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매카트니의 개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에코 패션의 선구자로 알려진 스텔라 매카트니가 다시 한 번 패션계의 개혁을 외친다::스텔라매카트니,에코,에코패션,페이크퍼,모피,패션업계,화이트리본,캠페인,페미니스트,엘르,elle.co.kr:: | 스텔라매카트니,에코,에코패션,페이크퍼,모피

얼마 전부터 여성복과 남성복을 함께 런웨이에 올리고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지난 두 시즌 동안 남성복은 따로 쇼에 올렸어요. 각각의 컬렉션을 두 번이나 치르고 나니 이제는 여자 옷과 남자 옷을 함께 올리는 게 자연스럽게 여겨지더라고요. 피팅할 때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들이 “나는 이 재킷이 좋아” “이 셔츠를 입고 싶어!”라면서 서로의 옷을 입고 탐내기도 하죠.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구분 짓는 것은 스텔라 매카트니의 브랜드 정신에 어울리지 않아요. 보이프렌드 재킷은 제 브랜드의 시작이고, 저 역시 남성복 정장을 종종 사 입으니까요. 중요한 건 테일러링에 근간을 둔 스텔라 매카트니의 정신을 공유하는 거죠. 어머니 린다 매카트니는 남성복 같은 정장을 입은 최초의 여성 중 한 명이기도 하죠. 그런 모습이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을까요 꽤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부모님의 스타일은 아주 대조적이었는데, 돌이켜보면 이게 제 디자인의 토대가 된 것 같아요. 어머니의 옷장이 남성복 테일러링 기법으로 완성된 맞춤 정장으로 가득했다면, 무대에 선 아버지는 장식이 많은 화려한 의상을 즐겨 입었죠. 특히 70년대의 아버지 사진을 보면 재질이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옷을 많이 입고 있어요. 그런 아버지를 보며 남성들 역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던 여성성과 남성성을 결합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제 일이 됐죠.  스텔라 매카트니는 윤리적 패션의 최전방에 선 브랜드죠. 패션 업계가 당신의 뒤를 따르고 있는 것 같나요 과거에 비하면요. 예전에는 제 신념을 대놓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윤리적 디자인을 한다는 것만큼은 타협할 수 없었어요. 지금 세대는 삶의 모든 방면에서 투명성을 요구해요. 그만큼 높은 수준의 헌신과 실천을 요구하죠. 얼마나 많은 동물이 죽어가는지 그리고 그것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브랜드 초기부터 패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해 온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희망적인 건 이제 대부분의 패션 하우스가 이 문제에 대해 각성하고 있다는 거죠. 패션 윤리는 더 이상 낯선 이슈가 아니에요. 어쩌면 우리는 더 나은 방식으로 재료를 공급받고, 옷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또 어쩌면 더 많은 것을 해명하고 책임져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역시 발전적인 일이죠. 지금 여기 오기까지 왜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요 패션 업계는 동물 가죽과 퍼, 액세서리로 많은 돈을 벌기 때문이죠. 패션 산업은 많은 부분을 죽은 동물에 빚지고 있어요.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기에 의문을 갖지도,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죠.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제 브랜드를 좋아하고 제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계속 윤리의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매일 밤 죄책감 없이 잠들 수 있도록 제 신념을 실천하는 것, 그게 바로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예요. 부디 다음 세대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따지길 바라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요”라는 말뿐 아니라 “당신이 패션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들에 감사해요”라는 말을 디자이너에게 할 수 있는 세상이 오는 거죠.가죽, 모피, 깃털 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당신에게는 여전히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도전인가요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는 기술자들 그리고 건축가들과 일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요. 패션 산업이 구축한 막대한 유산을 존경하지만 사용하는 자원의 개수를 보면 나태하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에너지뿐 아니라 물, 플라스틱 사용에 관해서도 모든 과정을 다시 생각해야 해요. 이렇게 많은 물을 사용할 필요도, 그토록 많은 동물을 죽일 필요도 없거든요. 예를 들어 이번에 선보인 신상 스니커즈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요. 개발하는 데 2년이나 걸렸지만 정말 획기적이고 근사한 일이죠. 모피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른 디자이너들의 선언을 들을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 당신은 이미 10년 전에 한 일이죠 동물을 죽이는 건 야만적이고 불필요한 일이에요. 우리가 만든 신발이 스웨이드 소재인지 아닌지, 가방에 진짜 가죽을 사용한 건지 더 이상 눈으로 식별하기란 어려워요.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창의적이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저는 이 싸움을 하고 있는 저와 제 팀이 매우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을 보며 희망을 갖죠. 물론 할 일은 여전히 산더미 같아요. 모피 산업은 정말 강력하니까요. 환경뿐 아니라 화이트 리본(White Ribbon) 캠페인 같은 여성 폭력 근절 운동 역시 오랫동안 지원하고 있어요. 여성들의 목소리가 부각되는 전 세계적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여성이자 두 딸의 엄마로서, 전 세계 여성들에게 벌어지는 일이 매우 슬프고 끔찍해요. 그런 동시에 모두 단결해서 여성의 권리를 소리 높여 말하는 지금 상황은 고무적이고 행복하죠. 이 운동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한 수십억 명의 여성이 있으니까요. 이건 남성들의 문제이기도 해요. 우리는 그들을 혐오하지 않고 포용해야 해요. 남성복을 런웨이에 같이 올린 이유 중에는 이런 의도도 있었어요. 서로의 이야기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거죠. 당신은 늘 여성의 강인함을 찬양했죠.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나요 자신을 규정하는 건 제가 할 일은 아니지만 물론 저는 페미니스트죠.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이유 역시 여성들이 뭘 원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무엇이 그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지 매일 경험하는 ‘옷’을 통해 대화하고 싶었으니까요. 그 단어가 불필요한 세상이 오길 바라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명칭을 기쁘게 받아들일게요. 정계에 진출할 계획도 있나요 패션 업계는 환경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좀 더 책임을 져야 해요. 저는 이 업계에서 제 견해를 소리 높여 주장하고 설득하는 일을 아직 마치지 못했어요. 최근 초월 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에 푹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어떤 면이 그렇게 매력적인가요 제게는 네 명의 아이가 있고, 저는 매일 출근하죠. 일상에서 자신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해요. 초월 명상은 내가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에요.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는 관문이라고 할 수 있죠. 아이들도 이 명상법을 배우고 있고, 직원들을 위한 명상 프로그램도 마련했어요.Behind the Scene“과소비로 인한 환경 파괴에 반대하고자 2017 F/W 브랜드 캠페인을 스코틀랜드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촬영했어요. 힘들고, 우울하고, 비통한 촬영이었죠. ‘패션 광고를 촬영하는 게 아니라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위한 촬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패스트 패션은 매년 수백만 벌의 옷을 태워 없애요. 끔찍한 일이죠.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