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의 위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파리에서 활동중인 일러스트레이터 티파니 쿠퍼(Tiffany Cooper). 칼 라거펠트와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서울을 찾아 첫 번째 전시 ‘La Boum’을 선보인다.::티파니쿠퍼,칼라거펠트,전시,일러스트레이터,엘르,elle.co.kr:: | 티파니쿠퍼,칼라거펠트,전시,일러스트레이터,엘르

서울, 분위기가 어떤가 서울은 처음이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몇 번 여행으로 가봤는데, 일본은 도전적인 느낌이었고 중국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아직 많이 알지 못하지만 한국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적 느낌이 마음에 든다. 패션계에서 일하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직업을 바꿨다 2010년까지 이자벨 마랑에서 일했다. 그렇다고 디자이너나 마케팅 팀은 아니고 인사 팀이었다. 어느 회사나 그렇겠지만 많은 업무량과 승진에 대한 압박감 등 대기업 시스템과 맞지 않았다. 5년 정도 일해봤지만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웃음). 사표를 내고 나를 표현하는 일을 하고 싶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책도 써보고 블로거도 하고 잡지사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중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렸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았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작품은 주변의 일상을 모티프로 하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혹은 사물과의 관계를 유심히 살핀다. 요즘 친구들은 스마트폰만 본다. 레스토랑에 가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어도 친구와 대화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우리가 무엇과 소통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물이든! 누구나 아는 만화나 명화를 위트 있게 변화시킨 것도 재미있다 아이작 뉴턴이 아베크롬비 티셔츠를 입었다면? 명화 속 주인공이 여자가 아니고 남자였다면? 이렇게 작은 상황극을 나름대로 위트 있게 생각해 본다.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철학적이거나 민감한 내용, 글이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조금 더 즐겁게 소통하고 싶다. 내 작품을 보면 굉장히 밝고 가벼워 보이지만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심각하지 않고 위트 있게,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싶다. 칼 라거펠트와 에피소드가 있다면 칼 라거펠트에게 무작정 그림을 보냈더니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해보자고 연락이 왔다. 믿기지 않았다! 그와 네 번 정도 만났는데, 두 번째 만나 함께 포트레이트를 촬영할 때였다. 떨리는 마음에 고양이 슈페트를 그 자리에서 그려 귀여운 배지를 만들어줬다. 사실 칼이 선글라스를 벗는 일은 거의 없다. 그때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며 살피더니 너무 좋아하더라. 몇 번을 만나 함께 작업을 했지만 아직도 어렵고 조심스러운 칼이었는데, 어린아이처럼 작은 배지에 좋아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안경까지 벗은 채 나를 안아주고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다니! 아직도 잊을 수 없다.유명인들을 고양이로 변신시킨 작품.<세서미 스트리트>의 주인공을 차용한 ‘Bert and Ernie’.너무도 유명한‘The Beetles’.유명인들을 고양이로 변신시킨 작품이 꽤 많다 고양이를 키우진 않는다. 2~3년 전 프랑스에서 고양이 열풍이 불었다. 그 시기에는 너도나도 모든 포커스가 고양이였다. 고양이 없이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거기에 착안해 내 스타일로 고양이를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은 요즘 마음에 드는 그림을 꼽으라면 동물을 위트 있게 의인화한 작품이 좋다. 고양이, 젖소, 강아지 등. 어릴 적에 게리 라슨의 만화를 좋아했는데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사실 좋아하는 관심사는 자주 바뀐다. 포토숍을 고집하는 이유는 일단 어떤 영감이 떠오르거나 장면을 보면 러프하게 스케치한다. 그다음 스캔해서 포토숍으로 작업한다. 여러 레이어를 만들어 채색과 라인을 조정한다. 핸드드로잉 작업 방식은 나하고 맞지 않는다. 틀리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협업하고 싶은 브랜드 혹은 아티스트가 있나 스텔라 맥카트니의 고양이가 피아노 치는 그림이 그려진 슈즈를 좋아한다. 나도 그녀와 위트 넘치는 아이디어를 함께하고 싶다. 또 라뒤레의 마카롱 박스도 내 스타일로 변신시켜 보고 싶다. 정말 생각만 해도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 누구나 생각해 내는 평범한 작업보다 일반적으로 생각지 못한 특별한 작업이라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 평소 패션 스타일은 겨울에는 보통 진과 티셔츠, 여기에 블루종이나 보머 재킷을 주로 입는다. 겉으로 보기엔 다 똑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씩 다른 컬러와 디테일로 100여 개가 넘는 것 같다(웃음). 재킷만 툭 걸치면 꾸미지 않은 듯 어디에서나 시크하다. 신발은 반스! 인스타그램은 개인 사진보다 작품 포스팅이 주를 이룬다 일러스트레이션은 분명 나에게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인스타그램 속의 나는 아티스트 티파니 쿠퍼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티파니 쿠퍼의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내가 무얼 먹고 마시는지가 아니라 내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스토리에는 서울에서 먹은 음식도 포스팅하고, 개인적인 일상도 자주 올린다. 트위터는 두 달 정도 해봤고, 페이스북은 오래 했지만 나에겐 인스타그램이 잘 맞는 것 같다. 팔로어들을 위해 규칙적으로 작품 포스팅을 할 정도다. 팬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한국 음식은 잘 맞는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쇠고기와 다양한 야채를 육수에 익혀 먹는, 맞아, 샤부샤부! 정말 새로웠다. 갈비와 비빔밥도 굉장히 좋아한다. 아시아 음식을 워낙 좋아해서 파리에서도 자주 찾아 먹는다. 어메이징(Amazing)! 앞으로 프로젝트가 있다면 프랑스의 한 시계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사진을 보여주며) 캐주얼한 시계 스트랩에 일러스트레이션을 새겨 넣어 컬러플하고 귀엽게 작업할 예정이다. 또 꼴레트와 달력을 제작 중인데 12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나는 6월을 담당했다. 이건 진짜 비밀인데, 내가 좋아하는 운동화 회사와도 긴밀하게 작업 중이다.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 이번 전시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10월 17일까지 선보인다. 많이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