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팩토리가 공장에 입주하게 된 사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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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마케팅으로 뷰티 스타트업의 역사를 쓴 미팩토리가 진짜 ‘팩토리’로 이사했다. 1968년 성수동에 지어진 공장, 이후 주인과 업종은 몇 번 바뀌었을지언정 미팩토리가 입주하기 직전까지도 실제 공장으로 사용된 건물을 찾아냈을 때 그들은 엄청난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환호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다시 트렌드로 주목받는 벽돌 건물, 게다가 어딘지 브루클린 느낌이 나는 붉은 벽돌이 견고하게 쌓인 건물이다. 실제로 이사오자 마자 어떻게들 알았는지 광고 촬영 문의가 들어올 정도이고, <엘르 데코>가 촬영하던 날에도 지나가던 이들이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와 “여기 뭐 하는 곳이냐?”며 궁금해했다. 미팩토리는 수직에 가까운 성장을 하면서 갑자기 많아진 직원과 넓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었는데, 마침 개봉한 영화 <인턴>을 보고 ‘이거다!’ 싶었단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무실은 완전히 오픈된 형태로 방이나 벽으로 나뉘지 않은 건 물론 파티션도 없는 구조에 역시 벽돌로 된 공장 건물이며 머티리얼을 그대로 드러낸 바닥재가 시크하고, 오래된 격자무늬가 고풍스러운 통창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공간. 현재 미팩토리가 쓰는 성수동 건물과 완전히 도플갱어 수준이다. 다만 차이라면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앤 해서웨이 대신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 미팩토리 직원이라는 것뿐. 건물 내부는 중간중간 구조를 지지하는 기둥 외에는 하나의 뻥 뚫린 공간이다. 미팩토리는 1층은 휴식 및 외부와의 연결 공간, 2층은 업무 공간으로 심플하게 분리했다. 1층에는 전 직원이 모여 얼굴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스탠드 형의 모임 공간, 탁구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종종 직원들이 반려견과 함께 출근해서 어슬렁거리는 다목적 공간, 통창이라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두 개의 회의실 그리고 라운지로 구성됐다. 2층 사무 공간은 원래의 모토 그대로 단 한 개의 벽이나 칸막이도 찾을 수 없이 완전히 오픈된 공간을 구현했다. 대표이사부터 막내 직원까지 모두 똑같은 사이즈의 책상을 사용하며, 거의 모든 스태프의 테이블 위엔 듀얼 모니터가 놓여 있다. 꼭 듀얼로 써야 하는 팀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 편하고 또 한 명이 쓰면 다른 사람도 쓰고 싶으니까, 결국 모두 다 쓰게 됐다고. “대표이사실은 따로 없어요. 시기별로 가장 집중해야 하는 업무의 해당 팀이 모여 앉을 수 있는 구역으로 이동하는 편이죠. 그만큼 유동적이고 필요하면 책상 자체를 옮기거나 랩톱만 챙겨 효율적인 자리를 찾아 앉는 게 저희에겐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김은영 팀장의 설명이다. 개발팀과 CS팀을 제외하면 업무별 팀 제도가 아니라 주력 브랜드별 팀 제도를 운영하며 브랜드별로 파워를 키우는 방식을 택한 것 역시 유연성과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다. 돼지코팩에 이어 론칭한 색조 브랜드와 곧 론칭을 앞둔 노 브랜드 개념의 라이프스타일 팀까지 모두 ‘우리 브랜드는 끝내주죠’란 문구를 벽에 붙였다. 이사한 후부터는 창가에 선반을 달아 자율 서가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원하는 책의 구입을 신청하면 회사에 비치되고 자유롭게 읽고 다시 꽂아두는 것. 탕비실 개념의 ‘미 카페’에는 언제든 가져다 먹을 수 있는 간식이 가득한데 과자나 음료는 물론 다이어트를 위해 삶은 계란까지 구비돼 있다. 또 ‘슈퍼맨 타임’이라 불리는 업무집중제도도 있는데, 미리 예약하면 2시간 동안 전화나 미팅을 완전 차단하고 자신만의 ‘초집중’ 시간을 갖게 된다고. 사내에서는 대표나 팀장 같은 직함 없이 모두 평등하게 서로 이름을 부른다. 억지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규칙을 정하기보단 실제로 해보고 나서 필요한 제도를 하나하나 갖춰가는 중이라, 복리후생이란 말보단 ‘좋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여긴다는 설명이다.  최근 직원 사이에서는 사무실과 연결되는 카페 오픈이 큰 이슈다. 카페 ‘Glow’ 역시 애초에는 공장이었다가 최근까지 작은 구두 공방, 우유보급소 등으로 쓰였던 곳을 개조했다. 가운데 주차장을 두고 사무동과 ‘ㄷ’ 자로 연결된 구조라 직원들은 작은 후문으로 가까이 드나들고, 전면에서 보면 커다란 통창으로 뻥 뚫려 있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카페 공간 역시 에이치 빔 구조물을 그대로 노출했고, 리사이클링을 모토로 한 조명이나 커피 자루 소재 느낌의 소파 등을 놓았다. 미팅이나 휴식, 업무가 모두 가능해서 직원 모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중이다. 더 따듯해지면 정비해서 개방할 예정인 루프 톱은 서울에 이런 곳이 남아 있나 싶을 정도로 숨통이 트이는 곳. 주위에 건물이 있긴 해도 고층 빌딩 숲 수준은 아니고, 별다른 시설물 없이 실내와 동일한 면적의 옥상이라 탁 트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취재를 나간 날은 아주 맑은 날도 아니었는데 루프 톱에 올라가니 햇볕이 쏟아졌다. 계단 반 층 오르는 것만으로 실외의 탁 트인 공간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비싼 임대료를 내는 컴플렉스 빌딩에서는 절대로 누릴 수 없는 호사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파티를 해도 부족할 게 없는 사무실이 젊음을 다만 미숙한 것으로 생각해 온 모든 편견에 대한 미팩토리의 대답인 듯하다.