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로봇남계산기 휴머노이드가 있다면, 이 남자를 이르는 말일까. 데이트 통장을 만들기 전에는 십 원도 나누어 내던 그와 나. 너무 계산적인 그의 태도에 “내가 더 내도 되니까, 우리 십 원 단위까지 나누지는 말자”라는 내 말에 자존심 상한다며 화를 냈던 그. 냉정할 만큼 계산적인 것도 모자라 자존심까지 세우고 싶어하는 그의 태도에 질려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똑같이 좋아하지 않으면 자존심 상해할까 봐. - 30세, 은행원“네.네. 여친님” 상담원 로봇남“밥 먹었어?” “응” “퇴근은 했어?” “응” “뭐 할 꺼야?” “운동 갔다가 집에 가서 자려고.” “열심히 해~” “응 너도 푹 쉬어.” 매일 저녁 그와 나누는 문자 답장의 90%는 “응”. ‘네’였다. 대답하는 로봇인가 싶을 정도로 획일화된 그의 대화 패턴에 질려버렸다.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도 비슷하니 환장할 노릇. 술주정도 아니고 했던 말을 반복하기도 일쑤. 자신이 유럽 여행 간 이야기를 매번 늘어난 카세트테이프처럼 재생하는 그. 테이프를 잘라버린 내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 28세, 디자이너생활계획표 로봇남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정말 정해진 생활계획표대로만 생활하는 남자.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15분 컷! 이후 근처 마트에서 시식코너 돌아다니기, 퇴근 후엔 스크린 골프. 주말엔? 당연히 골프 라운딩! 쪼개진 생활 계획표 속에 사는 이 남자. 그는 이렇게 바쁘게 사는 틈에 너를 만나는 건 귀중한 시간을 너에게 할애하는 거라는 듯 굴었다. 찰리 채플린의 환생도 아니고 당신의 쳇바퀴 같은 인생에 나는 이만 퇴장. - 27세, PD월세 로봇남연애 초반부터 너무 달아올랐던(?) 우리. 남자 친구의 집에서 출퇴근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한달 가량 지났을 무렵, 남친의 입에서 나온 ‘반반무마니’ 같은 말. “우리 같이 사니까 월세도 반, 세금도 반 내야 하지 않을까?” 빠른 계좌이체와 함께 우리 사이도 바람과 같이 지나갔다. - 29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