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을 품고 달리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백성현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백성현은 서두르지 않는다. 디뎌야 할 곳을 조심스레 골라 밟는다. 무수한 '스타'들이 명멸하는 사이, 소년 백성현은 차츰 자라 남자가 되었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은 배우 백성현의 성장기다. ::백성현, 소년, 남자, 성장기, 견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황정민, 차승원, 한지혜, 5월개봉영화, 반올림, 천국의 계단, 다모, 그저 바라보다가, 엘르, 엣진, elle.co.kr:: | ::백성현,소년,남자,성장기,견자

그에게는 명암이 있다. 밝음과 어둠이 하나로 공존한다. 그래서 백성현에게는 공부와 담 쌓고 쌈질만 하는 한량도, 한을 가슴에 품은 채 검을 휘두르는 비장한 검객도 모두 어울린다. 밝음과 어둠의 경계를 넘나들며, 부지런히 연기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넘었다. 아역 배우로 출발한 백성현은 드라마 로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 시켰다. 촉망 받던 아역 배우는 어느새 훌쩍 자라 몇 개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깊고 단단해졌다. 을 만난 것은 어려웠던 시간을 묵묵히 참아낸 보답이었다. 백성현은 견주(영화에서는 '개의 자식'이라는 의미로 '견자(犬子)'로 불림) 역할을 위해 머리를 길렀다. 더불어 청춘의 충만한 에너지가 한 뼘 자랐다. 에 함께 출연했던 이민호와 박보영이 자신보다 빨리 성장했다고 해서, 가슴에 담아 두지 않는다.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스물 두 살인 백성현은 배우로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규칙을 알고 있었다. 솔직하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력을 쌓는 것. 누가 뭐라던 자신이 만든 로드맵을 들고 묵묵히 걷는 것이다. 자신만의 속도로. 아직도 백성현 하면 을 많이 언급한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나?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가 한 건데요. 뭐.그 때와 비교하면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의 백성현은 성실한 이미지의 인물은 아니잖아. 의외의 캐스팅이었다. 이것 저것 하는 거죠. 캐릭터를 선택하는데 지나친 제약을 두면 선택하는 게 재미가 없잖아요. 굉장히 긍정적이다.그럼요. 좋게 생각 해야죠. 이번에 이준익 감독이 캐스팅 한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너무 놀랬죠. 기쁜 것보다. '저를요? 저를 왜요?'하는 느낌이었어요. 전혀 제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거든요. 내가 이런 대작에! 했었죠. 부담이 컸나?어우. 그렇죠. 처음에는. 정민이 형과는 에서도 같이 연기를 했었거든요. 벌써 두 번이나 황정민과 연기했다. 그렇죠. 그리고 두 작품 모두 정민이 형과는 긴밀한 관계를 맺는 역할이어서. 형에게 많이 배웠죠. 이번에도 같이 하게 됐잖아요. 정민 형님이 '너랑 나랑은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기에 두 작품이나 연속으로 같이 하냐' 그랬죠. 이 어떤 영화인지 표현한다면? '인생주의' 영화에요. 이준익 감독님 말씀인데, 영화에는 인생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기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인생주의 영화. 이 영화에는 사람들의 복잡한 감정선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인생이 모두 담겨 있다고 하셨죠. 저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웃음) 영화 들어가기 전에 어떤 준비를 했나.머리를 길렀고요. 수염도. 무술 연습 하고 체력 단련하고. 촬영 시작하고 나서는 운동은 많이 못했죠. 매일 뛰고 맞고 그러느라고. 촬영 기간은 얼마나?한 3~4개월 정도. 준비 기간까지 하면 꽤 되죠. 원작인 만화도 읽어 봤겠지?아. 그럼요. 영화에서 견자의 비중이 높은가? 만화에서는 스승인 황정학과 이몽학이 거대한 두 축으로 나오지만, 정작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견자잖아. 제가 영화에 출연하는 걸 많이들 모르더라고요. 저도 많이 나와요. (웃음) 굳이 만화와 비교를 하자면 어떨까?만화와 비교 했을 때? 아. 이걸 어떻게 비교 하지. 만화보다는 역할이 살짝 축소됐죠. 만화에서 견자는 스승인 황정학을 선택해, 쫓아 다니면서도 이몽학을 동경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영화에서는 어떤가.달라요. 아예 달라요. 만화와 영화는 아예 달라요. 영화에서 이몽학은 저의 적이에요. 이몽학이 정의립을 죽이고 난을 일으켜요. 제 아버지를 죽이고. 그래서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황정학을 만나서 쫓아가게 되는 이야기에요. 만화의 스토리 라인과는 조금 다르죠. 매체가 달라지면서, 표현도 많이 달라졌겠다. 그렇죠. 만화에 있는 캐릭터들은 다 나오지만 위치가 바뀌거나 역할이 달라졌죠. 황정민 씨랑은 호흡이 어땠나?너무 좋았죠. 정민이 형이 잘 이끌어주어서 많이 배웠죠. 황정민과 기억할만한 에피소드가 있나?정민이 형이 그랬죠. 너는 답도 없다고. 만날. 견자 역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감정이 안 나와서 답답했다든가. '견자' 가슴 속에는 울분과 욕구가 용암처럼 끓어 올라요. 견자를 연기하는 내내 감정과 싸워야 했고. 그런 부분들이 어려웠죠. 항상 당하다가 마지막에 액션을 취하는 인물이죠. 솔직히 말해서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해서 힘든 부분이 있었죠. 견자가 너무 큰 사건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성장해가는 거니까. 뭔가 억눌린 인물이니까.가장 힘들었던 건 서러움을 표현하는 거였어요. 견자가 어린 나이에 힘든 일을 겪고 그 서러움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있어요. 아무리 몰입을 하려고 해도 온전히 되지는 않았죠. 견자와 백성현 씨 실제 성격을 비교하면?견자와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았죠. 이를테면?어떤 사건을 만났을 때 대개는 몸을 사리는데, 견자는 몸을 사리지 않거든요. 항상 이준익 감독님 멧돼지 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했어요.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뭔가 부딪히고 들이박기 때문에. 성장 드라마라고 그랬잖아요. 새끼 멧돼지가 저 벽을 향해서 계속 부딪히고 넘어지고. 그렇게 쓰러지다가도 결국 성장해서 이 돌을 깨부수는 인물이죠. 오래 된 거 같아요. 뭐가?견자를 놓은 지가 꽤 오래 된 거 같아요. 다시 백성현의 삶으로 돌아와서 보니까 그때가 꿈만 같아요. 어떻게 하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견자라는 인물을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였죠. 이준익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어땠나?큰 틀에서. '넌 여기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했어요, 항상 '엣지'를 강조했죠. 무슨 말이냐 하면, 식칼을 정수리에 댔을 때 느끼는 감정 있잖아요. 찌릿 찌릿한. 그런 감정을 주문했죠. ] 온몸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견자 역에 캐스팅 된 건 꽤 깊은 의미가 있겠다. 처음엔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어요. 이준익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이미 네가 견자를 하기로 결정된 순간부터, 이 세상 누구도 견자를 연기 할 수 없다. 너 밖에 할 수 없으니까, 평가도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열심히 해라." 그리고 '자신을 절대 속이지 말라'고. 매 컷마다 최선을 다해서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하셨어요. 가까이서 본 이준익 감독은?다른 거 없었어요.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현장에서도 항상 뛰어다녀요. 열정이 넘치잖아요. 누구보다 정확하게 신을 알아요. 촬영 중간 중간 힘들어 하면 정확하게 알아요. 감독님이 "성현아, 너 감정이 5% 떨어졌다. 올려라" 하시죠. 감독님은 그런 감정의 깊이, 변화에 대해 알려주셨고, 다른 세부적인 것은 정민 형님이나 승원 형님이 도와주셨고. 제가 반 정도 노력했다면 나머지는 반은 감독님, 형님들, 스태프들 도움으로 해낸 거에요. 백지는 견자를 기다리는 여자다. 한지혜 씨는 차승원 씨의 오랜 연인 역할이라고 들었는데, 그럼 백성현 씨와의 관계는 어떤가. 저와 지혜 누나와의 관계가 애매해요. 단순히 사랑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고. 제가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표현 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연기를 쉬는 동안에도 계속 대본을 보나?그렇지는 않아요. 그나마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것이 평소에는 마치 또 다른 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연기 안 할 때 뭐하고 지내나?친한 친구들과 운동도 하고 술도 많이 마시죠. 왜 흔히 아역 배우들은 학교 친구가 많이 없다고들 하잖아. 저는 운이 좋게도 학교 생활을 잘 해서. 전혀 그렇지 않아요. 평소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배우는?글쎄요. 워낙 제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요. 민호형도 그렇고 보영이도 그렇고. 다 잘됐잖아요. 저만 잘되면 되는데. 웃음) 배는 안 아팠나? 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의 다음 작품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는데. 솔직히 사람이니까 무덤덤할 수만은 없죠. 그런데 제가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서. 배 아픈 건 모르겠어요. 조급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독였죠. 나는 내 길이 따로 있는 거라고. 혹시 멘토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정민이 형님이요. 때 슬럼프가 찾아 왔었어요. 변화가 없고 정체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때 정민이 형이 저를 이끌었죠. 이준익 감독님과 승원 형님도. 그간 꽤 많은 작품에 출연해왔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이번에 형님들이 말하길 '이 작품은 감독님도 형님들도 있으니까 네가 잘 이끌어 온 거라고'. 아직까지 제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배울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하나의 캐릭터에 욕심내기보다 좋은 감독님과 좋은 현장에서 연기하고 싶어요. 향후 2~3년 안에는 스스로 현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실력을 키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