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드레스를 말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까만 밤에 빛나는 별이 없다면 그저 악마의 공간으로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20세기적인 의상 리틀 블랙 드레스에 크리스털라이즈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는 별이 돼주었다. 지난 1월 파리의 밤에 까만 빛이 새겨졌다. :: 발렌티노,갸스파르 유키비에츠,소니아 리키엘,조르지오 아르마니,3.1 필립 림,트렌드,화려한,장식적인,엘르,엣진,elle.co.kr :: | :: 발렌티노,갸스파르 유키비에츠,소니아 리키엘,조르지오 아르마니,3.1 필립 림

1926년 샤넬이 X형 직선 솔기가 있는 긴 소매의 타이트한 검은색 크레이프 소재의 시스 드레스를 발표한 후 블랙은 가장 모던하고 세련된 여성을 위한 컬러가 되었고, 리틀 블랙 드레스(LBD)는 20세기를 대변하는 의상이 되었다. 그건 어쩌면 르 코르뷔지에의 가장 단순하고 기능적인 건축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고, 재즈처럼 유연하고 변화무쌍하다는 점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아이콘이다. 무엇과도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민주적이며 어떤 장소, 어떤 누구와도 어울린다는 점에서 가장 평등한 의상이기도 하다.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으로 다양하게 패션에 응용되고 있는 스와로브스키의 소재 사업부인 크리스털라이즈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Cristallized Swarovski Elements)는 이런 점에 주목했다. 1년 전 가장 종교적이고 귀족적인 컬러이자 악마를 대변하는 컬러인 블랙이 22명의 디자이너들에게 테마로 주어졌고, 1년 뒤 지난 1월 파리에서 22벌의 블랙 드레스가 드디어 공개됐다. 때마침 2010 S/S 오트쿠튀르 기간이었는데 이곳에서 선보인 블랙 드레스 역시 모두 단 한 벌뿐인 수공예품이니 적절한 시기가 아니겠는가. “쿠튀르는 디자이너의 예술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는 상업적 제약 없이 진정으로 패션의 가능성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조르지오 아르마니). 아르마니는 작은 블랙 크리스털 피셔넷이 몸을 따라 우아하게 드레이핑된 스트랩리스 드레스를 내놓았고, 고딕풍을 로큰롤적으로 해석해내는 데 천재적인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는 그답게 기하학적으로 컷아웃된 미니드레스에 볼드한 블랙 크리스털을 촘촘히 박아 미래적인 드레스를 선보였다. 그밖에도 소니아 리키엘은 니트 원피스에 니트 케이프를, 랑방의 앨버 엘바즈는 로 에지(Law-edge)의 새틴 드레스를, 지안프랑코 페레는 커다란 리본 장식을 허리에 감은 일본풍 미니드레스를 발표했다. 22명의 디자이너들 모두 ‘과연 그의 작품’이라고 고개가 끄떡여지도록 본인들의 색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공통점은 블랙에 반짝이는 스와로브스키가 더해지면서 모든 작품이 글래머러스해졌다는 것. 낡고 해체적인 의상을 만드는 꼼 데 갸르송이 크리스털 블랙 드레스를 만들었다면 어땠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1 레이스 네트를 빛나는 아우라처럼 단 발렌티노 작품.2 갸스파르 유키비에츠의 골드 매쉬 소재 미니 드레스.3 소니아 리키엘의 니트 드레스.4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의 드레스.5 3.1 필립 림6 알렉시스 마빌.7 보디카의 빅토리안 스타일의 유리 돔 안에 들어 있는 인형 오브제.이번 전시는 지난해 서울을 비롯해 세계 주요도시에서 순회 전시되었던 ‘The Marriage of Tradition and Avant Garde’에 이어 크리스털라이즈드 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에 의해 두 번째로 기획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빅터 앤 롤프, 존 갈리아노,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패션 디자이너들의 웨딩드레스뿐 아니라 스테판 존스의 모자, 필립 트레이시의 티아라, 크리스토플의 나이프, 고디바의 초콜릿, 그리고 액세서리, 베일, 테이블웨어까지 결혼식에 관한 모든 것이 크리스털라이즈드돼 전시됐다면 올해는 좀 더 패션에 집중했던 것.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 전시를 총지휘했던 마커스 람페이(Markus Lampe, Senior Vice President)는 절대 다음 이벤트에 관한 힌트를 주지 않았지만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이 22벌의 드레스는 베이징을 거쳐 2011 F/W 패션위크 기간에 뉴욕에 전시될 예정이고, 그곳에서 아방가르드 디자인 경매 전문가 필립 드 퓌리(Phillips de Pury)에 의해 판매될 예정이다. 경매 수익과 책자 판매 수익은 모두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와 프랑스암예방협회(La loque contre le Cancer)에 기부될 예정이다. 온라인으로도 모든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경매에 참여할 수도 있다. 주소는 www.crystallized.com/black.샤넬이 LBD를 발표한 이래 80여 년이 흘렀다. LBD는 에서 예언한 대로 ‘고급 취향을 가진 모든 여자들의 유니폼’이 됐고, 비유되었던 포드의 T모델보다 훨씬 왕성한 생명력을 지닌 채 여전히 다양하게 변신 중이다. 크리스챤 디올은 얘기했다. “블랙은 언제라도 입을 수 있다. 어떤 나이라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경우에 다 입을 수 있다. 리틀 블랙 드레스는 여자들의 옷장에서 가장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그의 말이 정답이다. *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4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