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제리아 이고를 알게 된 건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크루와상을 만드는 ‘올드 크로아상 팩토리’의 양윤실 셰프 덕분이다. 그는 종종 쉬는 날이 되면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데, 그때마다 찍어 올리는 SNS 사진 속 음식들이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셰프의 사진으로 먼저 접한 피제리아 이고는 그렇게 내 미식 호기심 레이더망에 잡혔다.지난 겨울, 나는 동생과 아이 둘을 데리고 피제리아 이고를 찾았다. 프로슈토를 올린 피자(프리마베라)와 버섯이 들어간 피자(풍기) 그리고 미트볼, 홍합 스튜를 주문했다. 사실 이 조합들은 여느 가게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만한 메뉴들인데, 이고의 맛은 참 달랐다.피자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자면, 화덕에서 갓 구워져 나온 피자 도우는 아주 쫄깃한데, 은은하게 퍼지는 이스트 향이 너무 매력적이다. 짭짤한 프로슈토와 쌉싸래한 루콜라가 잘 어울리는 프리마베라는 일품, 첫사랑처럼 아찔한 트러플 향이 아련하게 스치는 풍기는 쫄깃한 버섯과 어울려 탄성을 내게 한다. 피자는 시작일 뿐. 정말로 놀라운 것은 미트볼의 맛이다. 미트볼은 바삭하게 구워 만든 빵가루와 그 위에 앙증맞게 얹어진 노른자가 포인트다. 반으로 가르는 순간 육즙이 흐르는 미트볼 위에 살짝 뭉개 놓은 노른자를 묻히고 빵 가루에 한번 굴려 먹는 것이다. 종종 미트볼을 만들 때 크런치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빵 가루나 곱게 부순 크래커를 넣어 만들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반죽에 있는 수분 때문에 바삭한 느낌을 살리기가 어렵다. 반면, 피제리아 이고에서는 이렇게 재료를 따로 내어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하니, 바삭함과 부드럽고 육즙 가득한 미트볼의 맛을 동시에 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노른자는 진득한 고소함을 배가 시키고 토마토 소스의 농밀한 맛은 한 번 더 나를 감동시킨다. 홍합 스튜는 그냥 물만 붓고 끓여서 건져 먹어도 맛있는 홍합을 화이트 와인과 버터를 넣고 쪄낸것이다. 그랬으니, 이건 뭐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그런 맛! 염치고 체면이고 다 내던지고 바닥이 보이도록 와인 향이 스며든 버터 국물을 떠먹어도 좋지만, 남은 국물에 파스타 면을 추가해 먹어 보기를 추천한다. 먹다 보면 왠만한 봉골레 파스타보다도 훨씬 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토마토가 달고 맛있어지는 계절엔 신선한 바질을 듬뿍 넣고 페스토와 부팔라 치즈를 얹어주는 곳, 특별한 소스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토마토에 아가의 엉덩이처럼 새하얀 모차렐라 치즈를 어울려 먹을 수 있는 곳, 유쾌하고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곳. 맛집의 성지이자 핫플레이스 천지인 망원동의 수많은 가게들을 제치고, 피제리아 이고로 향하는 이유는 내게 이렇게도 많다.  피제리아 이고 add 서울 마포구 포은로 112tel 070-4046-8451*글쓴이 박수지는 푸드스타일리스트다. 음식의 맛과 멋을 만들고, 좋은 식재료와 음식을 만드는 곳을 찾아 대중에 전하는 일을 한다.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과 함께 일했고, 저서 <요리가 빛나는 순간, 마이 테이블 레시피>를 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