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스와 레지나 표가 생소한 이들을 위해 간단한 브랜드 소개를 부탁한다 이승준 니트 웨어를 주조로 한 플라이스는 섬유 한 가닥, 한 올을 뜻하는 ply를 모티프로 ‘PLYS’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대량생산되는 니트웨어와 차별화된 정교한 테크놀로지를 선보이는 플라이스는 미묘한 차이를 지닌 고급 원단과 컬러가 특징이다. 매 시즌 컬렉션 테마 역시 뇌파 치료, 정신분석학, 장난감에 대한 페티시 등 새롭고 재미있는 주제를 택한다. 표지영 내 세례명과 이름을 조합해 론칭한 레지나 표는 억지로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한다. 예기치 못한 실루엣과 색이 만들어낸 의외의 아름다움이라고 할까? SFDF와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개인적인 소감도 이 과거 수상자 중 친구들이 몇 명 있다. 삼성에서 지원하는 어마어마한 스폰서십이기에 언젠간 꼭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수상자가 될 줄은 몰랐다. 지금도 꿈같고 감사하다. 표 다른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SFDF에 지원했다. 한국 패션 시장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컸고. 패션 디자이너로서 출발점은 언제였나? 이 세인트 마틴 졸업 후 아트 매니지먼트를 공부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대체로 쌀쌀한 베를린 날씨를 견디기 위해 늘 니트를 허리에 묶고 다녔는데, 문득 좋은 품질의 니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표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더 크고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고 싶어졌다. 이왕 할 거면 최고에 도전해 보고 싶어 선택한 곳이 바로 세인트 마틴이었고, ‘H&M Weekday’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디자이너와 ‘Han Nefkens Fashion Award’ 위너로 선정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선보였다. 패션 디자이너로 살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 셀프리지에서의 첫 바잉. 그리고 이번 SFDF 수상. 표 레지나 표 고객들의 생생한 리뷰와 칭찬을 접할 때. 내 옷을 입을 때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말을 들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는 특정한 태도나 스타일 혹은 사물이 있다면 이 로보틱, 테크놀로지, 스포티즘, 팬톤 컬러 칩. 표 에포트리스(Effortless), 엘레강스(Elegant), 플레이플(Playful). 2018 S/S 컬렉션은 이 평소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즐겨 보는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개체 수가 급증한 해파리 스토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체적인 ‘사건’을 주제로 웨어러블한 니트 컬렉션을 완성했으니 기대해도 좋다. 표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현실적인 문제에 눈뜨게 됐다. 여성이 ‘엄마’가 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무시할 수 없더라. 미디어에 등장하는 인형처럼 완벽한 여성이 아닌,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여성들을 생각했다. 룩의 사이즈도 한층 여유로워졌고, 런웨이에 오른 모델들도 일반인 모델이 많다. 지금까지 선보인 컬렉션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룩은 이 데뷔 시즌에 만든 울 소재 피케 셔츠와 탱크톱의 조합이 가장 좋다. 플라이스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하는 아이코닉한 룩이고, 유행과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표 새로운 시즌의 핑크 컬러 수트. 다양한 키워드가 세련되고 모던한 조화를 이뤄 맘에 든다. 요즘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이 제약회사의 알록달록한 패키지는 늘 나에게 영감을 준다. ‘자신’을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신분석학, 위험하면서도 신비로운 북극과 북극곰에 대한 이야기도. 표 태어난 지 9개월을 갓 넘은 아들. 좋은 엄마와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지금, 오랜 시간 단단하고 견고하게 ‘살아남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은 이 첫 컬렉션을 공개했을 때의 초심. 사실 브랜드를 전개하다 보면 생산과 세일즈에 치여 초심을 잃기 쉽다. 언제나 처음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표 신념과 소통. 디자이너로서 신념을 지키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확장시켜 나간다면 그게 바로 변화무쌍한 시대를 ‘잘’ 살아남는 디자이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