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또다시 보게 될 거야.” 마지막 작품, 마지막 대사에서 히스 레저는 이렇게 말했다. 그 후로 10년이 흐른 지금,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듯 그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10월 12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는 오직 연기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찼던 히스 레저의 청춘 궤적을 따라간다. 트레일러 영상에서 셀프 카메라를 통해 들뜬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영락없이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운동장을 누비며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열창하던, 풋풋하고 빛나는 청춘의 모습 그대로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막 사회에 발을 들일 초년생의 나이에 이미 수많은 명작을 남긴 채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떠난 그의 20대는 좀 더 치열하고 버거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이 앰 히스 레저>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촬영을 즐기던 그가 직접 담아낸 영상을 수집해, 화려했던 생의 이면에 있는 내밀하고 사적인 순간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히스 레저의 지난 작품을 보면서 20대에 이미 경이로운 수준에 도달했던 그가 살아 있었다면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하는 궁금증과 아쉬움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마주할 그의 모습이 언제나 완전한 현재를 살았으며 원하는 걸 위해 지나칠 정도로 몰입했던 찬란하고 특별한 청춘이라니, 어쩐지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