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익스프레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일본의 전통문화와 메종의 DNA,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극적인 모더니티로 완성한 2018 루이 비통 크루즈 컬렉션이 교토의 미호 박물관에서 열렸다::루이비통,교토,니콜라 제스키에르,크루즈컬렉션,크루즈,배두나,미호박물관,패션,엘르,elle.co.kr:: | 루이비통,교토,니콜라 제스키에르,크루즈컬렉션,크루즈

‘2015 모나코’의 유리 텐트를 시작으로 건축가 존 로트너가 설계한 밥 앤 돌로레스 호프 에스테이트에서의 ‘2016 팜스프링스’,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의 니테로이 미술관에서 선보인 ‘2017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루이 비통이 선보인 크루즈 컬렉션은 단 세 번이었지만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누구도 알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하우스가 지닌 ‘여행’ DNA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한 것은 물론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장엄한 건축물과 함께 극적인 리얼 패션 드라마를 펼쳐왔다. 크루즈 컬렉션은 단순한 쇼를 넘어 파리지앵의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나라와의 문화 통합을 의미했다. 이번 2018 크루즈 컬렉션은 동양의 신비로 가득한 일본 교토로 향했다. ‘이번엔 멋들어진 일본의 전통 가옥이나 다다미방인가?’ 아무런 정보도 듣지 못한 채 교토 시내에서 밴에 오른 지 약 1시간이 지나 깊은 숲속에 하차했다. OMG, 역시 니콜라였다. 도착한 곳은 건축가 I.M. 페이가 절경 속에 설계한 미호 박물관이었다. 지금까지 미래지향적 크루즈 컬렉션 베뉴를 선보여온 연장선에서 이번엔 동양 버전을 선보인 셈. 베뉴 감상에 푹 빠져 있는 찰나, 홍보 담당자가 말했다. “더욱 놀라운 일이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머리 위에서 ‘윙윙’ 드론이 날아다니더니 웅장한 음악이 터져나오며 쇼가 시작됐다. 긴장된 순간이었다. 기나긴 터널에 설치된 벨트컨베이어 위로 현대적 절개를 이용해 가죽과 레오퍼드, 코듀로이 등을 패치워크한 재킷과 웨스턴 부츠를 신은 일본의 여배우 릴라 후쿠시마가 등장했다. 이어 브라운 레더 코트를 입은 K모델 최소라, 가부키 화장을 한 박희정, 빨간 머리를 휘날리며 레오퍼드 재킷을 입은 정호연이 차례로 걸어 나왔다. 한국의 톱 모델들이 연이어 등장한 것도 놀라웠지만, 일본 문화를 1차원적 접근 방식이 아닌, 모던하게 재해석한 니콜라의 천재성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것이 왜 교토 컬렉션이지?’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 초반부 의상은 영화 <Stray Cat Rock> 속 70년대 도쿄 여성 바이커들을 현대적으로 오마주한 것. 이 스토리텔링 역시 재미있다. 니콜라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 영화에 등장할 법한 패셔너블한 여성 바이커들을 목격하고 꽤 인상 깊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후, 얼마 전 1970년에 만들어진 영화 <Stray Cat Rock>을 보았는데 일본에서 인상 깊게 목격한 여성 바이커 캐릭터들이 등장해 매우 놀라웠다고. 이후 등장한 룩은 일본 색깔이 더욱 짙어졌다. 사무라이의 딱딱한 갑옷에서 영감받은 조형적인 실루엣과 전투 투구를 변형시킨 볼 캡, 일본 판화와 수묵 산수화를 떠올리게한 오리엔탈 프린트와 엠브로이더리 등 엄청난 디테일과 니콜라식의 소재를 믹스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다. 쇼 중반쯤 눈부신 실버 시퀸 소재의 미니드레스 위에 일본 전통 삽화 패턴 역시 눈길을 끌었는데, 그것은 데이빗 보위의 점프수트를 만든 디자이너 간사이 야마모토와의 협업 작품. 이번 컬렉션은 겐조와 요지 야마모토, 레이 가와쿠보 등 한 세대의 일본 디자이너들에게 길을 열어준 간사이 야마모토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 있는 컬렉션이기도 하다. 야마모토와의 작업은 백 라인에서 더욱 돋보였다. 아이코닉한 프티트 말과 트위스트 백에 화려한 색채의 스티커를 장식한 ‘가부키 스티커’ 시리즈를 비롯해 알마와 포셰트 백 위에 위트 있는 마스크의 얼굴을 새겨 넣은 ‘가부키 마스크’ 시리즈 등 또 다른 레전드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피날레였다. 깊은 터널을 통해 단발의 동양 여성이 등장하는 순간, 쇼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뮤즈, 배두나가 피날레를 장식한 것! 파격적인 아이라인과 무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터드 수트를 입고 비장하게 걸어 나오는 배두나의 강렬한 런웨이를 끝으로 드라마틱했던 교토의 여정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