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언제 가도 좋아! 방콕+치앙마이

시간과 돈이 넉넉하지 못한 직장인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위로하기엔 태국만큼 매력적인 나라를 아직 찾지 못했다

BYELLE2017.07.21


가끔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땐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괜히 항공권과 호텔을 검색하고 끄적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요즘. “이대론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무작정 배낭을 매고 떠나기로 했다. 첫 번째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태국. 우선 태국의 필수 코스인 방콕과 ‘북방의 장미’라는 의미를 가진 태국 북부지역 치앙마이로 5박 6일 일정을 짰다. 이곳을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인천에서 방콕까지 비행시간이 5시30분 정도이고, 시차도 2시간 정도라 직장생활에 큰 무리를 주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서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습한 날씨를 좋아하는 나의 희한한 취향과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을 위로하기에 태국만큼 매력적인 나라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집순이, 방콕에 도착하다



저녁 8시. 방콕 돈무앙 공항에 도착했다. “아~ 더운 냄새♡”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약간 변태(?)스러운 표현이 절로 나왔다. 여행 첫날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나름의 신조가 있어 도착 시간을 밤으로 잡았고, 나는 어둠이 짙게 내리 깔린 공항에 내리자마자 호텔로 바로 향했다. 항공편과 함께 예약해 둔 호텔로 가는데 이게 웬걸! 방콕의 교통대란얘기는 익히 들어 알았지만 차가 이렇게나 막힐 줄이야! 하지만 형형색색의 택시들과 동남아의 낯선 밤거리는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줬고, 호텔로 가는 길은 엄청나게 막혔지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사실 첫 숙소로 정한 갤러리아 10 호텔(숙박비 7만원대)은 쇼핑 스팟으로 잘 알려진 스쿰빗 10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큰 쇼핑몰 ‘시암 파라곤 몰’과 최근 오픈한 대형 쇼핑몰 ‘센트럴 엠바시’가 있어 언제나 막힌단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천천히 걸어가는 게 더 효율적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종로에서 명동을 지나 동대문을 거쳐간 것과 비슷한 루트랄까?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타이의 국민맥주 싱하를 한 잔 탁 걸치며 야경을 바라봤는데… 캬~ 나 지금 꿈꾸는 건 아니겠지?



배낭여행객들의 성지, 카오산로드




태국에서 처음 찾은 곳, 배낭여행자들이라면 꼭 들린다는 카오산로드. 게스트하우스가 밀집해있고, 저렴한 길거리 음식, 밤에는 술집들이 하나 둘 문을 열어 전 세계 사람들이 밤문화를 즐기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로도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밤에 더 활기를 띈다는 사실을 몰랐던 나는 밤이 아닌 낮에 도착해버렸다. 제법 먼지가 쌓인 회색 건물들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몇번이나 길을 왔다갔다 했더니 툭툭이(삼발이택시) 아저씨가 윙크를 날리며 혼자 쭈뼛거리는 동양여자에게 호객행위를 한다. 겉으론 웃어 넘겼지만 속으로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 혼자 있어서 그런지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슬슬 밀려오는 배고픔이 금세 나를 이곳에 적응시켰다. 먹거리를 찾아 빠른 눈으로 스캔을 했더니 이곳 카오산로드에는 태국여행 다녀온 사람들이 선물했던 고무줄 바지, 머리 따주는 사람들, 길거리 음식점 등 쇼핑과 먹거리들이 넘쳐났다.





카오산로드의 대표 길거리 음식, 바나나로티와 팟타이


팟타이와 열대과일주스는 우리나라 돈으로 1천 5백원 정도 하는데, 팟타이에 새우를 넣으려면 4백원 정도 더 내면 된다. 정말이지… 참 행복한 물가다.




태국의 카오산로드에선 길거리 마사지샵을 더러 볼 수 있는데, 30분에 120바트(한화로 4천원)를 내면 경력 많은 마사지사들이 거칠거칠한 손으로 나의 볼품없는 발을 꼬물꼬물 만져준다. 참고로 태국은 팁문화라 정가를 먼저 지불한 후 마사지사에게 직접 팁을 전달해야 한다. 이때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사와디캅~”이라고 말해주면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렴한 물가, 친절한 사람들, 게다가 마사지까지!!! ‘한국을 떠나서 여기서 살까?’라는 생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치앙마이에 가면 꼭 해야 할 것, 타이푸드 쿠킹클래스


쿠킹클래스는 간단한 영어로 진행된다


그린 커리를 위한 식재료


입자가 살아있는 형형색색 커리 소스들


둘째날 밤, 타이 에어아시아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니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했다. 치앙마이는 1296년 란나타이 왕국의 2번째 수도였던 곳이다. 해발고도가 335m 산으로 둘러 싸여있어 쪽지역보다는 습기가 없고, 선선한 바람이 분다. 고즈넉한 유적지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따뜻한 시골마을인 치앙마이에 도착한 밤엔 깔래나이트 바자 야시장을 마실 겸 둘러보았다. 우리나라의 홍대 벼룩시장처럼 태국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빈티지 제품들을 저렴하게, 진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치앙마이에서는 나름 크다는 푸라마호텔(4만원대)에서 이틀간 묵었는데 4성급 호텔이라 서비스는 물론 조식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혼자 쓰기엔 넓이 너무 넓어 밤을 외롭게 만들긴 했지만… 셋째 날엔 현지인이 직접 알려주는 타이 푸드 쿠킹클래스에 참여했다. 쿠킹클래스(3만원대)는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해야 참여가 가능하다. 이날 내가 배운 메뉴는 태국 대표음식 팟타이와 그린커리, 망고밥! 프랑스, 스페인, 미국,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4~5시간 정도 함께 배우는데, 그새 정이 들었는지 헤어질 땐 서로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아쉬움을 표했다.



방콕 힙스터들의 아지트, 물 좋을까?


야경과 칵테일이 어우러진 방콕의 밤


방콕에선 고층의 루프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서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돌아왔다. 방콕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할 곳은 나나역 근처에 있는 어보브일레븐(Above 11). 33층으로 가는 엘레베이터를 타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33층의 루프탑은 끝없이 펼쳐진 야경으로 둘러싸여 그루브한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싱글몰트 위스키 한 잔(1만원 정도)을 시키고 작은 촛불에 모여 그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들과 방콕의 밤을 즐겼다. 우리는 한번 더 이동을 했는데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방콕의 클럽! 방콕 젊은이들 사이에서 RCA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독보적이고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클럽거리다. 예쁘고 잘생긴 태국 힙스터들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