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고양이를 위한 디자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애완동물에게도 스타일 좋은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반려묘를 키우는 ‘집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고양이 가구 브랜드 ‘미유파리’의 설립자 오드 산체스와 그녀의 뮤즈를 만났다::고앙이,반려묘,미유파리,펫,엘르,elle.co.kr:: | 고앙이,반려묘,미유파리,펫,엘르

파리에서 왔다는 그레이 컬러의 시크한 고양이 집을 처음 봤을 때, 또 한 번 읊조렸다. “나만 고양이 없어.” 이제 막 한국에 론칭한 세련된 고양이 가구 브랜드 미유파리(Meyou Paris). 기능성과 심미성을 겸비해 어느 공간에나 우아한 오브제처럼 잘 어울리는 미유파리의 제품들은 까다로운 고양이와 고양이 주인 모두를 만족시킨다. 미유파리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터 오드 산체스(Aude Sanchez)와 그녀의 반려묘 리(Lee)를 파리에서 만났다. 스칸디나비언 풍의 빈티지 가구들로 간결하고 아름답게 꾸며진 집, 거실과 주방에 놓인 리의 보금자리가 더없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었다.(왼쪽) 오드 산체스의 반려묘 리의 편안한 안식처. 직선과 곡선이 감각적인 조화를 이루는 미유파리의 ‘더 큐브’. (오른쪽) 스탠드 위에 코쿤이 얹어진 형태의 ‘더 볼’. 미유파리의 제품들은 인테리어 가구에 사용되는 고급 원목과 면직물, 100% 울 소재 펠트 등 천연 소재로 만들어진다.미유파리의 시작이 궁금하다 2015년에 시작해 이제 2년 반 정도 됐다. 오랫동안 홍보·마케팅 업계에서 일하다가 지겨워서 잠시 쉬던 때였는데, 우연히 TV에서 본 다큐멘터리가 미유파리에 대한 영감을 줬다. 동물에 관한 방송이었나 그건 아니고, 젊은 디자이너들이 3D 프린터로 러시아의 푸틴, 북한 김정은 등 독재자들의 모습을 이용해 고양이 스크래치 인형을 만든 이야기였다. 그걸 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푸틴 인형을 내 집에 두고 싶진 않았다(웃음). 마침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왜 애완용품들은 유치하기만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디자이너가 만든 반려묘 가구’란 컨셉트를 떠올리게 됐다. 이 집에서도 마치 인테리어 소품처럼 잘 어울린다. 디자인은 누가 담당하나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직접 디자인을 맡았는데,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3D 프로그램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기 어려웠다. 주변에서 소개해 준 많은 디자이너들을 만났고, 그중에 지금의 파트너 기욤 가드너(Guillaume Gadenner)가 있었다. 내 머릿속 상상을 현실로 옮기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미유파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다른 디자이너들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방향과 컨셉트는 내가 정한다. 그래서 미유파리 디자인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아주 닮아 있다. 심플하고 아름다운 동시에 무척이나 실용적인 스칸디나비언 스타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무채색을 많이 사용한다. 모든 제품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며 장애자들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3D 프린트로 원형 틀을 만드는 것부터 금속과 레진 부분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처음에 킥 스타터를 시작하며 장애인 단체와 함께 일했는데,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워 지금은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만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 좀 더 협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작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 미유파리가 ‘메이드 인 프랑스’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유파리의 제품이 잘 어울리는 공간을 그려본다면 처음부터 내가 머릿속에서 떠올린 생각은, 우리 집에 두고 싶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 북유럽 스타일에서 많은 영감을 받긴 했지만, 꼭 집이 그런 스타일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니까 어느 공간에나 잘 어울릴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반려묘 가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사는 공간이나 인테리어 취향은 별로 걱정할 필요 없지 않을까. 미유파리의 뮤즈, 리는 어떤 고양이인가 내 삶에 들어온 첫 고양이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함께해 왔다. 굉장히 독립적이고 자기가 원하지 않을 때는 절대 만지지 못하게 한다. 결코 쉬운 여자는 아니다(웃음). 아끼는 가죽 소파를 망가뜨려 놓긴 하지만, 리가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없다. 여행을 좋아하는데, 항상 데려갈 수 없다는 게 한 가지 고민거리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나 앞으로 계획은 리를 봐도 그렇고, 고양이들은 항상 높은 곳에 올라가려는 습성이 있다. 나무로 만든 캣 타워와 고양이가 할퀴고 놀 수 있는 새로운 오브제를 기획 중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너무 맘에 들지 않아서 도저히 집에 가져다 놓을 수 없다. 언젠가 고양이뿐 아니라 반려견을 위한 가구도 만들어보고 싶다. 만일 리가 인간의 말을 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묻고 싶은 건 리는 식탐이 굉장히 많은 고양이다. 살이 쪄서 관리해 주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 되고 있다. 왜 그렇게 많이 먹는지 물어보고 싶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