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게 없는 여자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김소장실험실'은 만들지 못하는 게 없다::김소장실험실,김태연,소수빈,장인희,예술,크리에이터,여성,화가,엘르,elle.co.kr:: | 김소장실험실,김태연,소수빈,장인희,예술

(왼쪽부터) 장인희, 김태연, 소수빈.김태연, 소수빈, 장인희의 성에서 한 글자씩 따서 ‘김소장’이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박사과정에서 만나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2015년 여름부터 ‘김소장실험실’이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이것저것 시도하는 중이다. 시도의 범주는 다양하다. 기초과학연구원과 협업해 팝업 스토어 형식의 식물학 연구소를 설치하거나, 예술과 과학의 경계에서 ‘피’를 해석하기도 한다. 촬영을 위해 갖고 온, 각자의 개인 작업물 앞에 선 세 사람의 작품은 한눈에 봐도 다르다. 하나하나 직접 자르고 오린 소재를 이용해 순간으로 이뤄진 시간의 단위를 표현하는 장인희는 빛과 빛의 그림자까지 작업의 일환으로 여긴다. 오브제를 올린 의자에 기대 앉은 김태연은 생명이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식물을 그리는 소수빈은 때로는 식물의 표면에, 때로는 식물의 기관에 집중한다. ‘심심하다, 뭐 재미있는 것 없을까?’ 김소장실험실의 시작이다. “혼자서 생각할 때는 허황되게 느껴지던 일도 같이하니 시작할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장인희가 웃으며 말한다. 결혼을 했고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다는 공통점은 장인희와 김태연이 빠르게 가까워지는 이유가 됐다. “한국에서 여성 화가는 직업으로 존중받기 어려워요. 특히 출산 후에 작업을 그만두는 사람들을 많이 봤죠.” 얼마 전 결혼한 소수빈도 이 고민의 대열에 합류했다. 세 사람은 서로에게 든든한 아군이자 자극을 주는 존재다. 외교부 지원으로 참여했던 2016 부탄 비엔날레는 셋이 아니었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다. 열흘 동안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한편, 전시도 꾸며야 했다. 실험실에 모인 세 사람의 궁극적 목표는 다른 분야와의 교류다. 미술이라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이 다른 전문가 그룹을 만났을 때 어떤 것을 도출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장인희와 소수빈은 강원국제비엔날레에서 아카이브 설치미술 작품 ‘새로운 공-존 시스템’을 선보였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 불리는 ‘외래종 가시박’에 대한 고려대학교 환경생태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해 낸 작품은 김소장실험실이 바라던 융복합적 기획물이다. 상상 속의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공간을 제공하는 기관의 지원이 필연적이다. 다행히 김소장실험실은 이런 부분에서도 호흡이 잘 맞는다. 김태연이 빠르게 정보를 찾으면, 소수빈이 서류 작업을 하고, 장인희가 살을 덧붙이는 식이다. 그나저나 세 사람이 최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것은 뭘까? 인공지능, 빅 데이터가 도출해 낸 이미지화된 결과물, 드론, 농작물, VR, 인공지능과 정반대 선상에 존재하는 가장 원시적인 어떤 것…. 여러 가지 답변이 쏟아진다. “관심이 많을 수밖에요. 새로운 기술력과 분야는 저희가 예전에 알지 못했던 소재이자 재료니까요.” 이토록 맹렬한 탐구 정신이라니! 김소장실험실의 실험은 당분간 문제없이 계속될 전망이다.김소장실험실의 3명이 생각하는 ‘창의력’과 가장 잘 어울리는 태도장인희 다름을 발견하는 태도. 우리는 비슷한 점을 찾아 카테고리화하는 것에 익숙하다. 다름을 인지하는 한, 우리 모두 창의적일 수 있다.   김태연 멈춰있거나 머무르지 말 것.소수빈 실패도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견지할 것. 그리고 끝없이 ‘실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