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이단아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동시대 슈퍼 패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29세 젊은 디자이너 몰리 고다드의 성공 스토리::몰리고다드,몰리,디자이너,패션디자이너,엘르,elle.co.kr:: | 몰리고다드,몰리,디자이너,패션디자이너,뉴젠

활짝 웃는 모습의 디자이너 몰리 고다드.한때 주방 테이블에서 브리티시 패션 어워드를 준비했던 몰리는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우정’을 되돌아본다. “우리 팀 사이에는 언제나 동지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몰리 고다드가 말한다. 영국 패션 산업이 독특한 이유 중 하나인 가족성을 얘기하는 중이다. 런던은 디자인 학교 졸업생, 아티스트, 사진가, 스타일리스트들이 형성한 아주 긴밀한 패션 스쿼드 역사를 갖고 있다. 80년대 센트럴 세인트 마틴 학생들은 금요일 저녁, 학교를 빠져나와 클럽에서 입을 의상을 만들며 패션에 대한 열정을 쌓곤 했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존 갈리아노가 그렇다. 또 90년대엔 절친인 케이트 모스를 비롯해 슈퍼모델 친구들과 함께 실험적 작품을 선보인 알렉산더 맥퀸이 있었다. 수십 년이 흐른 후에도 이런 정신은 조너선 샌더스, 록산다 일린칙, 에르뎀, 크리스토퍼 케인 등으로 이어진다. 고다드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니트웨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고, 케인, 카트란주와 마찬가지로 신인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뉴젠(NewGen)의 수혜자다. 덕분에 2015년 이 단체의 후원으로 첫 컬렉션을 열 수 있었다. 게다가 레이블을 론칭하기도 전에 아소스(Asos), 톱숍과 협업했다. “사업을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런던 동부의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만난 몰리가 말한다. 주방 테이블에서 일하던 첫 컬렉션 때와는 한층 진화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그녀의 방식은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녀의 스튜디오는 런던 패션위크를 불과 2주 남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샘파와 드레이크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어느 누구도 정신없이 서두르지 않는다. 몰리는 풍성한 러플을 마치 복숭아빛 구름처럼 껴안는다. “이렇게 포즈를 취할 거예요. 최고의 친구를 껴안고 있는 것처럼요.” 그녀는 친구이자 포토그래퍼인 두갈(Dougal)에게 말한다. 밖은 영상 3℃의 추운 날씨, 게다가 세 시간 넘게 촬영했음에도 몰리는 긍정적 에너지가 넘친다. 최고의 친구를 껴안고 있는 것처럼 포즈를 취한 몰리 고다드. 몰리 고다드의 아이코닉한 튤 드레스.몰리에게 친구들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분명하다. 하룻밤 데이트 비용도 안 되는 적은 비용으로 2014년 9월, 6주 만에 첫 쇼를 만들어낸 것도 이런 방식 덕분이다. “미리 계획된 쇼는 아니었어요. 별로 행복하지 않았어요. 1년간 석사 과정에 온 힘을 쏟아부었지만 떨어졌고, 보여줄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녀는 스스로를 확신할 수 없었다. “항상 집까지 뛰어가곤 했죠. 그땐 자신감도 없었고, 그저 집에 뛰어가서 울 수밖에!” 하지만 친구와 가족이 그녀의 용기를 북돋우기 위한 네트워크를 가동했다. “남자친구인 톰이 ‘파티를 여는 건 어때? 드레스를 만들어 그걸 입을 수 있게 말이야’라며 조언했어요. 주방에서 컬렉션을 만들었고, 친구들이 입어보며 즐겼죠. 우린 런던 패션위크가 진행되는 동안 메이페어의 교회 홀을 빌려 파티를 열었어요.” 파티는 몰리가 옷을 만들고 모델을 캐스팅하는 데 중요한 교훈이 됐다. “친구들을 알게 되고 그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는 건 많은 공부가 됐죠. 다른 디자이너처럼 캐스팅하고 피팅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어요.” 브라운스의 여성복 바잉 디렉터 아이다 피터슨은 “그녀의 터틀 드레스는 아무리 입어도 질리지 않아요. 재미와 로맨틱, 섹시미, 스타일리시함이 하나로 혼합돼 있어요. 몰리의 컬렉션이 모두에게 매력적인 이유죠.” 여기서 ‘모두’는 모델 슬릭 우즈부터 솔란지 놀스, 리한나, 비요크 등의 뮤지션에 이르기까지, 호불호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개성 강한 아이콘들이 포함돼 있다. “리한나는 완벽한 몰리 고다드 우먼이에요.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원하는 걸 입고, 패션을 진짜로 즐기죠.” 고다드가 말한다.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위민스 마치’에서 리한나가 몰리의 미니드레스와 진 그리고 트럼프를 조롱하는 문구가 적힌 후디드 티셔츠를 겹쳐 입었던 것을 생각해 보라. “핑크 역시 그저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을 나타내는 의미는 아니에요.” 이 모든 것은 몰리 고다드를 더욱 깊숙이 파고들게 만들었다. 캔디 컬러의 튤 드레스를 포함해 전형적인 ‘걸리시’를 포용하고, 여성스러움이 위협받는 시기에 이를 재해석해 냈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 여성스러움을 거부할 필요는 없어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마세요. 전 래드브룩 그로브(Ladbroke Grove)에서 자랐고, 우리는 서로 다른 매력에 빠져 있었어요. 친구들이 모두 날씬한 사이즈인 건 아니죠. 친구들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과 고객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 사이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여성이고, 이런 점을 늘 생각해야 하죠. 나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디자이너의 차기 행보는 무엇일까? 또 그녀의 팀과 여섯 번의 쇼에서 워킹할 때마다 봤던 친숙한 얼굴들은? “그들은 항상 함께 즐길 거예요. 많은 모델 친구와 여섯 차례 쇼를 선보인 건 정말 근사한 일이에요.” 니트웨어를 공부하던 학생은 이제 더 다양한 컬렉션을 디자인하며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쇼처럼 느껴지는, 뭔가 뻔하지 않은 특별한 컬렉션을 원해요. 고객과 친구들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