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스티치 장식의 블랙 수트는 Dior Homme.  인터뷰를 한 지 4년 만에 만났네요. 먼저 알아봐서 놀랐어요 잘 지냈어요? 아직 <엘르>에서 일해요? 하얀 옷 입고 다리 밑에서 촬영했던 것 다 기억해요.  여기 오면서 헨리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했어요 많이 늙었죠(웃음)? 진짜로 저 어때요? 똑같아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사진 촬영할 때는 전과 다른 눈빛에 딴사람 같더니, 지금 보니 그대로네요 칭찬이죠? 최대한 안 변하려고 노력했어요.  데뷔 10년 차, 방금 말한 것처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나요 솔직히 그때랑 지금이랑 주변 환경은 많이 변했죠. 달라진 환경 속에서 아티스트가 변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제 친구들을 보면 다 ‘바보’ 같아요. 진짜 평범하고 꾸밈 없는 사람들. 최대한 그런 사람들이랑 어울리려고 해요. 옆에서 “연예인, 연예인” 하면서 특별하게 굴면 저도 어쩔 수 없이 변할 수밖에 없어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대중에게 아주 친근한 스타가 됐어요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톱 5’에 들어갈 자신이 있어요.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게 되면 아주머니는 “어머, 헨리다!” 그러고 딸은 “엄마, 제발~” 그러면서 싸워요(웃음). 저도 이유를 좀 알고 싶어요. 사람들이 왜 나를 좋아하는지.  밝고 기분 좋은 에너지 덕분 아닐까요? 다른 스타들이 지닌 이미지가 부러울 때도 있나요 예전에는 의도적으로 멋있어 보이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멋있게 보이려 한다고 해서 진짜 멋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요즘은 다 내려놨어요. 그냥 나대로 하는 게 제일 멋있는 것 같아요.   데님 재킷은 Saint Laurent by mue. 슬리브리스와 화이트 팬츠는 모두 Dolce & Gabbana.   오버사이즈의 벌키한 스웨터는 Juun. J.  어제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 깜짝 출연했는데 평소에 <복면가왕>을 보면서 내가 거기 나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마스크를 쓰고 노래한다는 게 겁나기도 했고요. 노래 못한다는 얘기를 들을까 봐. 그런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자신감이 좀 더 생겼어요. 마스크를 벗었을 때 “와~” 하는 함성 소리가 크더라고요.  6월 22일 발표되는 디지털 싱글도 사람들을 놀라게 할까요? 어떤 곡인가요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굉장히 다양한데, 특히 R&B 힙합을 무척 좋아해요. 사람들에게 선보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딱 좋은 노래를 만들게 됐어요. 특별히 언더 힙합 신에서 유명한 래퍼 나플라(Nafla)와 협업했어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는데, 이번 곡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물어 물어 지인들에게 부탁했더니 결국 연결이 된 거예요. 우리 집에서 만날 수 있겠냐고 했는데 그날 바로 왔어요. 원래 인사만 하려 했어요. 그런데 노래를 듣고는 가사랑 랩 파트 작업이 그날 다 끝난 거예요. 서로 얘기하다 보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되게 신기했어요. 아, 제목은 ‘끌리는 대로’예요.  이번에도 직접 노랫말까지 썼나요 네, 예전에는 곡만 쓰고 가사는 다른 사람한테 맡겼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경험과 생각들이 노래 안에 담겨야 된다고 느꼈어요. 이번 곡은 어찌 보면 약간 나쁜 남자의 이야기인데, 제목처럼 끌리는 대로 살겠다는 내용이에요. 신나는 분위기의 곡이에요.  앞서 3월에는 ‘그리워요’, 4월에는 ‘사랑 좀 하고 싶어’ 2곡을 연속으로 선보였어요. 이전에 솔로로 활동했던 ‘트랩’이나 ‘판타스틱’과는 장르나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무엇보다 헨리가 진짜 헨리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맞아요. 나 자신이랑 약속을 했어요. 이제 내가 진짜 느끼거나 하고 싶은 얘기만 쓸 거라고. 예전에는 노래를 만들면서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히트 칠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사실 해외를 오가느라 노래만 만들고 활동을 못해서 많이 알리진 못했어요. 그런데 전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끌리는 대로 하려고요.  헨리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거네요 네, 일단 저 스스로는 제 음악 색깔을 찾은 것 같아요. 써놓은 노래들이 많은데, 한꺼번에 내보내기보다 이렇게 하나 둘 조금씩 풀어 내려고요. 축하 좀 해주세요(웃음).  정말 축하해요. ‘그리워요’와 ‘사랑 좀 하고 싶어’를 묶어서 ‘외로움 시리즈’라고도 하던데, 요즘 많이 외로운가요 외로움은 늘 느끼는 거죠. 오랫동안 여자친구가 없었어요. 물론 ‘썸’ 비슷한 건 있었지만. 제가 나중에 쓰고 싶은 노래가 있는데, 내게 딱 맞는 여자인데, 타이밍이 안 맞는다는 내용이에요. ‘Right Girl, Wrong Time.’ 이렇게 일상에서 떠오르는 영감이나 생각들을 스마트폰에 다 적어둬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혼자 여러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모습이 화제였어요. 마냥 재미있는 사람 같다가 만능 아티스트의 면모에 놀라게 돼요 사람들이 가끔 저한테 ‘천재’라고 하는데, 전 절대 천재가 아니에요. 어떤 하나를 뛰어나게 잘하는 게 아니라, 그저 여러 개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블랙 니트 톱은 Sandro.  화이트 니트 톱과 오버핏 체크 수트는 모두 Wooyoungmi. 스니커즈는 Polo Ralph Lauren.  이달 <엘르> 스페셜 테마가 ‘여행’이에요. 헨리에겐 여행이 삶이 된 거나 다름없을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계속 돌아다니며 살았더니 내 집이 어딘지 모르겠어요. 중국 예능 프로그램을 찍으러 남극까지 가봤어요. 열흘 동안 배를 타고 갔는데, 멀미가 나도 중간에 내릴 수 없으니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사는 게 좋아요.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게 즐거워요. 제 목표가 전 세계를 다 가 보는 건데, 언젠가 꼭 이룰 거예요.  어디서든 잘 살 것 같아요. 친구를 사귀고 파티를 하면서 맞아요, 정글에 가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카멜레온처럼! <엑스맨>의 미스틱처럼!  그래도 ‘Home’이라고 하면 어디가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당연히 제가 태어난 캐나다죠. 그런데 이제 떠나온 지 오래돼서 그런지 어딘가 낯설더라고요. 침대에 누워도 내 침대가 아닌 것 같아요. 서울 가로수 길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가로수 길 집을 공개했어요. 딱 헨리스러운 공간이던 걸요 뉴욕의 로프트 같은 느낌이 나는 공간을 엄청 찾아다녔는데 잘 없더라고요. 그럼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보고 배운 것들을 이번에 다 활용했어요. 친구들과 홈 파티를 자주 연다던데, 주로 어떤 사람들과 친구가 되나요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들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친구들한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요. 얼마 전 진짜 제 친구들을 불러서 파티하는 모습을 광고를 찍었어요. 제 모습 그대로 광고를 찍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정답이라니까요.  현관 입구에 붙여놨다는 ‘Do What You Love’는 언제부터 헨리의 모토가 됐나요 어느 날 문득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란 질문이 떠올랐어요. 내가 왜 노래를 만들고 있지? 왜 방송 활동을 하는 거지? 생각해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왔더라고요. 이건 내 인생이고, 이제 나를 위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남 신경 안 쓰고 제멋대로 산다는 게 아니라, 타인에게 피해 안 주는 선에서 내가 진정 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며 산다는 거죠. 그래야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인생을 즐겁게 사는 법을 전파하는 게 헨리의 또 다른 역할일지도 모르겠네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그런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팬들이 쓴 댓글을 보면, 저랑 친구가 되고 싶다거나 저처럼 살고 싶다는 얘기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저도 항상 즐겁지만은 않아요. 가끔 슬프고 우울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다른 이들의 시선에 맞춰 살면 안 된다는 거예요. 내 인생을 ‘맞춤 인생’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내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재단할 능력이 있어야 해요. 지금 제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 같아요. 내 인생을 나한테 맞추기 위해 능력을 키우는 것. ‘맞춤 인생’, 오, 괜찮은 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