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맨션에서 발견한 살롱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은근히 풍기는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빈티지 백 제작 작가 딜런류의 아파트::인테리어,디자인,디자이너,딜런류,아파트,남산,엘르,elle.co.kr:: | 인테리어,디자인,디자이너,딜런류,아파트

빈티지 벽난로가 있는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살롱. 벽난로 위에 꽃과 식물을 올려두기도 하고 완성된 가방을 촬영하기도 한다.침실 앞에서 바라본 거실. 왼쪽의 유리블록 벽 뒤에는 욕실이 있다. 살롱에 놓인 스툴은 수입 패브릭 업체인 ‘유앤어스’와 협업한 것으로 곧 출시될 예정이다.살롱 책장 앞에 서 있는 빈티지 백 디자이너 딜런 류.작업실과 시원하게 뚫려 있는 거실. 미스 반 데 로에의 바르셀로나 데이베드, 장 프루베의 포텐스 조명, 뉴욕에서 구입한 빈티지 사인이 어우러져 있다. 커다란 나무 식탁이 놓인 작업실. 4개의 라탄 소재 토넷 체어는 이번에 새로 구입했다. 디올 로고의 자카드 패브릭으로 업홀스트리한 빈티지 암체어.최근에 그녀가 작업한 백이 살롱의 암체어 위에 놓여 있다.파리, 뉴욕, 런던 등 여러 도시의 앤티크 마켓과 숍에서 구입한 아름다운 재료들이 가득한 작업대.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칠 만한 가벼운 해프닝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빈티지 백 디자이너인 딜런 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뉴욕에 거주하던 2005년, 어머니가 물려주신 디올 클러치백에 생긴 와인 얼룩을 가리기 위해 빈티지 레이스와 테이프 등을 바느질해서 새롭게 만든 것. 난생처음 보는 멋진 스타일의 클러치백에 주변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 후 하나 둘씩 작업을 이어간 지 어느새 12년이 지났다. 딜런 류는 “내가 하는 일은 완벽히 나의 취향”이라고 말한다. 무언가를 수집하고(Collect) 다시 조합해(Collage) 새로운 것으로 창조하는(Create),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어 무척 행운이라고 말이다. 최근에 이사한 작업실 겸 집은 그녀의 사적인 취향이 오롯이 담긴 곳이다. 1972년에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남산맨션. 당시는 호텔이었지만 지금은 아파트로 용도가 변경된 그곳에 딜런 류의 집이 있다. 빛바랜 카펫이 깔린 복도부터 오랜 역사와 숨은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 아파트의 집들은 모두 다른 구조로 돼 있다. 몇 해 전부터 남산맨션에 살면서 남다른 매력에 반한 그녀는 몇 층 위의 아파트를 망설임 없이 장만했고 반년 넘게 걸린 공사 끝에 이사했다. 인테리어를 하며 그녀가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꾸민 공간은 바로 살롱(Salon). 집 안에 작업실이 있기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곳은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었다. 상단은 샐먼 핑크, 하단은 그레이 컬러로 벽을 칠한 살롱에는 왼쪽에 파리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1900년대 프랑스식 벽난로가, 오른쪽에 1960년대 한스 웨그너가 디자인한 빈티지 소파가 자리 잡고 있다. 소파가 쏙 들어가도록 맞춤 제작한 책장에는 그녀가 영감을 받는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창가에는 스테인드글라스 공방과 학교가 있는 프랑스의 작은 도시, 샤르트르에서 사온 앤티크 스테인드글라스가 반짝거린다. 화창한 날에는 파란 하늘이 그 속에 그림처럼 담긴다. 이 외에도 벽에 유리 블록을 시공해 햇빛이 투과되는 욕실, 공장에 가서 직접 패턴을 보고 주문한 진한 녹색 대리석 상판의 아일랜드가 있는 부엌,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에서 영감받은 색으로 벽을 칠한 침실 등 딜런 류의 집은 모든 공간에 크고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패션 회사에 다니던 20대 때의 취향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질 샌더, 헬무트 랭에 빠져 있던 블랙 앤 화이트 마니아여서 처음 독립한 집에서 냉장고를 블랙 컬러로 칠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여러 도시에서 모은 작고 아름답고 오래된 것들을 하나의 가방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다 보니 추구하는 삶도, 좋아하는 공간도 점점 바뀌었다. 1년에 절반은 다른 도시에 머물기 때문에 집은 더욱 편안하고 마음에 꽉 차는 곳이었으면 했고, 그래서 스위치나 환풍구 커버 같은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고 싶었다는 그녀의 바람은 이렇게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