겨우 여섯 살이었다. “제 딸은 놀랄 정도로 저와 닮았어요. 제 판박이라 할 수 있죠! 서로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 찾으려면 한참 생각해야 해요.” 이 작고 어리던 ‘미니미’가 어느새 175cm의 숙녀로 자라, 현재는 새로운 세대를 이끄는 라이징 스타로 거듭났다. ‘살아 있는 바비인형’으로 불릴 만큼 완벽한 비율의 그녀를 보면 묘한 느낌마저 든다. 그저 우리와 다른 종족이라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판타지가 펼쳐질 것 같달까. 주위를 돌아보면 곳곳에 카이아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불과 한 시즌 만에 카이아는 굵직한 패션 하우스의 런웨이를 거쳐 단숨에 ‘톱 모델 50’으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런던과 파리, 뉴욕과 밀란(엄마 신디와 함께 베르사체 런웨이에 섰다)뿐 아니라 샤넬, 발렌티노, 펜디, 생 로랑, 오메가 등 광고 캠페인을 휩쓸며 지칠 줄 모르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카이아의 인스타그램 피드엔 패션 월드의 화려한 파티부터 따라 입고 싶은 데일리 스타일, 그녀의 셀럽 친구와 가족까지 등장해 360만 팔로어를 즐겁게 만든다. 카이아의 인스타그램을 훑던 중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기를 통해 뉴욕에 있는 그녀와 짧지만 인상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열 살에 처음 광고에 등장했고, 이제 열일곱 살이 됐네요. 오랜 시간 동안 카메라에 익숙해 있어서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광고를 처음 찍었던 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깨우칠 수 있고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다양한 경험에 몸담을 수 있었죠.
틴에이저로서 일상과 일을 병행하는 게 힘들진 않나요 아무래도 어리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일상을 아예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일터에서는 완전히 일에만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런 다음 집에 와서 평범한 아이로 돌아가죠.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에요.
진짜 ‘평범한 아이’로 돌아갈 수 있는지 궁금해요 그럼요. 평범하다는 건,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말하는 거니까요. 가능하면 두 삶을 분리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지금까지 커리어 중에서 가장 최악의 일이 있다면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굳이 꼽으라면 녹초가 될 정도로 지칠 때가 있다는 거죠. 하지만 현재는 일이 정말 즐겁고 고맙기 때문에 아직까진 나쁜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일할 때 함께하는 멤버가 따로 있나요 네, 거의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해요. 똑같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니 함께 작업할수록 가족 같은 느낌이 강해지죠. 매일 보는 사람들이니까요. 마치 점점 더 돈독해지는 커뮤니티 같아요. 그래서인지 최근엔 모두 든든한 보호자처럼 느껴져요. 서로에게 영감과 에너지를 주는 매력적인 사람들이라 즐거운 건 당연하고요.
공부를 마친 상태인가요 아니요, 아직이요. 공부는 저의 또 다른 우선순위예요. 학교와 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법을 배워가고 있어요.
신디 크로퍼드의 딸이라는 사실이 어려울 때도 종종 있겠죠 엄마를 많이 사랑해요. 정말이지 베스트 프렌드라 할 수 있죠. 제게 엄마는 결코 ‘신디 크로퍼드’인 적이 없었고, 항상 ‘엄마’예요. 일과 가정을 잘 분리하시거든요. 지금껏 엄마를 한 번도 다르게 생각해 본 적 없을 정도로요. 하지만 최근 엄마와 함께 일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녀가 ‘톱 모델 신디 크로퍼드’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곤 해요. 무척 자랑스러운 순간이죠.
모델로서 ‘배경’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요 인정해요. 아직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덕분에 패션계는 제게 낯선 곳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제 성장 배경이 패션이라는 땅에 뿌리를 내리는 데 큰 도움을 줬다는 건 부정할 수 없어요.
패션 모델을 꿈꾸는 틴에이저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세요! 물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진 후에 말이죠. 기회는 항상 그곳에 있기에 원한다면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으니까요. 단, 뭐든 너무 급하게 돌진하는 건 금물!
카이아 거버의 퍼스널 스타일이 궁금해요 톰보이 스타일을 사랑해요. 가장 좋아하는 블랙 컬러 아이템을 많이 입어요.
최근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했는데, 디자인 경험이 있나요 디자인이라기보다 어릴 적에 엄마 옷장을 뒤지며 다양한 옷을 직접 입어보곤 했어요. 엄마의 하이힐을 신고 집 안을 뛰어다닐 정도였어요(웃음). 가끔 엄마가 외출 준비하는 걸 앉아서 구경하기도 했죠. 그때부터 패션과 의상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을까요 이번 스케줄이 끝나면 일단 집으로 돌아가 마음껏 쉴 계획이에요. 휴식을 취하고 수영도 하면서 서머 시즌을 즐기려고요.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행복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