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대의 미술 언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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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미술관에 설치된 ‘Memorial Wall(fall)’(2017) 앞에서.버니 로저스(Bunny Rogers)2008년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입학했을 때, 버니 로저스는 공들여 만든 옷이 동료 학생들의 결과물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원하는 걸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학교를 졸업하며 파인 아트로 전향했다. 그리고 로저스는 무대의상과 디자인, 가구 제작 등을 활용해 비디오 아트와 퍼포먼스, 설치미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대의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스톡홀름의 왕립미술학교에서 예술 학사를 받을 무렵인 2년 전, 로저스는 이미 혁신적인 독일의 갤러리 소시에테 베를린(Socie′te′ Berlin)에 발탁됐다. 수수께끼 같고 한편으론 일기 같기도 한 그녀의 작업들은 특유의 독특함과 친근함으로 빠르게 미술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Brig Und Ladder>에서는 콜럼바인 고등학교 학살 사건(1999년 무장한 재학생 2명의 총기 난사로 15명이 죽고 24명이 부상당했다)을 소재로 한 지난 두 번의 전시에 이은 3부작을 완성해 냈다. ‘콜럼바인 강당에서 아주 특별한 휴일 공연’(2017)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 비디오로 시작하는 이번 전시에서 로저스는 MTV 애니메이션 쇼 <클론 하이>의 캐릭터들이 부르는 뮤지컬 <캐츠>의 ‘메모리’, 산탄총 자국이 난 세 개의 의자 등을 뒤섞은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였다. 이는 잘 직조된 픽션인 동시에 순도 높은 진실성으로 뚜렷한 감정을 일으킨다. “언론이 특정 부분에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에 흥미를 갖고 있어요.” “비극이 신화가 되는 방식에 대해서도요.” 로저스가 말이다. 모호한 패턴과 반복성이 서로 얽혀 상징적인 레이어를 쌓아가는 그녀의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누군가의 내면을 낱낱이 해부하는 것처럼 묘한 흥분을 안겨준다. 지난 가을부터 2월 말까지 로저스는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에서 오늘날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상이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걸 인식하고, 이를 미술적 언어로 묘사하는 아티스트들과 그룹 전시 <Being There>에 참여했다. 큐레이터 마티아스 우싱 시버그는 로저스의 작업에 대해 “경험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이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그녀는 슬픔과 애도가 때로는 삶의 추진력이 될 수도 있고, 죽음이 살아가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줘요. 청춘의 테마를 혼합하고 있지만 마냥 젊은 작업만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