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디자인, 어디까지 왔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디지털 시대의 여행자들은 실제 세계와 가상 공간을 넘나들고, 지리적 경계를 뛰어넘는다.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지만, 이제는 시대의 흐름이 됐다. 뜬구름 같은 말이라고? 여기 소개하는 것들을 보고 나면 이해될 것이다::노마드,노마드디자인,밀란디자인위크,개빈터크,예술,예술가,작품,엘르,elle.co.kr:: | 노마드,노마드디자인,밀란디자인위크,개빈터크,예술

행성으로의 여행, 이민자들의 대이동 같이 시공간의 드라마틱한 이동이 뉴스를 채우는 가운데, 예술가들의 방랑도 시작됐다. 인테리어부터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실제와 가상세계가 만나는 격변이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노마디즘은 ‘신 노마디즘’으로 발전하면서 ‘자유로운 이동의 시대에 공공 디자인과 인테리어, 가구들은 어떻게 변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과거에 들뢰즈가 정의한 ‘탈영토화’와 비슷하지만, 이 까다로운 개념적 정의가 디자이너나 건축가와 만나게 되니 하이테크적 미장센이 된 것이다. 올해 4월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도 ‘신 노마디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게 당연하다고나 할까.디자인 위크 중 사무가구 분야만 전시하는 ‘살로네 우피치오’의 주제도 일관됐다. 몸이 어디에 있든 기계 장치나 가구 등으로 인한 불편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엔난민기구와 이케아가 함께 설계한 이동형 대피소인 ‘베터 셸터(Better Shelter)’가 런던 디자인 박물관이 뽑은 올해의 프로젝트가 된 것도 절대 우연이 아니다. 패션 분야에서도 쿠튀르 쇼에 백 대신 종이 포장 박스를 든 모델이 등장하질 않나, 사람이 직접 들지 않아도 스스로 따라다니는 지능형 쇼핑 가방이 개발되질 않나, 이런 변화를 두고 패션의 본질을 흐린다고 불평한다면 그건 그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소리일 뿐이다. 중국 아티스트 아이 웨이웨이(Ai Weiwei)가 이민자들에 대한 관심을 예술 작품으로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거창한 개념 미술로 생각했지만, 개빈 터크가 만든 노마드 침낭을 대할 땐 예술과 이동성에 대한 심리적인 거리를 어느 정도 좁힐 수 있었다. 이 정신없는 세상에서 우린 어떻게 해야 노마드란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격랑에서 억지로 힘을 주고 있으면 조류 속에 휘말리지만, 몸에 힘을 빼고 둥둥 떠다니다 보면 모든 것이 편안해지듯 이 거대한 흐름에 생을 맡길 준비를 해야만 한다. 일상 속 창의성은 당시엔 격정적일지라도 나중엔 새로운 문명이란 후일담으로 남기 마련이다.  움직이는 집 알렉스 스웨더(Alex Schweder)와 워드 셸리(Ward Shelley) 두 건축가가 시소처럼 움직이는 이동형 집 ‘리액터(ReActor)’를 지었다. 단 하나의 기둥 위에 설치돼 있어 360° 회전이 가능하다. 빛과 땅의 형태에 따라 최적의 채광을 찾을 수도 있다. 배경이 바뀐다 해도 상관없다. 세계 어디에 갖다 두어도 집의 기초 구조만 분해한 후 재배치하면 된다. alexschweder.com  미술관에 웬 침낭침낭 형태의 청동 조각에 에나멜 광택 처리를 한 작품들이 박물관이나 갤러리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모습 때문에, 이 영국 아티스트는 종종 신성모독으로 비난받기도 한다. 사진은 2016년 런던 파운들린 박물관의 기획전에 참여한 개빈 터크(Gavin Turk)의 작품 ‘노마드’. 지난 3월까지 데미언 허스트가 소유한 런던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 개인전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gavinturk.com  숲 속에서 노마드를 외치다올해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진행된 현대 가구전 <딜라이트풀 DeLightFul>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의 진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현실적인 숲 속 야외공간을 만든 마테오 가로네(Matteo Garrone)는 자신의 가구 디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작품은 실제와 가상 세계 사이 갑작스런 변화 사이에 남겨진 상상을 표현하고 있다. 아직 낯선, 그러나 곧 일상이 될 생활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도시형 노마디즘을 표현하자는 취지가 얼마나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는지 그 결과는, 전 세계 디자인 러버들의 인스타그램에 수만 개 이상의 사진이 올라옴으로써 증명됐다. cqstudio.it  난민도 행복한 세상‘렉서스 디자인 어워드 2017’이 선택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미국 출신 아티스트 팀 모드랩(MOD lab)이 추방된 난민들을 위해 고안한 이동형 피난처. 모듈형이라 누구나 스스로 설치할 수 있는데, 하루 이틀 살 임시 거처 수준이 아닌 중기 주택 솔루션이라 맨땅에서 맨주먹으로 그들을 일어서게 할 환경을 충분히 제공한다. 이 모듈을 여러 개 함께 설치하면 외로운 난민들이 이웃을 이루며 자연스레 마을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사려 깊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lexus-int.com  태양열 비행선아르헨티나 아티스트 토마스 사라세노(Toma′s Saraceno)의 프로젝트로, 지구의 적외선과 태양열만으로 움직이는 ‘공기 주입식’ 비행선이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진짜 ‘비행’을 할 수 있다 (최근 실제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데 성공했다). 사용자들은 온라인 키트를 통해 비행 중에 캡처한 데이터나 사진 등을 제공함으로써 특정 연구에 자료 제공자로 참여할 수도 있다. float.aerocen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