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드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거친 파도와 함께 떠오른 서프 패션에 관해::서프패션,서프,서핑,해변,비치룩,패션,엘르,elle.co.kr:: | 서프패션,서프,서핑,서퍼,해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야자수 즐비한 LA의 베니스 비치. 회색빛 도시와 상반된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이곳에는 언제나 힙스터들로 가득하다. 상반신을 탈의한 채 태닝을 즐기는 여인, 스케이트보드로 묘기를 부리는 어린아이, 커다란 파도에 몸을 맡긴 ‘쿨’한 서퍼들. 언제부터인가 LA는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는 탈출구가 되면서 캘리포니아의 ‘핫 스폿’이 됐고 서퍼들의 천국으로 통한다. 말리부를 비롯해 베니스 비치, 줌바, 맨해튼 비치 등에는 프로 서퍼뿐 아니라 입문 단계의 초보자까지 평생 잊지 못할 서핑의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건강하게 태닝된 피부 톤과 탄탄한 보디라인을 더욱 섹시하게 만들어주는 네오프렌 수트를 입고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의 모습은 패션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서핑의 역사를 잠깐 거슬러 올라가볼까? 서핑은 1920년대 수영 선수였던 파오아 듀크 카하나모쿠(Paoa Duke Kahanamoku)가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서핑 클럽을 열면서 시작됐다. 1956년 호주에서 첫 번째 국제서핑카니발이 열리며 대중에게 서핑이 알려진 후 1960년대 초 넉넉한 트렁크 팬츠, 낡고 해진 데님과 화이트 티셔츠, 알로하 셔츠와 샌들 등 전형적인 서퍼들의 옷차림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서핑은 여전히 ‘핫’하고 그 중심지인 LA 패션 역시 뜨겁게 주목받고 있다. LA 문화 예찬론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에디 슬리먼은 패션계를 떠나 LA에 포토 베이스캠프를 완성했으며, 해변을 돌며 서퍼들을 포착해 사진과 영상으로 이를 담아내고 있다.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절의 파리가 아닌, LA에 디자인 하우스를 통째로 옮겨 작업을 했으며 그의 마지막 2016 F/W 남성 컬렉션은 팔라디움 극장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나타난 저스틴 비버를 비롯해 레이디 가가, 파멜라 앤더슨 패밀리 등 사상 최대의 LA 셀럽들을 총출동시켜 유례없는 패션쇼를 선보일 만큼 그의 LA 사랑은 각별하다. 어디 에디 슬리먼뿐인가? 2015년 팜 스프링스에서 선보인 루이 비통의 크루즈를 시작으로 얼마 전 드넓은 황야에서 캘리포니아 웨스턴 스타일을 완성한 디올 크루즈 쇼를 비롯해 LA 다운타운 소녀와 소년들을 대거 등장시킨 모스키노, 오프닝 세레모니 등이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는 장소로 LA를 택했다. 물론 컬렉션에는 해변의 시크한 서퍼들을 위한 옷들도 가득했다. 지난 시즌의 애슬레저 룩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퍼 룩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서핑할 때 입는 옷이 아닌, 도심 속에서도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평상복으로 즐기기에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알렉산더 왕의 서퍼 룩이 대표적. 마치 서퍼들의 네오프렌 수트를 연상시키는 보디수트를 비롯해 레깅스와 탱크톱, 네오프렌 후디드 재킷 등에 왕의 감성을 더해 ‘쿨’한 컬렉션으로 완성했다. 그는 자신의 뿌리인 캘리포니아를 이번 컬렉션 통해 돌이켜봤다고. 주특기인 하이패션과 스트리트의 접목은 이번엔 하이패션과 서퍼와의 만남으로 완성됐다. 타프타 소재나 바스락거리는 나일론 위에 레이스를 트리밍한 후 포멀한 턱시도 재킷을 매칭해 어디서도 보지 못한 뉴 서퍼들을 대거 등장시키켰다. 이뿐인가? 서핑보드가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발목에 고정하는 스트랩을 커프스처럼 연출해 ‘서핑’이라는 컨셉트에 충실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뮈글러 역시 네오프렌 수트의 스포티 라인과 딱딱한 에그 셰이프, 절개 라인들을 접목시켜 섹시하고 파워플한 서핑 걸을 내세웠고 DKNY는 서핑 후디드 티셔츠와 낙하산 아노락 점퍼 시리즈를, 막스마라는 볼드한 야자수 점프수트 등을 통해 서퍼 패션을 조금 더 리얼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더 이상의 새로움은 없다고 외치는 디자이너 사이에서 서퍼만큼 신선한 뮤즈는 없다. 섹시하고 건강미 넘치는 서퍼들은 디자이너에게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 되기에 충분하다. 특히 월드 챔피온 스테파니 길모어(Stephanie Gilmore)를 주목하길! 새까만 서핑 수트를 벗어던지고 마르케사의 버건디 드레스를 근사하게 차려입고 메트 갈라 레드 카펫 위에 우뚝 선 모습은 건강하게 빛나는 여신의 모습 그 자체였다. 서핑 테마가 패션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패셔니스타로 등극한 서퍼들에는 건강미 넘치는 캐리사 무어(Carissa Moore). 그녀는 <글래머>에서 뽑은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됐으며, 알라나 블랜차드(Alana Blanchard)는 무려 189만 팔로어를 거느린 슈퍼 파워 인스타그래머다. 슈퍼 서퍼 로빈 케겔(Robin Kegel)은 아크네 스튜디오의 캠페인 뮤즈로 선정, 데이빗 심스의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아크네 스튜디오의 디렉터 조니 요핸슨은 무려 50개의 서핑보드가 있을 정도로 서핑 마니아로 알려졌다. “로빈 케겔의 서핑보드 디자인은 정말 놀라워요! 그가 디자인한 서핑보드가 올라왔는지 매일 밤 웹 스토어에서 확인해요. 평범한 서핑 컬렉션을 만들기 싫었죠. 우리는 그의 그래픽 패턴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서핑보드 만한 크기의 점프수트를 만들었고, 서퍼들이 매일 입은 듯 낡은 프린트를 캐시미어 스웨터에 입혀 완성했어요” 단순히 캠페인 뮤즈로 서핑 선수를 택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서핑 컬렉션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그의 영민한 생각이었다. 이젠 레전드가 된 생 로랑의 야자수를 새겨 넣은 서프 컬렉션을 비롯해 알렉산더 왕과 호주의 서프 브랜드 헤이든셰이프(Haydenshapes)가 선보인 서핑보드, 더블 C 로고를 새겨넣은 샤넬의 서핑보드 등과 같은 캡슐 컬렉션이나 시즌 한정판으로 선보인 서핑 문화가 대중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세러데이 서프 NYC, 록시, 파타고니아, 오넬리 등 언제나 ‘쿨’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서프 브랜드들까지 이 무드에 합류하고 있으니! 올여름, 비록 베니스 비치가 아니더라도 힙스터 서퍼처럼 도심 위를 서핑하는 기분으로 서핑 룩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