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넷플릭스의 리사 니시무라

<엘르>가 준비한 ‘일과 여성’에 관한 영감 어린 레포트! 첫 번째로 만날 여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부문 부사장 리사 니시무라. 그녀가 자신의 일을 최고라 여기는 이유

BYELLE2017.08.07

 

Lisa Nishimura

2007년 독립 콘텐츠 부문 부사장으로 넷플릭스에 입사. 이전에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팜 픽처스(Palm Pictures)에서 총괄직을 수행하며 독립영화, 외화, 장편 다큐멘터리의 제작 및 획득, 배급을 담당했다. 2013년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기획과 제작을 맡고 있다.

 

넷플릭스 LA 오피스

 

 

넷플릭스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전 세계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관리하고 콘텐츠를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좋은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점차 규모와 범위가 커져 지금은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제작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7년 회사를 옮겨 넷플릭스 입사를 결정한 건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 특히 ‘사람이 먼저’라는 기업 이념이 깊게 와 닿았다. 훌륭한 인재들이 드림 팀을 이뤄 유연하고, 재미있고, 독창적이고, 활발하고,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넷플릭스가 글로벌한 영향력을 발판으로 좋은 콘텐츠를 전파하고자 노력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계에 종사하면서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접했는데, 넷플릭스는 이것들을 즉각적으로 전 세계 회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으니까.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이유는 넷플릭스에서 하는 모든 일은 전 세계 1억 명의 회원들이 가정 혹은 모바일 환경에서 질 좋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돼 있다. 다큐멘터리는 그걸 이루기 위해 필요한 여러 장르 중 하나이고. 원래 다큐멘터리가 대중적이고 인기가 있는 장르는 아니다. 그래서 보통 특화된 방송 채널이나 도서관의 DVD 섹션 등을 통해 방영된다. 넷플릭스는 이런 상황을 뒤집어 수많은 다큐멘터리를 알고리즘에 맞춰 추천하고 누구나 감상하기 쉽게 바꾸었다. 덕분에 그동안 한 번도 다큐멘터리를 본 적 없는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접하기 시작했다. 전체 회원의 86%가 가입 후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고려하는 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전 세계로 전달될 수 있는 내용인가?’ 그리고 ‘얼마나 독특한가?’이다. 임원 개인의 취향을 따르는 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원들이 뭘 좋아하는지, 우리가 뭘 제작해야 할지 결정한다.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초반 미팅에서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창작 과정에서는 정말 도움이 될 만한 부분에서만 적정선에서 관여할 뿐, 최대한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

제작을 맡은 다큐멘터리 중에서 특별히 아끼는 작품을 꼽는다면 이건 자식 중에 누가 제일 좋으냐는 질문 같은 건데! 개인적으로는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 애정을 갖고 있다. 대표 시리즈인 <셰프의 테이블>을 비롯해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이클 폴란의 4부작 다큐멘터리 <요리를 욕망하다>도 좋아한다. <요리를 욕망하다>는 사회학적인 관점으로 음식이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고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2013년 이후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가 후보로 올랐는데, 올해 마침내 <화이트 헬멧: 시리아 민방위대>로 수상했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제작자들이 들인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출품을 준비하면서 부담을 많이 느꼈는데, 수상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피로가 사라지더라.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넷플릭스에서 일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은 이곳에서 일하는 걸 즐기는 첫 번째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든 스스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 일을 하다 보면 종종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는데 넷플릭스는 이런 경우 직원들이 내리는 결정을 최대한 신뢰하고 지지해 준다. 혁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도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다.

당신 외에도 많은 여성들이 자유롭게 일하고 있나 넷플릭스는 직원들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동료들이 함께 논의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니 콘텐츠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수많은 여성들로 이뤄진 끈끈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이는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다양한 콘텐츠에서 현 시대의 여성 다이내믹스를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의 발판이 되고 있다.

롤 모델이 있는지 우리 회사 오리지널 콘텐츠 부사장인 신디 홀랜드(Cindy Holland)가 이상적인 롤 모델에 가깝다.  말 그대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 내가 목격한 최초의 여성이다. 신디가 없었다면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거다. 어떤 제작사가 이런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다양성, 인권,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전 세계적인 대화를 이끌어냈다. 이런 대작을 이끄는 그녀의 활약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여성이며 아시아 출신이란 점이 편견이나 장애물로 작용한 경험을 나눈다면 나는 이민 2세대로, 우리 부모님은 일본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었는데 아버지가 버클리 음대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 미국으로 왔다. 편견에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드러나지 않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정 그룹이나 장소에서 내가 유일한 유색 인종이었던 적이 많았고, 그럴 때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회사 중역을 떠올리면 거의 모두 남성인 것도 또 다른 현실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커리어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다면, 설령 다소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꼭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리고 늘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다. 대강 만족하고 넘어가면 절대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이게 진리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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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아름
  • 사진 COURTESY OF NETFLIX
  • 디자인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