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스웨덴의 전설적인 그룹 ‘아바’의 명곡들로 채운 뮤지컬영화 <맘마미아!2>의 예고편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을 즈음 볼보의 ‘더 뉴 XC40’이 국내에 출시됐다. XC40은 왜건과 SUV 전문가로 정평이 난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가 처음 선보인 콤팩트 SUV다. 잘 만든 것을 작게 만드는 과정은 고되고 수고로운 일이지만, 오히려 볼보가 지향하는 북유럽 특유의 간결함과 기능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XC40에 탔을 때 대단히 놀라운 점은 뛰어난 공간 활용이었다. 도어 포켓은 노트북과 <엘르> 한 권을 함께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앞 좌석 시트 밑에는 생각지도 못한 서랍을 마련했고, 조수석의 글러브 박스에는 쇼핑백을 걸 수 있는 접이식 고리를 설치했다. 무선 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 트레이는 차에 충전기가 없어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보통 차를 선택할 때 디자인과 성능,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데 운전하면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건 수납공간이에요. 평소 자동차 스마트 키만 챙겨 외출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XC40은 사소하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신경 썼어요.” 차에 동석한 김미구 디지털 디렉터가 부지런히 수납공간을 채우며 말했다. 우리의 시선을 끈 요소는 차 밖에도 있었다. 눈앞에 있는 XC40은 도회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풍겼다. 볼보의 디자인은 대체로 고루하다는 평가는 옛말이 된 듯하다. XC40은 상위 SUV 모델의 외관을 따르면서 부분적으로 젊고 경쾌한 무드를 띤다. 유려하고 간결한 선으로 율동적인 조형미를 표현했고, 볼보의 디자인 아이콘이자 ‘토르의 망치’라 부르는 T자형 헤드램프는 눈썹을 치켜들 듯 가파르게 다듬어 날렵함을 강조했다. XC40의 광고 모델이 정해인이란 사실을 기억해 내지 않더라도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콤팩트 SUV의 관성이 짐작됐다. 달리는 느낌도 첫인상과 흡사했다. SUV 특유의 묵직함을 예상했지만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움직였고, 차체도 지체 없이 반응했다. 도심을 빠져나와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싣자 차는 경쾌하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SUV는 운전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당혹스러울 정도로 주행감이 가벼워요. 실내 디자인이 심플해 전방 시야가 더욱 넓게 느껴지고, 주행 계기반에 내비게이션 화면이 표시돼 운전하기 편해요.” 어느 정도 XC40에 익숙해졌는지 김미구 디렉터가 긴장한 기색 없이 말했다. 사실 ‘세련된 감각’ ‘부드러운 주행감’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SUV는 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 틈새에서 XC40이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는 역시 믿음직한 안전 사양이다. 훌륭한 와인처럼 오랫동안 잘 숙성된 자동차 안전 기술은 볼보의 철학이자 자존심이다. XC40은 볼보의 상위 모델이 지닌 지능형 안전 시스템을 그대로 탑재해 안전 주행에 최선을 다한다. 충돌을 감지하거나 차선 이탈 상황에서 차량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 사고 위험을 줄이고,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실제로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 의도치 않게 차선을 벗어나려 하자 스티어링 휠이 꽉 조여지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이 정도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 사양이다.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돌발상황이 상존하는 도로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는 차가 있다면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지 않을까? 게다가 과하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이라면,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것이다. 그럼 객관적 완성도는? 볼보 XC40의 자질은 이 모든 조건에 방점을 찍는다.
볼보 더 뉴 XC40의 리뷰 영상은 <엘르> SNS 및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