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 ‘차는’ 스마트 기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걷고 뛴 거리, 걸어 오른 계단 수, 심박수, 평균 수면시간에 자면서 뒤척인 시간까지… 스마트 기기가 당신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스마트기기,헬스,건강,다이어트,엘르,elle.co.kr:: | 스마트기기,헬스,건강,다이어트,엘르

심심할 때마다 스마트폰의 ‘헬스’ 앱을 열어본다. 지금껏 몇 걸음 걸었는지를 보고 미팅 장소까지 택시를 탈 것인지, 퇴근길에 한 정거장 먼저 내려 집까지 걸어갈 것인지 결정한다. 평소 필라테스와 헬스를 꾸준히 하지만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 체지방이 잘 안 빠지는 게 고민이었기에 ‘하루 1만 보’라는 목표를 세운 뒤 생긴 습관이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던 것이 이젠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숫자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릴 만큼 집착하게 됐다. 화장실에 갈 때조차 단 열 걸음이라도 더 채우려고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챙겨 넣을 정도. 그렇다. 의식하든 안 하든 간에 내가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한 내 활동량은 일일이 기록된다. 손목에 차는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됨에 따라 측정되는 데이터 종류 또한 다양해졌다. 심박 수, 평균 수면시간, 그중 뒤척이지 않고 숙면을 취한 시간, 서 있는 시간까지(물론 이는 24시간 내내 동맥이 뛰는 내 손목 위에 디바이스가 채워져 있음을 전제로 한다)! 놀라운 건 이렇게 추적된 한 명 한 명의 데이터가 모여 엄청난 ‘빅 데이터’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2016년 11월 <엘르> 미국에서 같은 맥락의 기사를 접했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된 데이터가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수명 연장의 꿈을 이루기 위한 ‘빅 픽처’를 그리는 데 활용된다는 것이 주 내용.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는 것 같은 내 모습이 소설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와 오버랩되며 묘한 반발심이 일었고 손목에 차고 있던 애플 워치를 슬쩍 풀어버렸다. 기사는 실리콘 밸리에서 켄젠(Kenzen)이라는 인체 분석 시스템을 개발한 CEO, 소니아 소사(Sonia Sousa)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켄젠 시스템은 샌프란시스코 프로미식축구팀 ‘포티나이너스’와 NBA 농구팀 ‘휴스턴 로키츠’, 미국 프로축구단 ‘FC 댈러스’ 선수들에게 소형 센서를 부착해 얻은 세세한 신체 활동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심지어 선수들의 땀방울을 분석해 나트륨, 칼슘, pH 변화까지 분당으로 기록하며, 2017년 중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근육 피로도를 볼 수 있는 젖산, 칼로리 소모량을 알 수 있는 글루코스 수치까지 측정하는 버전을 출시할 예정.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몸이 이상 증상을 겪기 전에 미리 예측하기 위함이에요. 몸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얘길하죠. 단지 우리가 듣지 않을 뿐이에요.” 소니아의 대답이다. 우리가 놓치는 몸의 신호를 웨어러블 기기가 포착한다면 건설 노동자의 열사병부터 감정 노동자의 혈압, 사무직 직원의 혈당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질병 요인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는 뜻. 심지어 도보 수, 수면 상태, 심박 수 등 정량(定量)적인 데이터만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글 검색 키워드, SNS 포스팅 콘텐츠, 온라인 구매 내역 등 심리적 건강까지 분석할 수 있는 정성(定性)적 단서까지 모으고 있다. “우리가 지금 ‘스마트 옷’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머지않아 그저 평범한 ‘옷’이 될 거예요.” 캐나다 몬트리올의 생체 인식 의류 브랜드 오엠시그널(OMsignal)의 창립자 스테판 마르소(Stephane Marceau)가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남긴 말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운동할 때 사용하는 스마트 워치나 스포츠 브라 대신 이 두 가지가 결합된 형태, 즉 ‘센서 내장 스마트 브라’를 택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스포츠 전문 브랜드 언더아머는 커뮤니티 기반의 스마트 러닝화 ‘스피드폼 제미니 2’를 출시하며 이미 새로운 장을 열었으니. 이 러닝화를 신고 연동 앱을 다운로드하면 개인의 스피드와 달린 거리 등이 측정될 뿐 아니라 이용자끼리 측정치가 공유돼 경쟁심리를 자극하게 된다. 웨어러블 기기를 차는 순간, 은근한 압박을 받으며 수치에 집착하게 되고, 그 결과 더욱 효과적으로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 이를 입증하는 통계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핏비트와 자사 무선 체중기 ‘아리아(Aria™)’를 연동시킨 결과, 매일 체중을 측정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두세 번만 측정하는 사람에 비해 체중 감량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았던 것. 평균 감량치를 비교하니 첫 달에는 전자가 1.4kg, 후자가 0.5kg를, 6개월 동안에는 전자가 4kg, 후자가 1.2kg를 감량한 것이다. “건강은 매일매일 일어나는 상황에 달려 있어요. 의사의 진료실이 아닌 여러분이 먹고, 자고, 일하는 일상 활동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죠.” 마운트 시나이 연구소 건강 센터 데이비드 스타크(David Stark) 박사의 말처럼 웨어러블 기기는 ‘운동 조력자’를 넘어 24시간 개인의 삶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진정한 웰빙 실현’을 위해 활용되기에 이르렀다. 일례로 수면 패턴을 검사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했을 때, 수면 클리닉에서 하는 것과 스마트 기기를 찬 채 평소 수면 환경에서 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정확하겠는가? 후자가 진짜 나에 대한 결과를 내놓지 않겠는가? 책상 위에 내려놨던 애플 워치를 다시 손목에 찼다. 바로 심호흡(Deep Breathing) 앱을 실행, 화면에 뜬 애니메이션과 손목에 느껴지는 진동에 맞춰 눈을 감은 채, 숨을 깊이 들이쉬고 더 깊고 오래 내쉬는 걸 반복했다. 당장 운동하라고 닦달하는 ‘손목 위의 트레이너’처럼 보이던 스마트 워치가 내 건강한 삶을 책임질 주치의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차례대로)1 애플워치2 나이키 플러스, 38mm 45만9천원 42mm 49만9천원, Apple. 전엔 아이폰을 운동복 호주머니에 넣거나 손에 들고 뛰어야 했다면 이젠 애플워치 하나만 차고 나가도 NRC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것에 대만족. 오래 앉아 있으면 1분간 서 있으라고 알려주고, 진동에 맞춰 심호흡도 할 수 있어 운동을 위해 태어났다기보다 움직이는 활동과 정적인 활동 모두를 보조한다는 느낌이다. 뭐니 뭐니 해도 자석식 충전기가 최고. 대충 던져도 착 들러붙어 충전되니 이보다 더 심플하고 확실할 수 없다. 단, 삼성이나 LG 제품에 비해 카운팅할 수 있는 운동 종목, 특히 근력운동 종류는 적은 편. 2 기어 S3 프론티어 LTE, 45만9천8백원, Samsung.달리기, 걷기, 하이킹, 런지, 크런치, 스쿼트, 로잉 머신 등 다양한 종목 중 선호 운동을 설정해 둘 수 있다. 시간 날 때마다 그 동작을 하니 귀신처럼 자동으로 인식해 카운팅이 됐다. 수면 정보도 뒤척인 정도에 따른 시간까지 정교하게 체크됐고, 1시간 내내 앉아 있으니 일어나라고 진동이 와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인 디자인과 워치 페이스가 남성적인 데다 손목에서도 무게감이 꽤 나가 여자보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남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듯. 3 플렉스 2, 12만9천원대, Fitbit.스마트 워치와 비교했을 때 극강의 슬림함과 초경량을 자랑한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어떤 종목의 운동을 즐기든 간에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운동 정보를 확인하려면 스마트폰과의 연동이 필수지만 오히려 운동하는 동안 그 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다행히 전화나 문자 수신 알람을 받을 수 있어 스마트 워치에 비해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주간 운동 목표를 설정하면 LED 디스플레이에 불빛으로 목표 달성률을 알려줘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느낌. 4  LG 워치 스포츠, 45만1천원, LG.여타 스마트 워치와 비교했을 때 단연 두툼하고 묵직하다. 밴드를 교체할 수 없어 패셔너블하다는 느낌보다 정말 ‘스포츠’를 위해 태어난 느낌이다. 기어 S3 프론티어처럼 회전식 사이드 버튼을 장착했는데 돌릴 때 어떤 저항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러워 자칫 원하는 메뉴를 지나치기 일쑤. 구글 피트니스 앱을 기반으로 걷기, 달리기, 사이클링은 물론 푸시업과 윗몸일으키기 개수까지 측정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물 마시기 알람’ 기능. 그때마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면 문제가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